서른이 넘도록 운전을 해본 적이 없다. 차도 없고 면허도 없다.
가끔 친구와 여행을 갈때면 나는 조수석에 앉아서 노래를 골랐다.
운전하는 친구의 옆모습은 내가 사랑하는 모습이기도 했으니.
어른들의 강권으로 같은 사람과 만나야 했고 한 번 파혼했었다.
좋아했던 사람에게 진심을 말하지도 못하고 비겁하게 굴었다.
3년 넘게 만났던 남자에게 새벽 2시에 차였다.
오래전 일로 불도 못 끄고 잔다. 문도 다 못 닫는다. 위가 잘 안 움직인다.
어마어마한 짝눈이다. 스킨십을 좀 무서워한다.
나를 포장할 줄 모른다. 쓰면서 보니 진짜 아비규환이 따로 없다.
그마저도 다 못 썼다는 게 서글프다.
나빠지는 눈은 낮에도 빛번짐을 갖다준다.
예민하고 까칠하다. 부유함을 싫어한다. 하필 외강내유다.
백수가 된 김에 운전면허에 도전해보려고 한다.
과연 몇 번만에 따게 될까? 우중충한 오늘, 면허학원에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