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부터 서점 베스트 셀러에 올라 그 자리를 줄곧 지키고 있는 책.
처음 제목을 보고 무례한 사람에게 웃어줘야 한다니
아이고 생각만 해도 피곤하다,는 이유로 몇 번을 그냥 지나쳤다.
왜냐하면 나는 무례한 사람을 마주하기 싫어서 가던 길도 돌아가고,
굳이 마주쳐야 한다면 최대한 시선을 맞추지 않고 때로는 못 본 척 지나가 버리는 부류의 사람이다.
회피가 최대의 방어라고 생각하는 그런 사람.
그때마다 ‘똥이 무서워서 피하나, 더러워서 피하지?’라고 생각하며 자기 변명을 했는데,
실은 무례한 사람을 마주치면 어떻게 대처를 해야할 지 몰라서 그랬던 것 같다. 그래서 궁금했다.
무례한 사람을 웃으며 대처하는 그 우아한 방법이.
책장을 넘길 수록 통쾌한 마음보다는 부끄러움이 더 컸다.
나에게 무례를 범한 사람들을 떠올리며 이 책을 집었는데,
사실 나는 피해자인 동시에 가해자이기 때문이다. 나에게 무례했던 이들,
그리고 그들만큼이나 무례했던 나의 행동과 말이 밀린 고지서처럼 여기저기서 툭툭 튀어나왔다.
반면 그때는 나보다 상대의 기분을 먼저 살피느라 겸연쩍게 웃으며 넘겼던,
그래서 난 상처를 이제서야 들춰보게 됐다.
나열하자면 끝이 없을 일들 중에서도 가장 선명한 기억,
무례하기 짝이 없던 선배 때문에 일주일동안 점심으로 김치 볶음밥을 먹었고
매일 변기통을 끌어 안고 토했던 날들도 떠올랐다.
글을 읽으면서 오래 머무르게 했던 문장도 있었고,
사이다 한 잔 마신 것처럼 속 시원한 문장도,
어깨를 들썩이며 웃게 한 문장도 있었다.
마지막 작가의 말까지 꼼꼼히 다 읽고 나서는 그동안 이 책을 외면했던 내가 무례하게 느껴졌다.
고개를 조아려 사과하고 싶을만큼 책을 읽는 시간 내내 좋았다.
그렇다고 앞으로 무례하게 구는 것들은 모두 능지처참하겠어, 라는 마음은 아니다.
그럴 깜냥도 못 되는 사람이기도 하고. 폭력을 해결하는 방법이 폭력이 아니듯이,
무례한 사람에 대항하는 방식 역시 무례함은 아닐 터다.
단, 무례한 사람에게 나는 그런 이야기에 흔들릴 사람이 아니지만
그렇다고 나에게 그런 이야기를 해서는 안 된다고,
그것은 굉장히 무례한 일이라고 씩씩하게 말하고 싶다.
그리고 내가 무례를 원치 않듯이
누군가에게 무례하지 않도록 말과 행동에 긴장을 늦추지 않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