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에 읽을 수 없었으나,
그래서 다행이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던 책.
카프카와 밀레나의 서신을 읽으며
그들의 관계를 정의하려고만 했던 편협함이 부끄러웠다.
각기 배우자가 있는 이들의,
요즘 기준으로 본다면 다소 애매할 수 있는 감정이 오갔던 서신이었으나
그들은 그들만의 선(과 사회에서 정해놓은 규범)을 넘지 않았다.
카프카가 밀레나를 훨씬 더 많이, 염려하고 걱정하긴 했지만.
요즘 같으면 이런 이야기를 어떤 수단으로 했을까,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카톡? 비트윈? 인스타 디엠? 블로그 댓글? 이메일? 통화?
뭐였던들 활자 틈에 이모티콘이 끼어들 것 같지는 않다.
영상통화는 더더욱 아닐 것 같고.
활자에 어떻게든 마음을 다 담아보려고 애썼을 테고,
오해를 줄이려 노력했을지 모른다.
이런 이야기는 삶을 흔들 수 있는 힘이 있기에.
두번이고 읽을 수 있었던 책
카프카의 편지.
오늘의 밑줄
내가 때때로 내 '불안'에 매수된 변호인인 것처럼 보인다 할지라도, 깊은 내면에서는 나 자신도 불안의 정당성을 인정하고 있기 때문이지요. 그래요, 난 사실 불안으로 이루어져 있으며그 불안이 나의 최선일 겁니다. 그리고 불안이 내 최선의 것이기 때문에, 그것만이 그대가 사랑하는 유일한 것일지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