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겟 아웃'은 인종차별이라는 다소 무거운 주제를 공포 영화라는 장르에 훌륭하게 녹여낸다. 이 영화의 공포는 영화 속의 공포가 현실 속의 공포와 교차하는 지점에서 완성된다. 훌륭한 장르영화 감독들이 그렇듯, 조던 필레 역시 영화를 통해 사람들이 평소 잘 느끼지 못했던 내재된 공포를 증폭시키고 이렇게 증폭된 공포는 또 다른 공포를 떠올리게 만든다.
일반적으로 이 장르는 백인 중산층의 무의식을 그려 보수적으로 평가 받아왔지만, 겟 아웃은 '인종적 화합'이라는 미국적 이상을 내적 긴장감의 소재로 끌어와 좋은 평가를 받았다. 이야기가 전개될수록 관객은 이상하리만치 누가 흑인이고 누가 백인인가에 신경이 쓰인다. 이는 어울림 속에서 정치적 함의를 질문하게 만드는 대목이기도 하다. 결국 최면으로 시작한 하나의 사건은 점차적으로 공포와 폭력의 수위를 높여가며 흥미롭게 전개된다. 특히 엔딩을 장식하는 쿠엔틴 타란티노 식의 가차없는 폭력은, 뭔가 결이 다른 '쾌감'을 선사함과 동시에 묘한 '연민'을 자아내기도 한다.
겟 아웃을 엄청난 수작이라고 말할 순 없지만 상당히 잘 만들어낸 신선한 작품이라 말하고 싶다. 특히 이 영화에는 공포, 스릴러, 고어, 미스터리 그리고 코미디까지, 한 단어로 표현할 수 없는 멀티 장르가 들어있어 더욱 새로웠다. 연출이나 음악도 한몫했지만, 결말을 알고 다시 봤을 때 전혀 다르게 해석되는 그들의 대화나 행동은 이 영화의 최고 묘미다.
뚜렷한 주제의식과, 특유의 비주류 감성, 툭툭 터지는 유머감각도 상당했지만, 개인적으로는 인종문제를 정면으로 다루는 그 패기가 가장 좋았다.
원래 진짜 고수는 정공법을 쓰지 않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