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니네 굿즈가 탐나지만 배송상태가 점점 엉망이 되어가니 주문하기가 망설여진다. 파본은 아닌데 백퍼 깔끔한 새책도 아닌, 거슬리는 상태로 오는 일이 많아지고 있기에.(지지난번에는 모서리가 다 찍혔고, 지난번에는 책표지에 묶음끈이 정말이지 선명하게 눌려 있었다.)
그래서 오랜만에 광화문 교보에서 책을 골랐다. 마음에 드는 상태의 책 세 권을 곱게 가방에 넣고 돌아오는 기분은 꽤 괜찮았다. 점점 성격이 모호해지지만 그럼에도 아직까지 대형서점에 가는 사람이 많은 건 이런 이유도 있을 것이다.
물론 작고 예쁘며 성격 또렷한 서점도 많다. 그런 곳에서 원하는 책을 들이면 훨씬 더 좋겠지. 하지만 그런 곳들은 '생각나면 가기 어렵다'. 그 이유 또한 여러가지가 있을 것이다. 우선은, 접근성이 대체로 좋지 않은 것. 퇴근길에 잠깐 들르거나 다른데 가다가 문득 들르긴 어려운 경우가 많다는 의미에서 그렇고, 길눈이 밝지 않은 사람들에게 한없이 불친절한, 그러니까 그 주변을 자주 가는 이들이나 한번에 알아볼법한 안내는 도움이 전혀 되지 않는다는 의미에서도 그렇다.
그리고 작은 서점에 혼자 책을 고르는 일이 편치 않은 사람들도 있다. 서점 주인이 그 사람만 쳐다본다거나 하는 건, 서점 주인은 즐거울지 몰라도 책 고르는 사람은 적잖이 부담스럽기도 하니까. 편하게 꺼내보고 궁금해하고 그러기에 작은 공간이 마냥 정겹고 편하지만은 않을 때도 있고.
얼마 전, 대형서점 짜증난다는 피드를 보고 좀 그랬다. 그렇게 짜증나고 싫으면 대형서점에 그가 발행한 책을 입고하지 않으면 될 거 아니냐, 같은 생각마저 잠깐이나마 들었으니까. 물론 책 관련해서 짜증나고 싫고 껄끄럽고 불합리한 일이 많겠지. 그러나 작은 서점들에만 입고하면 판매부수에 확연한 차이가 날 것이고, 그러면 다음 책을 기획하는데 어려움이 생기지 않을까. 싫든좋든 대형서점 최다판매 같은 타이틀 같은 건 이목을 끌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한데. 그런 현실을 외면할 수 있을까. 어쨌든 훌륭하고 좋은 글을 세상에 내는 역할이 기획자고 출판사일텐데, 수익을 생각하지 않을 수 있을지.
작은 서점이 많아지는 건 분명 좋은 일이다. 더 많아졌음 좋겠다. 하지만 대형서점도 그만의 장점이 있다는 걸 간과할 수는 없을 것이다. 지하철 역이나 멀티플렉스 안에 있으니 오다가다 들를 수 있고, 상태 좋은 책을 골라서 들일 수도 있다. (좋아하지는 않지만) 베스트셀러 같은 책도 손쉽게 접할 수 있다. 책 이외의 것들도 필요한 게 있다면 (싸지는 않더라도) 해결할 수 있다.
대형서점을 옹호하는 게 아니라, 서점 각자의 성격을 가지고 공존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이런저런 것들을 쓰게 됐다. 각자의 장점이 또렷하니까 그걸 잘 살리는 방향으로 변화했으면 좋겠다, 다양하면서도 특색 있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