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늦게 윤식당을 몰아서 보고 있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주말이 오랜만이기도 하고.
윤식당을 보다보니 나의 스페인 여행이 생각났다.
가장 많은 도시를, 가장 오래 머무르며, 가장 여유롭게 여행했던 나라.
골목 구석구석의 따스한 느낌과 어딜가나 환하게 웃어줬던 사람들의 표정과
유난히 내 입맛에 맞았던 다양한 음식들이 모두 생각난다.
사소한 것들마저 이토록 생생하게 떠오르는걸 보니
여행의 기억이란게 정말 큰 힘을 지니고 있다는 걸 다시금 느낀다.
그리고 절대로 잊을 수 없던 기억 중에 하나,
바르셀로나의 한 작은 극장에서 감상했던 영화'다른나라에서'
나와 다른 생김새와 다른 언어를 쓰는 사람들이
나와 같은 부분에서 웃고 운다는 사실이
몹시 신기하면서도 감동적으로 다가왔다.
왜 우리만의 농담과 우리만의 찌질함까지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건지
다시한번 ‘영화’의 힘을 느끼기도 했었다.
홍상수 감독 작품을 보고 나왔는데 박찬욱 감독의 ‘스토커’의 광고가
바르셀로나 곳곳에 보여서 괜시리 뿌듯하고 벅차올랐지.
그때의 나는 언젠가 이 순간을 추억하며 웃음짓길 바랬고,
지금의 나는 그 언젠가가 되어 그 순간을 그리워한다.
더불어 다가올 미래에 이와 같은 추억이 또 쌓이길 기대하며.
또 설렌다.
내 인생은 맨날맨날 설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