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한국 투기 종목의 전설적인 선수였다. 그가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뒤로 한국은 그 종목에서 다시는 올림픽 금메달을 못 땄다. 그는 은퇴하고 그 종목의 국가대표팀 감독이 됐다.
나는 그와 그의 애제자 △△△과 중국집에 갔다. 우리는 짬뽕과 탕수육을 먹었다.
내가 물었다.
“감독님, 재능이 중요합니까, 노력이 중요합니까. 예체능에서는 재능이 없으면 최고가 될 수 없다고 들었습니다.”
그는 곧바로 대답하지 않고, 이렇게 말했다.
“OOO 알죠? 걔 어릴 때부터 대단했어. 다들 천재라고 그랬죠. 진짜 잘했어. 근데 걔 지금 어때요. 재능 믿고 훈련 안 하고. 술 먹고 사고나 치고. 이제 끝났다고 봐야죠.”
내가 말했다.
“아 그럼 노력이 중요하군요.”
그가 대답했다.
“근데 또 노력만 갖고 금메달은 못 따요. 특히 투기는 더 그렇지. 타고난 거 무시 못 해요.”
나는 웃으면서 말했다.
“그럼 감독님은 노력한 천재네요?”
그는 대답하는 대신 나와 술잔을 마주쳤다.
짬뽕 국물을 마시다가 그는 “△△△이 이번에 금메달 딸 거예요. 대단해. 타고난 데다 엄청 성실하거든”이라고 말했다.
△△△은 조용히 짬뽕만 먹었다. 우리 얘기를 듣다가 가끔 웃었다. 얼굴에 솜털이 보송보송했다. △△△은 낮은 체급에 어린 선수였다.
점심을 먹으러 오기 전 나는 태릉선수촌에서 △△△이 훈련하는 모습을 봤다. 웃통을 벗은 △△△은 천장에서 바닥까지 수직으로 달린 밧줄을 양손으로 타고 오르락내리락했다. 거대한 등판이 땀으로 번질거렸다. 팔뚝과 어깨가 터질 것처럼 팽창했다. 대리석을 깎아놓은 것 같은 육체였다.
감독이 자리를 비웠을 때 △△△과 몇 마디 했다. △△△은 금메달을 딸 자신이 있다고 했다. 만나는 여자친구가 있다고도 했다. 여자친구 얘기는 쓰지 말아 달라고 했다. 나는 △△△의 여자친구 얘기를 쓰지 않았다.
△△△은 금메달을 따지 못했다.
[차못쓴]은 차마 신문에 쓰지 못한 이야기, 기사화하지 못한 이야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