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덥죠. 저는 여름의 한가운데에서 감기를 얻어 콜록대고 있어요. 예. 냉방병에 걸렸습니다. 처음 걸려봤어요. 난감한 병입니다. 기침이 나오는데 날이 더우니까 몸은 또 덥고. 하. 이러지도 못 하고 저러지도 못 하는 상황입니다.
어젯밤에는 유니클로 에어리즘 드로즈와 크루넥을 입곤 목에 수건을 감고 잤어요. 에어컨도 틀었고요. 거울을 보니까 변태 같더라고요. 그래도 상의를 입어서 아주 변태 같지는 않았어요. 약간만 변태 같았어요.
이런 날 무슨 음악을 들으면 좋을까요. 원래는 클래식을 소개해 드리려고 했어요. 지난주 내내 그 곡만 들었는데 휴우. 이 날씨엔 클래식이고 나발이고. 안 되겠어요. 우리, 귀라도 좀 시원하게 해주기로 해요.
여름에 무슨 음악 들으세요? 여름 하면 보사노바 떠오르지 않나요. 청량하고 리드미컬한 보사노바, 코로나 맥주같은 보사노바 말예요. 보사노바가 뭐냐면, 1950년대에 태동한 브라질 음악인데요. 뭐랄까. 음. 그냥 들어보죠.
보사노바 하면 생각나는 그 노래 ‘The Girl from Ipanema’입니다. 안토니오 까롤로스 조빔, 스탄 게츠, 주앙 지르베르투 그리고 아스트루드 지우베르투가 노래하고 연주하고 만든 노래입니다.
보사노바라고 다 이렇게 나긋나긋 노곤한 건 아녜요. 브라질에서 태어난 보사노바는 미국으로 넘어와서 재즈 뮤지션들에게 영향을 미쳤습니다. 뭐든 바꾸고 꼬기 좋아하는 재즈 뮤지션들은 보사노바 마저 변주해냈어요.
이번에 소개해 드릴 곳은 원형의 보사보바보다 좀 더 서늘한, 그리고 제가 무척 아끼는 곡이에요. 테너 섹소포니스트 행크 모블리의 대표곡이라 할 만한 곡, ‘Recado Bossa Nova’ 입니다.
여름은 너무 뜨거우니까, 아예 가을 갬성의 노래를 들어보면 어때요? 현실도피 대놓고 가을 갬성인 ‘고엽’(Autumn Leaves)이 있지만, 이 곡은 조금 아껴두겠습니다. 할 말이 많은 곡이니까. 올 가을 즈음 포스팅할게요.
조금 덜 알려진, 제가 아끼는 가을 갬성의 곡입니다. 제목부터 ‘너의 미소 속에 비친 그늘’ 이에요. 신승훈인줄. ‘The Shadow on Your Face’입니다. 여러 아티스트가 녹음을 남겼어요. 저는 기타리스트 얼 클루의 것을 좋아합니다.
그냥 그 존재 자체로 가을이자, 크리스마스인 보컬리스트 냇 킹 콜은 어때요? 고색창연한 목소리로 부르는 ‘Unforgettable’입니다. 냇 킹 콜 사후에 그의 딸 나탈리 콜이 디지털 듀엣을 발표했어요. 이 곡입니다.
우리 이 여세를 몰아 가을로 더 깊이 빠져들어 보죠. ‘I Love You for Sentimental Reason’도 가을에 생각나는 노래입니다. 개인적으로 그리 좋아하는 가수는 아닌데, 유독 이 곡은 로라 피지의 것이 좋더라고요.
저는 아니지만, 이열치열하는 분들도 계시니까. 작정하고 여름인, 뜨거운 곡들도 소개해 드릴게요. 리 모건의 트럼펫이 끈적 거리고, 열나고 텁텁한 ‘Sidewinder’입니다. 재즈사에 손꼽히는 명곡이랍니다.
듣기만 해도 덥네요. 이열치열 한 곡만 더 듣고 끝내죠. 색소폰을 든 구도자 존 콜트레인옹의 ‘My Favorite Things’예요. 휴. 음표에 빈틈이 없네요. 대체 숨은 언제 쉬시는지. 역시 손꼽히는 명곡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