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후 8개월 된 둘째가 어제 입원했습니다. 처음에는 단순한 요로감염이겠거니 했었습니다. 그런데 주치의 입에서 “백혈구”라는 소리가 나왔습니다. 심장이 바닥으로 떨어지는 것 같았습니다. 무슨 수치가 낮다고 했는데 정신이 없어서 제대로 못 들었습니다.
지금 백혈병 말씀하시는 거냐고, 제가 물었습니다. 의사는 당장 그런 것은 아니며 좀 더 지켜봐야 하는데 수치가 올라오지 않으면 더 많은 검사를 해야 하며 기저질환까지 의심해 볼 수 있다는 얘기를 했던 것 같습니다. 당장은 면역력이 너무 떨어졌으니 조심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애초 입원한 병실보다 좀 더 안전한 병실로 이동했습니다.
둘째는 선천적으로 폐가 안 좋습니다. 낭종이 있어서 언젠가 반드시 수술을 해 제거해야만 합니다. 둘째의 상태가 특별히 나빠지지 않으면 몸이 수술을 견딜 수 있는 나이, 최소 만 3세 이후에 할 예정입니다.
그래서 둘째가 더 신경이 쓰입니다. 눈에 넣어도 안 아픈 자식입니다. 경험이 없어서 그랬는지 첫째는 이렇게 예쁜지 모르고 정신 없이 키웠어요. 대견하게도 첫째는 아직 큰 병치레 안 하고 자랐습니다. 앞으로도 그러하기를 바랍니다.
그 와중에 환자복을 입혀놓은 둘째 놈은 또 어찌나 그렇게 귀여운지. 동자승 같기도 하고. 정육면체 모양에 누르면 소리가 나는 장난감을 갖다 주니까 손으로 탁탁 치면서 까르르 웃는 거예요. 남의 속은 타들어 가는데.
오늘 오전에 추가 검사한 결과가 나왔습니다. 정상이었습니다. 일단 최악의 시나리오는 피해서 겨우 이 글을 씁니다. 내일은 초음파 사진을 찍기로 했습니다. 신장 등 장기 감염 여부를 확인할 모양이에요. 이것만 괜찮으면 큰 문제는 없을 것 같습니다. 돌이 되지 않은 아이들에게 단순 오로감염은 꽤 흔한 증상이라고 해요.
저는 모태신앙이지만, 이제는 신앙을 거의 잃어버렸습니다. 그래도 어제와 오늘은 몇 번 기도했어요. 신이 있기를 바라면서. 주여 제 아들을 불쌍히 여기시고 아프지 않게 하옵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