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일이다. 금요일 밤과 토요일 밤에 마실 술을 사야 할 목요일이다.
술은 목구멍을 타고 흐르면서 불이 된다. 조옥화 안동소주는 술이 아니라, 불덩어리다. 여기저기서 안동소주가 쏟아져 나온다. 하지만 공인된 명인이 빚은 안동소주는 조옥화 명인(무형문화재 12호·전통식품명인 20호)과 박재서 명인(전통식품명인 6호)의 안동소주뿐이다.
술을 따른 잔에서 누룩 향이 난다. 술을 머금으면 그 향이 입안에 퍼진다. 바디감이 묵직하다. 누룩의 쿰쿰하고 구수한 맛이, 오래 씹은 밥에서 날 법한 달달한 맛과 뒤섞인다. 도수에 비해 부드럽다고 생각할 즈음 혀가 달아오르기 시작한다. 참을 수 없어 삼켜버리면, 식도가 타는 듯 짜릿하다.
술이 위장에 닿으면 술기운이 역류한다. 분명 독주인데 역류하는 기운이 거세거나 거칠지 않다. 맑고 시원한 기운이 저 깊은 곳에서 올라와 콧구멍으로 부드럽게 빠져나간다. 그 와중에 뱃속은 또 뜨끈하다. 청량함과 구수함, 달큰함이 오래 남는다.
요즘 인기 좋은 고급 증류 소주 화요41(알코올 도수 41도)과는 썩 다르다. 화요41은 깔끔하게 똑 떨어진다. 미끈하게 잘 빠졌달까. 역시 맛있다. 조옥화 안동소주는 끈적대고 질척거린다. 그런데 그 맛이, 멋이 끝내준다. 피니쉬, 아 그 피니쉬는 정말 한 번 마셔봐야만 알 수 있다. 화요가 나쁘다는 얘기는 아니다. 나는 두 술을 다 사서 곁에 오래 두고 그날의 기분에 따라 마실 생각이다.
술맛이 강하므로 담박한 음식보다는 기름진 음식과의 궁합이 좋다. 매운 음식과는 먹지 말기를 바란다. 가뜩이나 매운데 불같은 소주까지 삼키면 미각이 마비된다. 개인적으로 조옥화 안동소주 최고의 안주는 냉수라고 생각한다. 보통 고급 위스키를 마실 때 중간중간 찬물을 마셔 미각을 깨운다. 조옥화 안동소주도 마찬가지다. 냉수가 조옥화 안동소주의 청량함을 극대화된다. 두어 잔 냉수랑 마시고, 보쌈을 안주삼아 또 마지면 천국이 따로 없다.
어지간한 위스키보다 낫다. 다시 사서 마실 의향이 있다. 공식 홈페이지에서 400㎖ 한 병에 2만2000원이다. 600㎖, 800㎖짜리도 있다. 박 명인이 만든 안동소주는 아직 맛보지 못했다. 박 명인의 것이 조 명인의 것보다 좀 더 부드럽다고 한다. 조만간 마시고 쓰겠다.
노파심에서 쓴다. 술 좀 마신다고 18도짜리 희석식 소주 마시듯 조옥화 안동소주를 털어 넣었다가는 그냥 단숨에 훅 가는 거다. 좋은 술맛을 제대로 음미 못 하는 것은 말할 것도 없다. 위스키 먹듯 조금씩 홀짝이도록 하자. 꼭 단숨에 술잔을 비워야 직성이 풀린다면, 고량주잔처럼 작은 소주잔을 쓰는 것도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