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작은놈이 콧물을 줄줄 흘리고 기침을 했다. 나는 집에서 작은놈을 보았다. 아내는 큰놈을 데리고 지역에서 하는 무슨 체험행사인가에 갔다.
작은놈은 이제 돌을 조금 넘었다. 뽀로로를 틀어도 보지 않는다. 몸으로 놀아주는 것 외에는 방도가 없다. 우는 놈을 안고 어르고 달래 겨우 재웠다.
평화는 오래 가지 않았다. 놈이 잠들고 10여분쯤 지났을까. 아내와 큰놈이 들어왔다. 웅성대는 소리에 작은놈이 울며 깼다. 놈을 안았다. 말캉말캉하고 보드라운 볼따구에 내 볼을 부볐다.
어찌어찌 두 놈을 다 재웠다. 오후 7시 30분이었다. 우리 부부는 육아 조기 퇴근했다며 기뻐했다. B급 코미디 영화를 보면서 낄낄댔다. 영화가 끝났다. 오후 10시쯤 작은놈이 또 울었다.
안방이 똥냄새로 자욱했다. 작은놈이 자다가 똥을 쌌다. 자다 말고 배변이라니. 놈은 눈을 감은 채 울었다. 나는 놈의 바지와 기저귀를 벗기고 씻겼다.
놈은 이성의 끈을 놓고 계속 울었다. 온몸을 뒤틀면서 울었다. 작은놈의 울음소리에 큰놈이 울며 깼다. 놈들은 돌림노래 하듯 울었다. 한 놈을 재우면 다른 놈이 울었다.
두 놈 다 이튿날 오전 5시에 완전히 깼다. 우리 부부는 놈들을 재우겠다는 헛된 희망을 끝내 버리고 말았다. 녀석들의 아침을 준비했다.
아내 지인의 결혼식에 가려고 오전 10시쯤 집에서 나왔다. 나보다 컨디션이 좋은 아내가 운전대를 잡았다. 놈들은 카시트에서 잠들었다. 작은놈이 코를 골았다. 그릉그릉. 나도 졸았다. 여보 미안.
무려 국회에서 결혼식이 거행됐다. 놈들은 비교적 협조적이었다. 식이 끝나고 아내가 사진을 다 찍도록 크게 울지 않았다.
식사는 뷔페였다. 다행이었다. 이것저것 먹일 수 있어 뷔페가 좀 수월하다. 큰놈과 작은놈에게 나주곰탕을 먹였다. 다 먹이고 과자를 쥐여 주었다. 평화, 평화로다. 밥상 위에서 내려오네.
식이 끝나고 국회 잔디밭에서 놀았다. 큰놈은 “헬로 카봇”을 외치면서 뛰어다녔다. 작은놈은 잔디가 어색한지 몇 걸음 떼다가 주저앉아 울었다. 그게 예뻐서 우리 부부는 사진을 연방 찍었다.
작은놈은 꽃과 나비를 보고는 울다가 웃었다. 놈이 중심을 잃고 꽃나무밭으로 고꾸라졌다. 놈은 또 눈을 감고 울었다. 아내에게 “XX씨가 우리 가족에게 뜻밖의 선물을 주었구나”라고 나는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