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젯밤 아내와 크게 다퉜다. 아내는 오늘 아침 큰놈만 데리고 어디론가 나갔다. 덕분에 나는 둘째와 종일 내밀한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고마워, 여보.
아이는 빨리 큰다. 그러므로 아이의 어떤 표정과 몸짓은, 그 시기가 지나면 다시는 볼 수 없다. 나는 이 사실을 큰놈을 키우면서 알았다.
돌 무렵 큰놈은 자동차 열쇠를 귀에 가져다 대고 “따뚜?”라고 했었다. 차 열쇠가 녀석의 휴대폰이고 따뚜는 ‘여보세요’ 였다.
녀석은 얼룩말을 “옹루마”, 고구마를 “ 뿌뽀뽀”라고 했었다. 걸음마를 떼고는 내가 “아빠한테 와봐” 하면 양팔을 벌리고 넘어질 듯 와서 와락 안겼다.
나를 환희에 차게 했던 그 모든 순간들은 너무 순식간에 지나가 버렸다. 네살이 된 큰놈은 이제 망아지처럼 뛰어다니고 아비의 품에 안기지 않는다.
생후 10개월 둘째는 요즘 제 손을 발견한 것 같다. 쉬지 않고 짝짜꿍, 죔죔, 곤지곤지를 한다. 얼마나 열심히 하는지 잠결에도 한다.
기분이 좋을 땐 보행기에서 벌떡 서서 찡긋 웃는다. 웃을 때 콧잔등에 주름이 생긴다. 돌아가신 어머니가 웃으실 때에도 그랬다.
며칠 전부터는 몸은 좌우로 흔들면서 기분 좋다는 표현을 한다. 또 찡끗대면서 웃는데 침을 질질 흘린다. 녀석은 아직 침을 삼킬 줄 모른다.
안아달라고 아비나 어미를 그렁그렁하게 쳐다보면서 양팔을 뻗는다. 안으면 녀석은 제 머리를 아비나 어미의 가슴에 비비며 파고든다.
그러다가 수틀리면 제 척추를 꺾고 온몸을 버둥거리며 울어 젖힌다. 우느라 얼굴이 시뻘개진다. 제 귀와 머리를 잡아 뜯는다. 그러다 피가 나기도 한다.
피부는 얼마나 보드라운지, 또 얼마나 말랑말랑한지 모른다. 나는 내 입술로 내 이를 감싼 다음 녀석의 볼따구를 물거나, 하완, 정강이를 문다.
두 놈 다 금방 자라 곧 내 품을 벗어날 것이다. 그게 언제일지는 모르지만, 나는 당장 매 순간에 충실할 생각이다. 둘째를 내 배 위에 눕혀 재우고 이 글을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