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출하기 전 마지막으로 착용한 장신구를 빼라”고 코코 샤넬이 말했다던가.
나는 세 개의 반지를 낀다. 보통의 남자들이 결혼반지, 혹은 커플링 하나를 끼든지 혹은 그마저 안 끼우는 것에 비하면 과하다.
하지만 내게 반지는 부적과도 같다. 장신구가 아니므로, 하나도 빼놓을 수가 없다.
오른손 소지에는 ‘심장에 꽂은 칼’을 새긴 은반지를 낀다. 이것은 내 좌우명을 뜻한다.
왼손 무명지에는 반지 두 개를 낀다. 먼저 결혼반지를 하고 은반지를 하나 더 한다.
결혼반지는 핑크, 옐로, 화이트 골드의 각각 세 개의 고리를 하나로 연결한 것으로 핑크는 사랑, 옐로는 충성, 화이트는 우정을 의미한다고 한다.
이 그럴듯한 의미는 제조사가 부여한 것이다. 나는 그만 거기에 홀랑 넘어가 버렸다.
이어 끼우는 은반지에는 철십자가와 단순화한 꽃을 새겼다. 철십자가는 강인함을, 꽃은 아름다움을 뜻한다고 멋대로 생각하고 있다.
결혼 전에 낀 반지는 더 컸다. 생김은 조금 달랐지만 의미는 같았다. 이걸 중지에 꼈었다.
이 큰 반지를 결혼반지와 레이어드하니 어색했다. 약지에 끼우려니 어울리지도 않았다. 그래서 바꿨다.
마치 반지들이 내가 추구하는 가치를 실현할 힘을 주기라도 하는 것처럼 나는 주위에서 뭐라고 하든 말든지 간에 악착같이 반지들을 끼고 다닌다.
좀처럼 그런 일은 드물지만, 혹시 무슨 일로 반지를 끼우지 않고 나가면 몹시 불안해한다.
시계까지 차면 양손이 꽤 화려하다. 그래서 되도록 옷은 얌전하게 입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