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난 전통주를 먹고 좋았던 적은 몇 번 없었다. 내로라하는 우리 술을 마셔봤지만, 대체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이강주는 달랐다. 냄새가 좋았고 맛도 훌륭했다.
흔히 이강주, 감홍로, 죽력고를 ‘조선 3대 명주’로 꼽는다. 육당 최남선이 자신의 저서 ‘조선상식문답’에서 이강주 등 3가지 술을 명주로 언급한 데서 유래한다.
이강주는 옅은 노란색을 띤다. 언뜻 보면 투명하다고 착각할 정도다. 향은 달착지근하다. 술을 머금자 신선한 과일 맛이 느껴졌다. 이어서 꿀맛이 났다. 물리지 않을 정도로 딱 적당할 만큼만 달다. 알코올의 존재감은 과하지 않다. 비교적 부드럽게 넘어간다. 다 마신 뒤에는 마치 이슬을 삼킨 것처럼 입안이 개운하다.
이강주는 이런 자기 병 안에 들어있다. 사진으로는 그럴 듯 해 보이는데 실물은 좀 싼 티가 난다.
이강주는 알코올 도수 25도로 약한 술은 아니다. 맛있고 잘 넘어가서 먹는 중에는 25도임을 자꾸 잊어버리게 된다. 술술 넘어간다고 막 들이켰다가는 낭패를 보기 십상이다. 주의하는 게 좋다.
이강주는 증류와 숙성의 단계를 거친다고 한다. 먼저 소주를 증류해낸다. 증류한 소주에 배, 생강, 울금, 계피를 넣어 우린다. 마지막에 꿀을 더한다.
무형문화재 조정형 명인이 만든다. 조 명인은 홈페이지에 “(이강주는) 오래 둘수록 맛이 둥글어진다. 숙취 해소에 좋은 배와 생강이 들어가 마신 후에도 머리가 아프지 않다. 전통주 중에 유일하게 울금을 사용한다. 울금은 숙취를 완화한다”고 썼다. 배와 생각 울금 등이 얼마나 들어갔는지는 알 수 없다. 어디에도 함량에 대한 설명이 없다.
전통주치고는 판매망이 넓은 편이라 구하기 쉽다. 나는 농협 하나로마트에서 샀다. 25도 이강주 700㎖짜리 한 병은 2만6000원이다. 19도로 도수를 낮춘 이강주도 있고, 38도짜리 고급 이강주도 있다. 19도는 먹어봤는데 좀 심심하다. 38도는 아직 못 마셔봤다. 25도가 정통이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