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할 때 장비를 쓰지 않는 강박 같은 게 있다. 바벨을 들 때 벨트, 손목 보호대 등을 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특별히 무릎이 아프거나, 고반복을 하는 날이 아니면 무릎 보호대도 안 한다.
악력이 강한 편이 아니어서 스트랩은 쓴다. 170㎏에서부터 악력이 조금씩 풀려 불안하다. 스트랩을 쓰기 싫으면 훅그립이라는 방법을 쓰면 된다. 엄지로 먼저 바벨을 감싼다음 나머지 손가락으로 엄지를 포함해 바벨을 감아쥐는 것이다.
훅그립으로 쥐면 되지만, 아프다. 나는 섬세한 남자이므로 훅그립을 선호하지 않는다.
신발도 안 신고, 맨발을 고집했다. 헬스장을 다니면서 맨발이 문제가 됐다. 돌아다닐 때야 당연히 운동화를 신는다. 바벨 앞에 벗어두고 운동하는 식으로 했다.
그런데 이게 신발을 신었다 벗었다 번거로웠고, 다른 회원들의 시선도 좀 신경 쓰였고, 위생적이지 않은 것 같아 꺼림직했다.
그래서 샀다. 쨘.
이것은 장갑도 아니요, 양말도 아닌 어엿한 신발이다. 브랜드명은 ‘비브람 파이브핑거스’다. 맨발의 느낌을 살리는데다, 광고에 따르면 일반적인 신발과 달리 발의 모든 기능을 단련할 수 있는 신발이다. 그러나 이 광고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져 비브람사는 천문학적 위약금을 문다. 노파심에서 말씀드리지만, 헬스장에서만 신는다. 이걸 신고 돌아다니지는 않는다.
발 단련이야 내게 중요한 게 아녔다. 중요한 것은 맨발과 같은 느낌을 주느냐였다. 오늘 처음 신고 스콰트를 했는데, 몹시 만족스러웠다. 발이 맨발처럼 자연스럽게 움직였다. 굽이 없어서 중량을 치는 데에고 불편함이 없었다. 주위에 널리 전하고 싶을 정도로 마음에 들었다.
내가 대만족하는 이 신발을 내 주변은 조롱했다. A는 “차라리 맨발이 낫겠다”고 했고 B는 “오히려 맨발이 시선을 안 끌 것”이라고 했다. C는 아무말 하지 않고 고개만 저었으며, D는 “야 이 미친놈아”라고 했다. E는 “내가 본 신발 중에 제일로 못 생겼어”라고 했다.
나는 “일단 한 번 신어봐. 운동할 거면 이거 사서 신고 해보라고. 내가 장담하는데 한 번도 안 신어본 사람은 있지만, 한 번만 신어본 사람은 없을 그런 신발이야”라고 말했다. A부터 E까지 죄다 내 말을 못 들은 척 했다. “미친놈”이라는 D의 말이 계속 맴돌았다. D의 말이 맞는 것 같다.
악명 높은 프로그램 2개를 동시에 돌리고 있다. 월수금이 이상적이지만, 가끔 점심 약속을 잡으면 불가피하게 일정을 조정한다.
‘스몰로브’ 루틴은 1주일에 4번 해야 할 것을 매주 2번씩 2주 하는 식으로 분할해 부담을 줄였다. 아직은 할만하다. 루틴이 끝나면 나는 어느 정도 수준에 올라 있을까. 기대된다.
아래는 일지. 유산소 및 보조 운동은 적지 않았다.
4월 30일 월요일 스몰로브 1-4
스콰트 145㎏ 10세트 3회
5월 1일 화요일 마그누손/오트마이어 2
데드리프트 140㎏ 4세트 4회
데드리프트 160㎏ 1세트 2회
데드리프트 180㎏ 1세트 2회
데드리프트 140㎏ 1세트 10회
5월 4일 금요일 스몰로브 2-1
스콰트 133㎏ 4세트 9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