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콜로 파가니니는 악마의 바이올리니스트라고 불린 19세기 최고의 바이올린 주자입니다. 당대 내로라하는 음악가들이 그를 동경하거나, 숭배하거나, 그의 영향을 받았습니다. 또 누군가는 좌절했습니다.
저 위대한 프란츠 리스트가 바이올린을 연주하지 않은 것은 파가니니 때문이라는 설도 있습니다. “바이올린으로는 파가니니처럼 될 수 없으니, 나는 피아노의 파가니니가 되겠다”고 다짐했다던가요.
요하네스 브람스도 파가니니를 좋아한 모양입니다. 브람스는 어렵기로 유명한 파가니니의 ‘바이올린을 위한 24개의 카프리스’ 중 24번을 피아노 독주곡으로 편곡했습니다.
먼저 원곡을 들어보죠. 제가 사랑하는 야사 하이페츠가 연주합니다. 파가니니 카프리스 24번.
브람스가 편곡한 곡의 제목은 ‘파가니니 주제에 의한 변주곡’(작품번호 35)입니다. 저는 악보 까막눈에 연주할 줄도 모르지만, 이 곡 역시 상당히 난해하다고 합니다.
주제부가 꽤 유명해서, 아마 들으시면 “아, 이 곡”이라고 하실 것 같습니다. 역시 제가 즐겨 듣는 곡입니다. 격정적이면서도 로맨틱해요. 그런데 의외로 연주는 많아요. 어려워서 그런 걸까요.
총 2권(Book)으로 구성했고 각 권은 총 14곡으로 만들었어요. 총 28곡이 되는 셈입니다. 연주자에 따라 1권만 녹음하기도 했어요. 1권이 더 유명하기는 합니다.
백문이 불여일청. 에브게니 키신이 연주합니다. 파가니니 주제에 의한 변주곡.
1998년에 녹음한 것이어서 음질이 좋고, 연주 또한 준수합니다. 이것이 키신을 첫 번째로 소개한 이유입니다.
어떠세요? 음악 괜찮았나요? 취향에 맞으시면 한 걸음 더 깊이 들어갑니다. 이번엔 스뱌토슬라프 리히터입니다.
80년대 실황이라 음질이 열악하지만, 리히터의 귀신 같은 연주는 거기에 가려지지 않습니다. 리히터와 자웅을 겨룰 만한 에밀 길렐스의 것도 들어봤습니다만, 제게는 리히터 쪽이 나았어요. 둘 다 비르투오소적 연주를 한다는 데에는 이견이 없습니다. 길렐스의 연주는 삼엄한 구석이 있습니다. 어떤 틀 안에서 밀어붙인달까요. 그런데 리흐테르는 좀 자유분방합니다. 진폭이 크고, 멋대로 연주해요. 폭력적이기까지 합니다. 거기서 오는 카타르시스가 있죠. 저는 제가 리히터를 특별히 좋아하지는 않는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음악] 포스팅에서 피아노곡을 다룰 때마다 빠뜨리지 않는 걸 보니, 리히터를 무척 좋아하는 모양입니다. 저도 몰랐네요.
이제 심화학습을 할까요. 건반 위의 구도자, 아르투로 베네데티 미켈란젤리가 연주하는 파가니니 변주곡입니다.
위의 두 연주와는 상당히 다르지요? 크게 보면 키신의 연주는 미켈란젤리보다 리히터 쪽에 가까울 테니까요. 또 미켈란젤리 같은 연주자가 없기도 하고요. 강약과 완급의 대비가 극적이에요. 여린음에서 건반을 매만질 때에는 탄식이 나옵니다.
어떠셨는지 모르겠어요. 그런데 그거 아세요. 파가니니 카프리스 24번을 갖고 리스트와 라흐마니노프도 작품을 내놨어요. 그 곡은 바로.
다음 이 시간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