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가톨릭 사제 100명 중 6명이 어린이, 초급 사제, 신도 등을 성적으로 학대했어요. 강간, 성추행 등을 했다는 얘깁니다. 이것은 미국 가톨릭주교회의(USCCB) 통계입니다. 가해 사제는 6721명, 피해자는 1만 8565명입니다. 남자 어린이 수가 가장 많아요. 미국 내 전체 피해자가 10만명쯤 될 것이라고 보는 사람들도 있어요.
사제들의 성학대가 미국에서만 일어난 일은, 당연히 아닙니다. 그들은 오랜 시간에 걸쳐 세계 각지에서 몹쓸 짓을 했습니다. 호주의 ‘왕립 조사위원회’에 따르면, 호주 사제 중 7%가 성학대를 한 적이 있다고 해요. 미국은 6%, 호주는 7%라니 공교롭지요.
아일랜드, 독일, 칠레, 캐나다, 필리핀, 벨기에, 프랑스, 오스트리아, 뉴질랜드, 아르헨티나, 영국 등지에서도 사제들의 성학대 사실이 밝혀졌어요. 아시아는 상대적으로 조용한 편인데. 잘 모르겠습니다. “아직 안 터진 것이다. 터질 것이다”는 외신을 읽은 적이 있어요.
이정도 규모라면 일부 사제의 일탈로 볼 수는 없는 것이지요. 설상가상으로, 바티칸 교황청이 이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으며, 조직적으로 은폐하려 했다는 의혹이 나옵니다. 앞서 포스팅했지만, 그 의혹의 끝에는 현 교황, 프란치스코가 있어요.
지난달 카를로 마리아 비가노 대주교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2013년부터 시어도어 매캐릭 전 미국 추기경의 성범죄를 알고도 모른척했따고 폭로했어요. 프란치스코 교황의 최측근인 조지 펠 추기경은 현재 강간 등 혐의로 고향 호주에서 재판받고 있습니다.
최근 미국 펜실베이니아주에서 60년간 사제 235명이 1000명 이상의 어린이를 성학대해 전세계가 발칵 뒤집혔었죠. 당시 교회는 성학대 은폐 매뉴얼에 따라 움직였습니다. 거기에는 “성폭행 등 직접적 단어 대신 ‘부적절한 접촉’ 등의 용어를 쓸 것”, “가해 사제를 전보조치 할 때는 ‘병가’ 등의 이유로 설명할 것”, “가해 사제의 주택, 생활비를 지원할 것”, “가해 사제의 아동 성학대 사실을 모르는 지역으로 전보할 것”의 원칙이 있었습니다.
성학대는 피해자의 영혼을 죽였습니다. 여덟 살 때 사제에게 성폭행당한 짐 부치는 자라면서 약물 중독에 빠졌고, 강도질을 하다가 붙잡혀 옥살이를 했습니다. 그는 “그때는 그것이 내 잘못인 줄로만 알았다. 나는 오랫동안 하나님을 미워했다”고 털어놓았습니다.
왜 사제의 성학대와 은폐는 근절되지 않은 것일까요. 호주의 비영리 연구전문매체 ‘더 컨버세이션’에 따르면 교회는 일선 사제의 비행에 대한 책임이 교구, 가톨릭 전반으로 확대되는 것을 두려워합니다. 그러니까, 시끄러워지는 게 싫은 거죠. 그래서 숨깁니다.
평신도·사제·고위 성직자로 엄격하게 구분되는 계층 구조에도 문제가 있습니다. 상위 계층이 하위 계층을 성학대하면서 ‘순종’이라는 무기를 들이댄다는 것입니다. 교회는 또 성학대 사제가 ‘악마의 유혹’에 넘어간 것이라며 책임을 회피합니다. 사제의 처벌을 막으려고 입법부 등에 로비까지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추악하지요. 이 글을 쓰기도, 아마 읽기도 고통스러울 것입니다. 제3자가 이러할 것인데 당사자들은 어떠하겠어요. 감히 짐작도 할 수 없습니다. 저는 모태신앙이었다. 지금은 거의 신앙을 잃어버렸지만, 언젠가 다시 교회로 돌아갈 수 있기를 바랐습니다.
교회에 학을 뗀 적이 있어서 어쩌면 다시는 교회로 돌아갈 수 없을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어요. 저는 가톨릭에 호감이 있었습니다. 가톨릭 교회의 성스러운 분위기가 좋았어요. 약자에 편에 서는 사제들도 정의로워 보였고요. 그래서 일련의 사태에 더 충격받았습니다.
미국의 작가이자 비평가인 폴 엘리는 “반복되는 추문으로 우리 아이들에게 믿음을 전달하는 것이 어렵거나 불가능하다”고 말했습니다. 저의 심정이 그와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