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트를 입으려고 겨울이 오기만 기다렸던 시절이 있었다. 세운 깃 사이를 비집고 들어오는 찬 바람마저 반가웠다. 두툼한 코트들을 사랑했었다.
요즘은 코트 입은 사람을 발견하기 어렵다. 너무 추워서일까. 아니면 불편해서일까. 코트를 좋아했던 나도, 영하 십몇도가 이어지는 요즘 날씨에는 코트를 잘 입지 않게 된다.
남자들이 걸치는 패딩은 대개 몇 개의 틀을 벗어나지 않는다. 정장 위에 걸칠 만한 장식이 거의 없는 패딩 아니면, 보온에 초점을 맞춘 포동포동한 등산용 패딩 정도가 전부가 아닐까.
나는 조금 다른 옷을 입고 싶었다. 여기저기 기웃대면서 한 벌씩 샀다. 앞으로 1주일에 한 벌씩 총 4회에 걸쳐 내 겨울 외투를 소개해드리고자 한다.반응이 안 좋으면 조기종영
혹시 그저 그런 패딩에 질린 분들께 도움이 됐으면 한다. 연재가 끝나면 겨울도 끝나겠지.
퍼(fur) 야상은 모순적이다. 군인에게 지급되는 거친 야상 내피와 깃에 보드라운 퍼를 달았다. 양쪽 팔에는 퍼 대신 누빔을 덧댔다. 보온성은 영하 15도에도 몸통은 안 추울 정도다.
문제는 양팔이다. 누빔의 보온성이 뛰어나지 않다. 그래서 나는 유니클로 히트텍 위에 유니클로 울트라 라이트 다운을 안에 입는다. 이렇게 껴입으면 북극한파에도 든든하다.
겉면이 야상이라 관리도 편하다. 안 해봤는데, 수트 위에 걸쳐도 괜찮을 것 같다. 캐주얼한 복장에는 두루 어울린다. 여기에 화이트진을 입고 갈색 또는 낙타색 워커를 신는 걸 좋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