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특수교사다. 개뿔도 없던 내가 교사될 수 있었던 이유 중에 하나는.. 바로 칭찬이다. 고등학교 때, 성적도 낮고 아무런 존재가치도 없던... 그러니까.. 있는지도 없는지도 모를... 먼지같던.. 나에게... 칭찬을 해준 고등학교 선생님 덕분이다. 그 칭찬 한 마디가 힘이되고... 또.. 힘이되었기 때문이다.
그러고.. 몇 십년이 지나고... 나는 지금 장애학생의 취업을 담당하는 부장교사가 되었다. 어제 한 담임교사가 학부모와 상담한 내용을 들었다. 그 아이는 자폐성 장애 학생인데... 어머니께서.. 행정보조나 사무보조로.. 학교나.. 시청에 자리가 나면... 그쪽으로 알바나 취업을 시키고 싶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 담임교사는...그래.. 2학기 쯤 되어... 자리가 생기면 취업시켜보자고 상담했다고 한다.... 황당했다.. 그리고 화가 났다.
솔직히 말하면.. 개뿔도 모르면 말을 하지 말아야 한다. 그것은 희망고문이다. 현실은 모른체 그저 아무런 근거와 팩트 없이.. 헛된 꿈만 부풀려주며.. 분위기 좋게 상담을 마치면.. 그것이 정말 "좋은 선생"인가?
그럼 나는 나쁜 선생인가??
나는 수년간 학생들과 장애인식 개선 연극을 만들었다. 연극을 만든 이유는 나처럼... 많은 학생들을 칭찬해 주기 위해서다.. 그리고 성적과 등수로만 평가 받는... 일반 학교 시스템 안에서.. 보다 많은 학생들의 가능성을 찾아주기 위해서다... 공부뿐만 아니라.. 노래를 잘하는 학생... 그림.. 인성.... 그렇게..다양한 분야에 소질이 있는 학생들을 칭찬해주고 싶었다.
나는 지금 특수교육의 끝자락에 있다.. 20살이 넘은 장애학생들이 수업을 받고.. 2년 뒤면..졸업을 한다.. 그들은 어디로 가야할까? 장애인복지관... 보호작업장.. 주간보호센터.. 혹은.. 집.......
그것을 뻔히 알면서도.. 그저 부모님이 듣기 좋은 소리만 들려주는 것은.. 정답이 아니다. 그것은 그 학생과 그 부모님을 진정으로 위하는 것이 절대 아니다. 누구나 편하고 쉽고 안정적인 일을 하길 원한다. 행정직? 사무직? 장애학생들 중에 그런 일을 할 수 있는 친구들.. 면접과 경쟁을 통해 겨우 들어가는.. 그런 기간제 일자리는.. 상위 5%도 안된다. 이것이 한국의 장애 학생...취업률의 현실이다. 지체장애나 멀쩡한 청각장애 학생들도... 못들어 가는 자리가 많다... 그런데도... 발달장애나.. 지적장애 학생에게...... 그런식의... 상담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희망고문..
이 강의만 들으시면 공무원에 합격합니다. 이 책만 사시면 자기계발에 성공합니다. 이 책만 읽으시면 부동산으로 대박납니다. 저희 학원 다니던 친구들이....서울대에 들어가고....
희망을 팔지마라. 화려한 언변으로 부모님에게 점수를 따고.. 좋은 관계를 유지할 수 있을진 몰라도.. 그럼.. 그 아이가 졸업할 땐 무어라 말 할 것인가? 그저.. 운이 좋지 않아서... 애는 착한데라며.... 둘러대며 말할 것이 뻔하지 않은가... 학생과 부모님께... 두 번째 상처로.. 비수를 꽂지 말자.
희망을 주는 것과... 희망고문을 하는 것은 다르다. 그것을 구분해야 한다. 감성과 이성을 조절해야 한다. 가능성이란것도..... 자료와 데이터에 근거해서 예측해야한다.
나는 과연 근거없는 희망고문만 품고 살아가고 있는가? 솔직함과... 분석을 근거로 한... 희망을 찾아서 끊임없이 노력하고 사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