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시절 나는 아버지가 무서웠다.
아버지는 경상도 남자셨다.
아버지는 7남매의 맏이셨다.
아버지는 말이 거의 없으셨다
아버지는 담배도 많이 태우셨다.
아버지는 술도 많이 드셨다.
할비는 말을 너무 많아요
밥 많이 먹었는지 물어봐요.
자꾸 동생한테 깍깍 소리네요
자꾸 동생이름을 불러요
할비는 슬프데요.
내가 어릴 때 담배 때문에
나를 많이 못 안아봤다고...
담배 안 피고 나서는
동생 실컷 안아봐서 좋데요.
할비는 술을 안먹어요
할비는 밥도 잘 안먹어요.
할비는 죽을 많이 먹어요.
할비는 자꾸 조기를 발라줘요.
아버지는 야단을 많이 치셨다.
가만히 좀 있으라고
아버지는 칭찬이 별로 없었다.
내가 상장을 가져와도
잘했다는 말은 듣지 못했다.
아버지는 표현할줄 모르셨다.
자신이 기쁠 때에도...
자신이 슬플 때에도...
할비는 내가 제일 예쁘데요
할비는 내가 제일 잘한데요
할비는 내가 춤추면 박수쳐요
할비는 내가 하트를 만들면
머리 위로 크게 하트를 만들면서
나도 사랑해라고 말해요.
할비는 나를 볼 때마다
나를 안아줘요
자꾸자꾸만 안아줘요
아버지가 문을 열고 들어왔다.
한 손에는 새우깡이 있었다.
손녀 먹으라고 사오셨다.
첫째는 새우깡을 보더니
이거 매워 라고 말했다.
자세히 보니 매운맛이다.
첫째가 싫다고 땡깡 부리자...
아버지는 바로 슈퍼로 가서
순한 맛으로 바꿔오셨다.
어릴때 그렇게 무섭던 아버지는
이제는 이렇게 자상한 할비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