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he Shade of the Cedar Tree "
1 8 0 6 2 6 연 습 일 지
오랜만의 연습일지, 그리고 오랜만에 카피하는 재즈 스탠다드입니다. 연습일지를 꾸준히 보신 분은 카피가 뭔지 얼풋 아실 텐데요. 카피는 음악을 듣고 악보화하는 작업을 말합니다. 며칠 전 들었던 곡 중 헤드가 마음에 드는 곡이 있어 카피를 해봤습니다.
< Chrsitian McBride - The Shade of the Cedar Tree >
Personnel
Christian McBride – acoustic bass
Steve Wilson – alto, soprano saxophone
Warren Wolf, Jr. – vibes
Eric Reed – piano
Carl Allen – drums
재즈 베이시스트 Christian McBride의 리더작 Kind of Brown에 수록된 곡입니다.
해야 하는 연습이 있으면 괜스레 다른 걸 하고 싶어집니다. 시험 기간에 뉴스가 재밌어지는 것처럼, 연습하기 싫은 마음에 새로운 곡을 카피해보았어요. 두드러기로 고생하던 날, 뭐라도 해야 할 것 같아 카피를 시작했는데요. 오랜만에 하는 재즈 카피라 그런지, 컨디션이 안 좋아서 그런지 꽤 시간이 걸렸습니다.
청음은 사람이 하는 일이다 보니, 사람의 몸 상태에 큰 영향을 받습니다. 가끔 컨디션이 좋으면 안 들리던 게 들리고, 컨디션이 안 좋으면 들리던 것도 안 들리게 돼요. 이날은 거의 비몽사몽 수준이었기 때문에, 카피가 제대로 됐는지 모르겠습니다. 나중에 연습할 때도 찜찜한 마음이 들더라고요. (귀찮아서 검토는 안 해본...)
그저께 카피를 마치고 집에 있는 키보드로 연습을 하는데 레이턴시 때문에 박자가 밀리는 것 같았습니다. 재즈 스탠다드는 업라이트로 연습해야 한다는 생각에 연습실로 갔습니다. 피아노로 쳐보니 레이턴시가 아니고 제 테크닉의 허점으로 박자가 밀리는 거였어요. 간만에 테크닉 연습을 하면서 아주 많이 떨어져 버린 기량을 끌어 올리는데 중심을 두었습니다.
이 곡은 무난하게 가는 것 같으면서도 한 번씩 생각지도 못한 코드 진행이 나와 당혹스러웠습니다. 2번 괄호로 가야 할 때, 자꾸만 1번 괄호로 가게 되더라고요. 처음엔 정신을 놓고 있어서 그렇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나중에 보니 손이 본능적으로 익숙한 코드 진행으로 가려 한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사진에 나와 있는 E7sus - D7sus의 진행도 낯설었습니다. Bbm7에서 E7sus로 가는 것도 낯설게 느껴졌어요. 평소 트라이톤(증4도) 진행을 좋아하지만 m7-7sus의 진행은 처음이었던 것 같아요. 게다가 멜로디를 탑 노트(가장 높은 음)로 잡다 보니 보이싱이 특이한 형태가 되더라고요. 원곡에서 피아니스트가 어떻게 연주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제게는 이 코드와 보이싱이 무척 낯설었어요.
고작 작은 보이싱인데도, 별 것 아닌 코드 진행인데도 쉽게 받아들이지 못하는 걸 보면서 나이가 들기 전에 진짜 연습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 Chrsitian McBride - The Shade of the Cedar Tree >
Personnel
Christian McBride – bass
Roy Hargrove – trumpet, flugelhorn
Joshua Redman – tenor saxophone
Steve Turre – trombone
Cyrus Chestnut – piano
Lewis Nash – drums
Ray Brown & Milt Hinton – bass on "Splanky"
보통 재즈 카피를 할 때는 어떤 앨범에 수록돼있는지 함께 적는 경우가 많습니다. 같은 아티스트더라도 같은 곡을 앨범마다 다른 버전으로 연주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죠. 제가 위에 올린 곡은 1994년에 발매된 Christian McBride의 리더작 Gettin' to It이라는 앨범에 수록돼있는 버전입니다. 같은 연주자의 곡이지만 참 다르죠? 개인적으로는 이 앨범의 연주자들이 좀 더 친숙하긴 하네요.
재즈 스탠다드 헤드를 듣고 카피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 건 오랜만입니다. 키가 바뀌거나 다양한 투파이브가 나오는 건 새롭지 않지만, 이 곡의 코드 진행은 굉장히 낯설고 새로운 느낌이 들었어요. 오히려 투파이브가 많지 않아 더 그렇게 느껴졌던 것 같습니다. 아직까진 멀게 느껴지는 곡인데 연습을 더 많이 해보려고요.
그리고...! 이미 페이아웃도 지난 뒤늦은 스팀시티 응원가 편곡 포인트 당첨입니다. 저는 무척 쉽다고 생각했는데, 저에게만 쉬웠던 것 같아요. 역시나 대중의 시선을 전혀 읽지 못하는 저를 탓하면서! 생각했던 답은 아니지만, 곡을 만들면서 실제 염두에 뒀던 걸 맞춰 주신 분들에게 1SBD를 보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제가 생각했던 편곡 포인트는 '달나라까지'라는 가사에서 실제로 달나라 가는 느낌을 주고 싶어 일부러 조성을 벗어난 코드를 사용했던 것입니다. 제가 원했던 대답은 "정말 달나라 가는 기분이 들어요"였어요. ㅜㅜ
우선 음악적으로 분석해주신 음악 전공 분야(?) 두 분. @jazzsnobs님과
@clubsunset님입니다. 공교롭게도 두 분 다 베이스를 치시네요. 두 분 모두 C Key - Gb Key의 전조를 맞춰주셨습니다.
음악 전공 분야 발표인 만큼 조금 더 뒤에 덧붙여 보자면
스팀이 만 배 가겠네 달나라까지~
이 가사에서 Gb - Cb/Gb - F/Gb - Cb/Gb 코드 진행을 썼어요. 문제의 달나라 부분에서는 F/Gb의 하이브리드 코드를 썼다는...
그다음은 전공자는 알 수 없는 섬세한 포인트를 찾아주신 @piggypet님과
@chapchop님입니다. 피기펫님은 스티미'언'에서 둥글게 말리는 느낌을 알아주셨고, 찹촙님은 웃으면서 부르려 노력했던 걸 알아주셨습니다.
네 분께 각각 1SBD씩 보내드릴게요. 너무 늦은 발표라 송구스럽습니다!
연습도 마치고, 발표도 마치니 기분이 좋네요. 저는 오늘 바쁜 날입니다. 비가 오네요! 모두 즐겁고 힘찬 하루 되셨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