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비가 그치면 성급한 나무들은 잎을 붉게 물들이기 시작할 것이다. 단풍의 계절이 본격적으로 밀어닥치기 전 지난 봄의 절정을 잠시 추억한다.
Sakura blooming in Megurokawa, Tokyo, 2018
3월 말이었고, 도쿄였다. 나는 구글 맵이 알려주는 '벚꽃 만개'의 스케줄을 따라 메구로카와로 향했다. 좁은 수로는 꽃으로 된 안개로 뒤덮인 듯 했다. 사방에서 꽃잎은 잘 익은 팝콘처럼 터져나왔다. 귀가 밝았다면 꽃망울이 터지는 소리를, 코가 밝았다면 지금 저 수만송이의 꽃이 피워내는 향기를 감지해 낼 수도 있을 것 같았다.
그러나 나는 그렇게 예민한 감각의 소유자가 못된다. 그저, 인파에 밀리다 운좋게 자리잡은 다리 어느 한켠에서 2018년 도쿄의 봄이 가장 절정을 이른 그 현장을, 한 도시가 간직한 어느 계절의 가장 결정적인 장면을 목격하며 연신 셔터를 눌러댔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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