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cial-innovator]백구는 왜 북한산으로 갔는가? 유기견, 유기묘 문제.


나의 취미 중 하나는 주말에 오래된 다큐멘터리들을 보는 것이다. 방에 불을 끄고 이불 덮고 다큐멘터리 보는 것 만한 꿀 휴식도 없다.
이번주 컨셉은 ‘환경’ 다큐멘터리로 잡았다. 다큐멘터리 2편을 보고 우리 생활에 가장 밀접한 유기견, 유기묘 문제를 짚어보고자 한다.

1. 백구가 북한산으로 간 까닭은?

첫번째 다큐멘터리는 북한산에 있는 유기견들에 관한 다큐멘터리였다. ‘백구가 북한산으로 간 까닭’은 편에서는 북한산에서 유기견들이 자리잡기 시작하면서 생기는 다양한 문제들과 이의 원인에 대해 다루었다. 언제부터인가 우리나라에 유기견 문제가 정착하기 시작했고 사회 곳곳에서 이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다. 나도 애완견을 정말 좋아해서 여러 차례 키웠기 때문에 이러한 사실이 안타깝다.

북한산의 개들은 대부분 무리지어 다니고 있으며, 집에서 키우는 개들과 달리 경계가 심해서 사람 손에 있는 먹이는 절대 먹지 않으며, 상당히 공격적이다. 또한 산에서 번식도 하고 주로 관광객들이 먹고 버린 음식물이나 사찰음식을 주어먹으며 살고 있다. 그냥 ‘개들을 방치하면 어떤가?’ 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문제는 생각보다 심각하다.

1. 위협받는 등산객

북한산 견공들의 첫 번째 문제는 사람을 위협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자신의 딸이 산에서 개에게 물려 이에 항의하는 아주머니의 모습이 나오기도 했다. 앞서 관찰된 개들의 공격성으로 봐서는 이러한 일이 빈번하게 일어날 수 있다. 물리적인 피해뿐 아니라 등산 중에도 개들과 맞닥뜨리면 이는 상당한 위협이다.

2. 새끼의 야생동물화

열악한 환경에서 새끼들을 낳다보니 이것이 새끼들에게도 좋지 않을뿐더러 새끼의 야생동물화를 초래 할 수 있다. 낭떠러지에서 사냥을 하는 개들의 모습은 정말 아찔하다. 또한 관광객들의 상당수가 등산 후 음주를 하고 이에 따라 개들이 위협 받을 수도 있다. 취재 도중 원래는 사람들 사이로 잘 지나다니던 개가 어느 순간부터 사람을 피하기 시작했는데 개의 특성으로 미루어 보아 사람으로부터 위협을 당했고 이 기억에 의해 피한 것일 가능성이 많다.

3. 생태계 교란

생태계 교란도 충분히 가능하다. 멧돼지나 붉은귀 거북등이 생태계 파괴의 주범으로 꼽히는데 이러한 상황이 지속되면 현재 북한산에는 개들의 천적이 거의 없기 때문에 개들도 생태계에 상당한 위협이 될 수 있다. 물론 지금은 개들이 사람들이 준 먹이를 위주로 먹으며 다람쥐 같은 설치류나 새, 작은 포유류를 잡아 먹고 있지만 개체수가 늘어나서 먹이가 부족해지면 개들 특유의 사냥능력으로 생태계에 엄청난 혼란을 줄 것이다.
이 밖에도 유기견들이 계곡물을 마시고, 몸을 담그고 하는 과정에서 사람들이 마시는 약수까지 오염될 가능성도 있다.

견공들이 버려지는 이유


물론 정부도 다양한 정책을 통해 문제 해결을 노력하고 있다.
견공들이 버려지는 이유는 많지만 거시적으로 봤을 때 우리나라에 잘못 정착된 애견문화와 시민의식이다.. 예를 들어 추운 지방에 사는 허스키와 말라뮤트가 환경적으로 다른 우리나라에서 무분별하게 키워지고, 들이나 산에서 사냥을 하던 개들을 좁은 집안에서 키우다 보니 사람과의 마찰이 생기고 이로 인해 버림받는 경우들이 많다.
반려동물을 공식적으로 등록하는 동물등록제는 의무임에도 불구하고 인지도 부족, 귀찮음 등의 이유로 33%만 등록되어 있습니다. 미등록 과태료도 40만원 이하에 불과하다.
결국 개들은 인간의 필요에 의해 만들어지고 결국 다시 버림받는 것이다.
북한산의 경우는 주변지역이 재개발되면서 원래 살던 주민들이 개들을 유기하고 간 것이다. 이과정에서 개와 고양이를 70마리를 키우는 아주머니의 사연이 방송되었다. 그 아주머니야 말로 정말로 지원이 필요한 경우였다. 새끼들을 한 마리 한 마리 챙기며 개들과 진심으로 대화를 하고 있었다. 개들의 사료값을 위해 식당일도 나가고 밭일도 나가는 아주머니는 애완견을 버린 많은 이들의 잘못을 혼자 짊어지고 있는 것 같았다.

해결책은?


이들을 위한 해결 책으로 정부, 특히 지방자치 단체에서는 마지 못해 조금씩 비용은 지불하고 있다. 법을 개정해 동물 유기 시 과태료는 늘리고, 유기견을 입양하면 예방접종비의 일부를 지원해주고 있고 유기견 입양 전문 앱인 '포인핸드'도 개발되어, 사람들이 쉽게 유기견에 대해 알아볼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근본적 문제해결에는 큰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다.
당장 보이는 개들을 포획하는 것에 안주 할 것이 아니라 근본적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포획한 개들의 안락사는 윤리적 문제와도 연관이 된다. 근본적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잘못된 애견문화를 고치는 것이 급선무이다. 무분별한 애견 분양이 아닌 분양 받는 환경에 대한 확실한 검토와 함께 분양 받는이로 하여금 올바른 애견의식을 갖도록 교육을 해야한다. 근본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당장의 비용은 많이 들 수 있지만 일단 체계가 잡히고 나면 더 이상 추가적 비용이 들지 않기 때문에 더 효율적일 것이다.
이들은 자연에 방사된 야생동물이 아니라 방치된 애완동물이다. 이는 개들이 아니라 사람이 초례한 결과이다. 따라서 사람이 책임을 가지고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 이러한 상태가 지속되면 개도 산에 적응을 못하고 산도 개에 적응을 못하며 양자가 모두 피해를 보는 상황이 올 수 있다.

독일의 사례


독일의 경우, 반려동물과 인간이 공존하는 하고 있다. 개 번식 자체를 국가가 관리해 일반 펫샵은 존재하지 않으며, 전문 브리더(개를 번식 및 사육시키는 사람)만 국가 허락하에 개를 번식시킬 수 있다.
티어하임이라는 동물보호센터를 운영해, 까다로운 심사를 통해 유기견을 입양시키고, '유기'라는 개념 자체가 없이 정식으로 파양한다. 파양률은 2%밖에 되지 않으며, 파양 시 벌금을 내야 한다.
법적 제도 개선도 중요하지만 독일과 같은 성숙한 시민의식이 함께 해야 한다.
당신은 반려동물의 ‘주인’이 아니라 ‘가족’이다.

고양이에게 점령당한 거문도


두번째 다큐멘터리는 '고양이에게 점령당한 거문도' 편이다.
과거 거문도는 영국군에게 무력 점령 당했었다. 하지만 거문도는 지금 고양이들에게 점령당했다.
30년전까지 이 섬에 고양이는 1마리도 없었다. 하지만 쥐들을 잡기 위해 육지에서 들여온 고양이들의 수가 기하급수 적으로 늘면서 주민들의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주민들의 피해를 보면 고양이들이 생선이나 먹을 것을 훔치기 때문에 집집마다 국기계양대처럼 생선 게양대를 설치해놓고 있었으며 번식기가 되면 섬뜩한 고양이들 소리를 들어야 한다. 하지만 정말 큰 문제는 생태계 문제이다. 철새, 뱀은 물론 천연기념물들도 위협을 받고 있다. 꿩은 이미 멸종한 상태이다. 뱀도 고양이들의 상대가 되지 못했다.
고양이들의 수가 이렇게 많이 늘어난 이유는 고양이과 동물은 원래 사냥기술이 뛰어나고 음식쓰레기, 생선 등 먹을 것이 많고, 천적이 없는 환경에서 비정상적으로 많은 번식을 하였기 때문이다. 다큐멘터리에서 실시한 조사결과 각 고양이들의 행동반경은 넓지 않았다. 정해진 영역 내에서만 움직여도 먹을 것을 구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고양이들만의 잘못인가?


다큐멘터리의 90%는 고양이가 준 피해를 보여주고 있다. 피해자는 인간, 피의자는 고양이들인 것이다.
인간들이 고양이들을 피의자로 만들었다. 다시 말해 인간들이 고양이의 번식을 부추기고 있었다. 고양이들이 먹는 먹이들을 보면 선착장의 생선, 부엌의 먹을 것, 태우다 남은 음식물 쓰레기 등 인간들로 부터 비롯된 것들이다. 조금만 주의를 하면 예방 할 수 있음에도 당장의 머리수 줄이기에 급급한 주민들은 외부 업체에 의존하여 포획 후 안락사하는 정도의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토사구팽


'교활한 토끼가 죽으면 좋은 사냥개도 삶아먹는다'는 뜻으로, 필요할 땐 이용할 만큼 이용해먹고 난 뒤 필요가 없어지면 야박하게 버린다‘는 뜻의 ‘토사구팽’이 거문도의 현실을 가장 잘 말해주는 사자성어 같다. 이 경우에는 ‘서사묘팽’이라 할 수 있겠다. 오히려 피해자는 고양이들이다. 그들은 생존과 번식 본능에만 충실했다.먹을 것이 많으면 번식을 자주하고 없으면 안하는 것이 고양이들의 습성이고, 자연의 섭리이다. 인간의 이기에 의해 몇 년전 소중한 생명 500 마리를 안락사 했으며, 안락사가 소용이 없다는 것은 현실이 증명하고 있음에도 주민들은 다른 대안책을 쓰지 않고 있다. 인간의 이기에 의해 동물들이 피해를 보고 오히려 그들이 가해자 인 것처럼 알려지는 경우는 평소에도 많이 볼 수 있다.

울릉도의 꿩과 식육견


울릉군,내년 1월8일까지 유해야생동물 4000마리 꿩 포획

포스팅을 하던 중 울릉도의 이야기도 찾아보았다.
울릉도도 비슷한 경우를 겪고 있다. 과거 사육을 위해 들여온 꿩 50쌍이 관리소홀로 사육장을 탈출하면서 울릉도의 야생에 적응하고 놀라운 속도로 번식했다.
농민들은 꿩이 가장 좋아한다는 옥수수는 아예 농사를 포기하고 감자, 고구마, 더덕 같은 농작물로 바꿨지만 그마저도 꿩의 부리를 피하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고양이에 의해 꿩이 멸종되어 버린 거문도와는 상반되는 상황이다.

개가 개를 잡아 먹는다?... 식육견 등장 '충격’
또 다른 사례로는 작은 철창에 갇혀 동족인 개의 내장과 뼈를 먹이로 먹고 사는 '식육견'이 사육장을 탈출해 살아남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다른 강아지들을 습격하게 된 사례도 보았다.
그 식육견이 그러한 습성을 가지게 된 것은 인간의 선택에 의한 것이었으며 섬으로 들어온 것은 인간의 선택이지 고양이나 꿩의 선택이 아니었음에도 각종 뉴스기사나 방송사에서는 이들을 골칫거리로만 보도하고 있다.

일본의 현명한 해결책


일본의 대마도도 거문도와 같은 현상을 겪었다. 하지만 그들은 포획이 아닌 주민들의 태도 개선으로 고양이 개체수 조절에 성공했다. 고양이들에게 가장 좋은 먹이인 음식물 쓰레기를 태우지 않고 봉투에 담아 모아서 버리며, 고양이들이 이를 먹지 못하도록 쓰레기 보관소에 그물망을 설치했으며, 주민들에게 고양이들에게 먹이를 주지 않도록 당부했다. 주민들의 반발도 있었으나 이러한 정책의 시행으로 대마도는 안락사와 같은 방법을 쓰지 않고도 개체수 조절에 성공했다.

인간과 자연의 공존


섬의 주인은 누구인가? 먼저 와 있었다는 이유로 인간들이 주인이고 따라서 고양이들이 희생당해야 하는가?
안락사 보다는 중성화 또는 대마도처럼 주민들의 태도개선이 필요한 시점이다. 현재 거문도 고양이들을 돕기위한 까페도 있고 모금활동도 이루어 지고 있다. 자신들이 피부로 느끼고 있지 않은 사람들도 이렇게 노력하는데 정작 피해를 보는 주민들은 한치 앞만 보고 행동해서는 안될 것이다.
근본적 원인을 제공한 인간이 당장 앞만 보는 대안이 아닌 장기적, 그리고 고양이를 하나의 생명으로 보는 정책이 필요하다. 쥐를 줄여준 고마운 고양이들에게 '죽음'이라는 대가가 아닌 '공존'이라는 선물을 주어야 한다.

유기견 문제, 유기묘 문제. 별 것 아니것 같지만, 우리 생활 곳곳에 있는 '사회 문제' 문제이다

지구의 주인은 '인간'이 아니라 '우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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