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사원의 일기_8월 17일_(2부)

8월 17일

  • 정사원의 일기

다음에 눈을 뜨니 ...

뻔한 결과죠 뭐. 눈을 떠보니 어느새 경상도였어요.
졸지 않으려다가
그만 꿀잠을 자버렸답니다.

운전하는 실장님과 조수석의 전무님께 들켰을 까봐 얼마나 가슴을 졸였는지.
찔리는 마음에
“피곤하시죠, 실장님?”
이라고 물었죠.
꿀잠을 자서 건조해져버린 목 탓에 잔뜩 갈라진 소리만 안 났다면, 좋았을 걸

이미 상황을 다 아시는 두 분께선 웃음으로 제 곤란한 사정을 넘어가주셨어요.
에휴.... 감사하고 죄송합니다.

대구에서의 루마고 교육은 음식점에서 진행되었습니다.
참여 인원이 많은 만큼
모일 수 있는 장소에 제약이 있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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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교육인 만큼,
조금은 능숙하게 교육을 마무리했습니다.
이전처럼 식사를 하며 점주님들과 많은 질의문답을 할 수 있었지요.
교육을 하면서 질문을 받는 것보다
식사를 하며 받는 질문과 지적이 더 세밀하고 유의미하게 느껴진 것은 왜일까요?
의례 접대를 통해 친밀감을 형성하고
업무 효율을 높이는 건 이런 이유에서... 인가요?
흠... 연구대상입니다.

대구 교육을 마무리하고, 다음 행선지로 향한 세 사람
그들의 도착지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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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 얼음골의 호박소입니다.
부산 교육은 다음 날 오후인 관계로 쉬어가는 시간을 가졌답니다.
연인과 가족으로 북적이는 곳이라
저희 일행은 ‘계곡 점검을 나온 공무원’으로 오해를 받기도 했지만
어쨌든!
난데없이
서프라이즈 휴가가
뜬금없이
벌어졌습니다.

얼음골 다음으로 우리가 향한 곳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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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대입니다.
공사 중인 엘시티가 조금은 어색한 풍경을 자아냈지만
여름의 해변은... 좋았어요.
모래사장을 밟는 기분도 좋고,
바닷바람과 폐를 휩쓰는 바다 내음도 좋았습니다.

여름의 해변은, 정답입니다!

짧은 휴가의 끝을 장식하기 위해, 전무님이 저희를 횟집으로 이끄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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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이 이어진 만큼
전무님과 실장님은 깐깐한 눈으로 횟집을 살펴보셨고, 드디어 횟집으로 입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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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세 푸짐하고 신선한 회와 찬반이 상 위에 그득해졌습니다.
하지만... 저는 마냥 행복하진 않았답니다.
서울에 계신 부장님께서 소화불량으로 고생 중이란 소식을 들었거든요.
아프신 부장님을 두고... 제가 맛있는 걸 혼자 먹다니
죄송한 마음이 안 들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부장님께 안부를 여쭙고서 간단한 사진 한 장을 올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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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시지를 받은 부장님께서는 무척 행복해하시며
결투를 신청하셨답니다.
속이 아픈 부장님을 위해 눈으로 요기를 하길 바란 제 진심이 통했나 봐요.
그쵸?

숙소에서 하룻밤을 잔 후,
아침에는 복어 국
점심에는 한식 한 차림
저녁에는 오리 불고기
... 화려하게 삼시 세끼를 챙겨먹고
저녁 자리에서 바로 부산 총판을 대상으로 루마고 교육을 진행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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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사 후, 교육, 그리고 곧바로 서울로 올라와야 했던 만큼
많은 질의문답은 받을 수 없었지만
식사를 하며 경상도의 정을 느낄 수 있는 값진 시간이었어요.

검게 해가 진 산길을 달리고
헤드라이트로 환한 고속도로를 지나
그렇게 돌아온 서울
시간은 어느새 새벽 1시였습니다.

비록 몸은 피곤했지만
실장님과 전무님 덕분에
호사로운 출장, 살이 찌는 출장, 휴가 같은 출장이 되었네요.
제 삶의 첫 출장이 이렇게 화려하면...
다음 출장에서 너무 힘들지 않을까, 걱정이 될 정도로요.

감사합니다~ 전무님, 실장님!

부장님도 이제는 속이 좀 편해지셨길 ~
결투 신청은 거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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