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자 생물학 - 생명, 경계에 서다(1)

a. 자기 수용 감각(13페이지)

동물이 지구 전체에 걸쳐 어떻게 길을 찾는지에 관한 수수께끼는 수 세기 동안 풀리지 않았다.

이제 우리는 동물이 다양한 방법을 이용해 길을 찾는다는 것을 알고 있다. 어떤 동물은 낮에는 태양, 밤에는 별자리를 이용해 길을 찾는다. 어떤 동물은 지형지물을 기억한다. 심지어 냄새로 이동 경로를 찾는 동물도 있다.

그러나 그 중에서도 가장 불사가의한 항법 감각은 지구 자기장의 방향과 세기를 감지하는 유럽울새의 자기 수용 감각이다. 오늘날에는 자기 수용 감각을 지닌 다른 동물이 다수 알려져 있지만, 유럽울새의 길 찾기 방식이 가장 흥미롭다.

울새가 어느 방향으로 얼마나 많이 날아야 하는지를 알 수 있는 매커니즘은 울새가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DNA에 암호화되어 있다. 울새가 경로를 결정하기 위해 이용하는 매우 정교하고 비범한 이 능력은 바로 육감이다.

다른 여러 새와 곤충과 해양생물처럼, 울새도 체내에 내장된 방향 감각을 이용해 미약한 지구 자기장을 감지하고 방향 정보를 끌어내는 능력이 있다. 말하자면, 새로운 유형의 화학적 나침반인 셈이다.

자기 수용 감각은 하나의 수수께끼다. 문제는 지구의 자기장이 매우 약해서, 지표면에서 30~70 마이크로테슬라 정도라는 것이다. 마찰이 거의 없이, 섬세하게 균형을 잡고 있는 나침반의 바늘은 충분히 돌릴 수 있지만, 일반적인 냉장고 자석에 비하면 자력이 100분의 1에 불과하다.

b. 울새가 지구 자기장을 감지할 수 있다(15페이지)

프랑크푸르트를 기반으로 연구하던 독일의 조류학자 부부인 볼프강 빌치코와 로스비타 빌치코는 '사이언스'에 획기적인 논문을 발표했다.

이 논문은 울새가 정말로 지구의 자기장을 감지할 수 있다는 것을 명확하게 규명했다. 그러나 그들의 발견에서 더 놀라운 사실은 새들의 자기장 감지가 일반적인 나침반과는 다른 방식으로 작동하는 것처럼 보인다는 점이다.

나침반은 자기장의 북극과 남극을 구별하는 데 비해, 울새는 극지방과 적도 지방만 구별할 수 있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c. 조류 나침반(30페이지)

아스페의 실험은 조류 나침반이 얽힘과 연관 있다는 슐텐의 제안이 나온지 몇년 뒤에 이루어졌지만, 여전히 논란이 되었다.

유럽울새는 야간에 이동하지만, 체내의 나침반이 활성화되려면, 빛이 소량 필요하다.

이것은 나침반의 작용을 위해서는 울새의 눈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암시한다.

조류의 나침반이 양자 매커니즘을 갖고 있다는 학설은 20년 넘게 과학계의 서랍 안쪽에 처박혀 있었다. 미국으로 간 슐텐은 일리노이대학의 UIUC 캠퍼스에서 대단히 성공적인 이론 화학물리학 집단을 확립했다.

그러던 중 1998년, 슐텐은 동물의 눈에서 발견되는 크립토크롬이라는 특이한 광수용체에 관한 논문을 읽고 좋은 생각이 스쳤다. 크립토크롬은 유리기 쌍을 만들어낼 가능성이 있는 단백질로 알려져 있었기 때문이다.

슐텐의 실험실에는 토어스텐 리츠라는 재능 있는 박사과정생이 합류했다. 리츠는 프랑크프루트 대학 학부생일 때, 새의 나침반에 관한 슐텐의 강의를 듣고 이 분야에 빠져들었다.

크립토크롬 이야기가 알려지자, 리츠는 연구 주제를 자기 수용 감각으로 바꾸고, 2000년에 슐텐과 함께, "새의 자기 수용 감각을 토대로 한 광수용체 모형"이라는 제목의 논문을 발표했다. 이 논문은 크립토크롬이 어떻게 새의 눈에 양자 나침반을 제공할 수 있는지를 설명했다.

4년 뒤 리츠는 빌치코 부부와의 유럽울새에 대한 공동 연구를 통해서, 새가 양자 얽힘을 이용해 길을 찾는다는 학설을 뒷받침하는 최초의 실험적 증거를 내놓았다.

조류의 양자 나침반은 곧바로 양자 생물학이라는 새로운 과학 분야의 상징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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