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웅전설 하늘의 궤적 The 3rd 33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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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샤르 : 과연. 사정은 대강 이해했다. 하지만... 뭐라 해야 할지.
에스텔 : 응, 왜? 역시 이런 얘기를 갑자기 믿는 건 무리라서?
리샤르 : 솔직히 그런 면도 있지. 하지만 그 이상으로 [왜 나인가] 라는 생각이 들어서.
에스텔 : 어...
리샤르 : 면면으로 미루어보건대 여기 모인 자들은 나름대로 서로 간에 연이 있는 자들인 듯하군. 여신의 인도인지, 어떠한 의도인지... 그야말로 함께 협력하기에 알맞은 관계라고 할 수 있지.
에스텔 : 듣고 보니...
조제트 : 난 딱히 너랑 협력 따위 하고 싶지 않지만. 멍청한 게 옮을 것 같단 말이야.
에스텔 : 머, 머어라~!?
요슈아 : ...저기.
리샤르 : 어흠... 하지만 나는 아무리 생각해도 이 자리에 있기에 적합한 인물이라 생각할 수가 없군. 과거 당치도 않은 음모를 꾸미고 자네들... 아니, 리벨 그 자체를 궁지로 몰아넣은 대죄인... 이 무슨 착각인가 싶어서.
클로제 : 리샤르 씨...
에스텔 : 하, 하지만...! 대령도 왕도가 습격당했을 때 달려와 줬잖아!?
티타 : 마, 맞아요! 그 부하 여러분이랑 같이 마을 사람들을 구해주시고...
셰라자드 : 후후... 솔직히 그건 많은 도움이 됐어.
요슈아 : 그 뒤에도 하켄 게이트로 향한 저희와 클로제를 대신해 왕도 수비를 맡아 주셨지요.
애거트 : 하긴 그런 의미에선 협력자였다고 하지 못할 것도 없지.
리샤르 : 하지만...
올리비에 : 훗, 리샤르 공. 그렇게 얘기한다면, 그때 에스텔 군과 리벨의 적으로서 가로막고 있었던 건 바로 나야. 그런 내가 아무런 망설임도 없이 동료 신분을 구가하고 있다는 것... 그걸 고려하면 귀하가 그렇게까지 갈등할 필요는 없다고 보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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뮐러 : ...넌 좀 더 갈등하는 게 좋을 것 같다만.
리샤르 : 하지만 황자... 당신은 처음부터 제국군의 음모를 막아내기 위해 움직이고 계셨소. 아무래도 저와는 입장이 다르지요.
조제트 : 그럼 나는? 우리도 당신들 정보부에 이용당했다고는 하지만 공적질을 했다는 사실은 변함없어. 뭐, 여러 가지로 일이 있긴 했지만 지금은 여왕 폐하께 용서받고 민간 운송 회사를 운영하고 있어. 비슷한 처지 아냐?
리샤르 : 그건...
진 : 뭐, 중요한 건 과거가 아닙니다. 현재와 미래라는 거겠지요.
아넬라스 : 맞아요! 리샤르 씨의 검이 있으면 저희에게도 굉장히 도움이 될 테니... 모쪼록 협력 부탁드려요!
리샤르 : ...아넬라스 군.
에스텔 : 그런데, 아넬라스 씨. 어째 대령하고 아는 사이인 것처럼 얘기하네?
아넬라스 : 아, 에헤헤... 이전에 카시우스 씨랑 만났을 때 조금 일이 있었거든.
에스텔 : 헤, 아빠랑?
리스 : ㅡ이야기를 듣기로 당신의 협력을 거부할 이유는 어디에도 없을 것 같군요. 오히려 모쪼록 힘이 되어주셨으면 합니다. 뭣하면 성배기사단에 협력한다는 명목이라도 상관없습니다. 어떠신지요?
리샤르 : ...알겠다. 잘 부탁한다.
에스테 : 야호!
클로제 : 후후... 다행이에요.
율리아 : 잘 부탁드립니다.
리샤르 : 하하... 기대에 부응할 수 있으면 좋으련만. 그건 그렇고... 하나 확인할 게 있다.
리스 : ...뭔가요?
리샤르 : 우리는 전원이 거의 같은 시각에 갑자기 흰 빛에 휩싸여 여기로 날려왔지... ㅡ그때 복장은 다들 그대로였나?
에스텔 :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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율리아 : 그러고 보니 리샤르 공... 퇴역하셨을 텐데 어째서 정보부의 군복을?
에스텔 : 아...!
뮐러 : 흠, 그런 건가... 추측하건대, 흰 빛의 휩싸였을 때 당신은 다른 차림새였나 보군?
리샤르 : ...짐작한 대로다. 현재 나는 루안시에서 사무소를 운영하고 있는데... 그곳에서 예전의 군복을 걸친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흰 빛에 휩싸였을 때도 평범한 셔츠와 바지 차림이었지.
요슈아 : 그건... 확실히 이상하군요. 지금까지는 없었던 패턴일지도 모릅니다.
올리비에 : 헛, 어쩌면... 그 [환영의 왕] 이 [역시 대령에게는 군복이지] 라며 일부러 갈아입혔다거나?
셰라자드 : 너, 너도 참...
에스텔 : 그, 그건 그냥 군복 페티시잖아.
아넬라스 : 아, 하지만 조금 알 것 같기도 하네...
조제트 : 으으음, 나도...
클로제 : ...(끄덕끄덕)
리샤르 : 자네들...
애거트 : 쯧. 요새 여자애들은 진짜...
티타 : ??? (←이해하지 못하고 있음.)
진 : 뭐, 어쨌든 새로운 단서는 되겠어. 우리가 날려온 이유... 슬슬 파악할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드는걸.
요슈아 : 예, 저도 동감입니다. 그뿐 아니라 이 [환영의 나라] 의 체계도...
리샤르 : 그런가... 그럼 나도 이 건에 대해서는 지금은 신경 쓰지 않도록 하지.
리스 : ...그럼, 준비가 갖춰지거든 다시금 탐색을 시작하지요. 리샤르 씨가 풀려남으로써 새로운 길이 열렸을 겁니다.
[빛의 미궁]
리스 : 저, 저건...
에스텔 : !! [파텔=마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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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샤르 : 왕도에 나타났다는 거대 인형병기인가...
요슈아 : 왜 여기에... 그럼 저 봉인석은...
리스 : 보아하니 [몸을 먹는 뱀] 의 거대 인형병기 같습니다만... 아무래도 그 이상으로 사연이 있는 기체인가 보군요?
에스텔 : ...응. 조금 사정이 있어서. 어쨌든... 저기 있는 봉인석을 구해 와야지.
(봉인석을 획득했다.)
에스텔 : ...아하하... 드디어 찾았다.
요슈아 : 에스텔...
리스 : ...아무래도 찾는 인물이었던 모양이네요. 즉시 거점으로 돌아가서 풀어주는 게 좋겠군요.
에스텔 : 응... 고마워, 리스 씨.
[은자의 정원]
섬멸쳔사 렌 : ......
에스텔 : 아...
티타 : 렌...
요슈아 : ...자고 있나 보네.
섬멸천사 렌 : ...아빠... 엄마... 왜...
에스텔 : ...으...
요슈아 : ...렌...
섬멸천사 렌 : ...?... 여... 긴... 그렇구나... 꿈...
에스텔 : 렌...
섬멸천사 렌 : 에스텔... 게다가 요슈아랑... 티타까지 있다니... 우후후... 어쩐지 괜찮은 꿈이네...
에스텔 : ...렌...!
섬멸천사 렌 : 앗... 우후후... 에스텔도 참... 나보다 언니면서 응석꾸러기라니까... 게다가... 따뜻하고 좋은 냄새도 나고... 꼭 꿈이 아닌 것 같아ㅡ!? 어, 어떻게 된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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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텔 : 렌...
섬멸천사 렌 : 왜, 왜 에스텔이 이런 데 있어!? 아니... 아니지... 왜 렌이 이렇게 이상한 데 있는 거야!?
에스텔 : 렌... 진정하고 들어. 이건 여러모로 사정이 있어서...
섬멸천사 렌 : 가, 가까이 오지 마! 더 이상 다가오면... 렌은 에스텔을 죽일 거야!
에스텔 : ...으...
요슈아 : 에스텔... 잠깐 물러나 있어.
에스텔 : 아...
요슈아 : 렌... 정말 오랜만이네. 실제로 만나는 건 [중추탑] 에서 본 이후로 처음이려나?
섬멸천사 렌 : 그, 그딴 거 몰라! 요슈아도... 에스텔이랑 똑같아! 렌을 졸졸 쫓아다니기나 하고...
요슈아 : 역시 눈치채고 있었구나. 응, 확실히 최근 몇 달 동안 우리는 널 찾아다니고 있었어. 지금은 크로스벨에 있는데... 꽤 가까이 있지 않으려나?
섬멸천사 렌 : 그, 그렇게 가까이... 왜... 쫓아다니는 거야!!
요슈아 : 너하고 한번 이야기를 하고 싶었거든. 비공식 루트로 들었는데... 너 그 이후로 [결사] 에도 안 돌아갔다며?
섬멸천사 렌 : 그, 그건 렌 마음이잖아!? 렌은 너희랑 얘기하기도 싫고 얼굴도보기 싫다나 말야! 왜 가만 내버려 두질 않는 거야!?
요슈아 : 그건...
에스텔 : 미안... 렌. 나, 그 뒤로 계속 렌이 걱정돼서... 요슈아한테 조사를 부탁해서 여기저기 찾아다니고... 그래도... 이렇게 만나게 돼서 정말 다행이야.
섬멸천사 렌 : 그런... 그런 거... 우후후, 알았다... 에스텔은 렌을 구슬려서 잡아가려고 그러는 거지?
에스텔 : 어...
섬멸천사 렌 : 말해두지만 렌은 [결사] 에 대한 것 따위 요슈아가 아는 정도밖에 몰라. 알고 있다 해도 가르쳐줄 생각 따위 없는걸. 쿡쿡, 아쉽게 됐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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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텔 : 자, 잠깐만!
섬멸천사 렌 : 우후후, 이유는 모르겠지만 어디서 본 얼굴들이 쪼르르 모여 있네. 아무리 렌이라도 이 많은 인원을 혼자서 상대하는 건 어렵겠지만... 몇 명쯤은 확실하게 죽여줄 테니까 그럴 생각이라면 어디 한번 덤벼 봐.
에스텔 : 으...!
티타 : 레, 렌...
애거트 : 야 야...
아넬라스 : 셰라 선배... 어, 어떡하죠.
셰라자드 : 이거 곤란하게 됐네...
리스 : ...과연... 당신의 정체를 알았습니다. [결사] 의 집행자ㅡ No.XV [섬멸천사] 로군요?
섬멸천사 렌 : 맞는데... 언니는 처음 보는 얼굴이네. 교회의 기사님이려나?
리스 : 예... 성배의 종기사인 리스 아르젠트라고 합니다. 사정은 모르겠습니다만... 생떼는 적당히 부리시죠?
섬멸천사 렌 : 새, 생떼...?
리스 : ...듣기로 당신은 유례가 드문 처리 능력을 지녔다던가요. 그 재능으로 결사에 발탁되어 온갖 기술들을 습득했다지요. 그렇다면 이것이 당신을 붙잡으려는 함정이 아니라는 것쯤은 사실 이미 알고 있을 텐데... 그런데도 투정을 부린다는 건 생떼라 할 수밖에요.
클로제 : 리, 리스 씨...
조제트 : 대, 대놓고 말하네...
섬멸천사 렌 : ...재미있네, 언니. 아무리 성배기사라지만 종기사 주제에 렌한테 그런 식으로 입을 놀려... 어지간히도 섬멸당하고 싶은가 보네?
리스 : 그쪽이야말로... 어떤 사정이 있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뱀] 과 친해질 생각은 없습니다... 그쪽이 그러길 원한다면 언제든지 상대해 드리지요.
에스텔 : 아...
티타 : 리, 리스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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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멸천사 렌 : 우후후, 법검술사네. 저번에 몇 명인가 싸워 봤는데 확실히 좀 만만찮긴 했어. 하긴 패턴을 읽힌 뒤로는 렌의 적수가 못 됐지만... 마지막에는 다들 꼴사납게 울부짖으면서 렌한테 목숨을 구걸했었지. 우후후, 언니는 어떤 울음소리를 들려주려나?
에스텔 : 자, 잠깐...!?
티타 : 레, 렌...!
레스 : ...자랑은 됐습니다. 어서 덤비지 그래요?
섬멸천사 렌 : 쿡쿡... 그래.
요슈아 : 큭...
에스텔 : 두, 둘 다! 적당히ㅡ
티타 : 적당히 좀 해요!!
리스 : 아...
섬멸천사 렌 : 아...
에스텔 : 티, 티타...?
애거트 : 야, 야!?
티타 : 둘 다! 왜 그렇게 되는 거예요!? 렌은 사실 언니랑 오빠를 만난 게 기쁘다고 생각하고 있으면서! 리스 씨도 렌이 나쁜 애가 아니라는 걸 사실은 알면서!
리스 : 티타 씨...
섬멸천사 렌 : 무, 무슨 말을... 렌이 에스텔이랑 요슈아를 만나서 기뻐하다니 그럴 리가ㅡ
티타 : 그럼 왜 언니가 껴안았을 때 그렇게 행복해했었어!? 따뜻하고 좋은 냄새가 난다고...! 그런데... 얘기하기도 싫다느니... 얼굴도 보기 싫다느니...
섬멸천사 렌 : 자, 잠깐, 티타...
티타 : 그런 거... 그런 거 거짓말일 게 뻔하잖아아!!
섬멸천사 렌 : ...으...
티타 : ...흐윽... 흐윽... 으윽...
에스텔 : 티타...
애거트 : 하여간... 막무가내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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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멸천사 렌 : ...정말이지... 티타도 참... 렌보다 1살 더 언니잖아? 그런데 그렇게 울먹거리고... 정말이지 어린애라니까...
티타 : 흐윽... 그치만...! 모처럼 언니랑 오빠랑 렌이 만났는데...! 이런 건... 으으... 이런 건 너무 슬프단 말이야...! ...으으으... 우와아아아아아아아앙!
섬멸천사 렌 : 자, 잠깐...! 아 진짜... 왜 티타가... 왜 티타가 ...울고 그래...
에스텔 : 후후... ㅡ전에도 얘기했지만, 그건 뻔하잖아. 렌을 좋아하니까 그렇지.
섬멸천사 렌 : 어...
에스텔 : 저기, 렌. 지금은 일시 휴전하지 않을래?
섬멸천사 렌 : ...휴전?
에스텔 : 그래, 지금 우리가 꽤 곤란한 상황에 빠졌거든. 그리고 무슨 우연인지 렌도 같은 상황이 됐고... 그걸 타개하기 위해 다른 사정은 일단 놔두고 함께 협력하지 않겠느냐는 얘기.
섬멸천사 렌 : 아...
리샤르 : 확실히... 우리가 처한 상황에는 아직 불분명한 점이 많다. 자네만한 두뇌의 소유자가 있으면 새로운 사실을 알아낼 수 있을지도 모르지. 그런 의미로도 협력해 준다면 매우 고맙겠군.
에스텔 : 맞아 맞아. 대령, 말 한번 잘하네.
리샤르 : 그러니까 대령이 아니라니까... 뭐, 됐다. 덧붙이자면 자네 역시 혼자 행동하는 것보다는 우리를 이용하는 쪽이 효율적일 거다. 정보 수집은 물론 당면의 안전을 확보하는 것도.
섬멸천사 렌 : ...확실히... 어딜 봐도 평범한 상황은 아니고... 렌이 있으면 도움이 된다는 것도 당연하다면 당연하지... 티타를 봐서 이 자리에선 얌전히 있어 줄게. 우선은 이야기를 들려줘.
티타 : ...아...
에스텔 : 렌...
요슈아 : ...고마워.
섬멸천사 렌 : 마, 말해 두겠는데... 우선은 이야기를 듣는 것뿐이거든? 어떤 얘기냐에 따라 렌이 협력할지 말지 결정할 거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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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멸천사 렌 : ...그렇구나. 대강의 사정은 이해했어. [환영의 나라] 라... 우후후, 그럴듯한 명칭이네.
리스 : 응...?
요슈아 : 혹시... 뭔가 알아냈니?
섬멸천사 렌 : 우후후, 알아냈다고 할 정도로 확신하는 건 아니지만... 하지만 대령 이야기를 듣고 하나 알게 된 게 있어.
리샤르 : 내 이야기...?
섬멸천사 렌 : 그래, 확실히 렌도 그 하얀 빛에 휩싸였었는데... 대령이 그때 입었던 옷은 그 검은 군복이 아니랬지?
리샤르 : (그러니까 대령이... 뭐, 상관없나.) 그래, 그때 입었던 옷은 평범한 셔츠와 바지였다.
섬멸천사 렌 : 우후후, 그럼 묻겠는데... 대령, 그 군복에 꽤나 애착 가지고 있지 않아?
리샤르 : 어...
섬멸천사 렌 : 우후후, 딱 맞았나 보네. 미련이 있는데 잘라 내버려야만 하는... 그런 과거의 상징 아냐?
리샤르 : ...그래, 그 말대로다.
클로제 : 리샤르 씨...
율리아 : ......
뮐러 : ...당연하겠지.
섬멸천사 렌 : 그리고 이 세계에 불려왔을 때 대령은 그 옷을 입고 나타났어. 우후후, 그건 대체 뭘 뜻하는 걸까?
리샤르 : ...미련이 현실로 실체화됐다... 즉 이 [환영의 나라] 는 사람의 상념에 의해 변모할 수 있다.
요슈아 : 아...!
올리비에 : 하하, 그렇단 말이지...!
조제트 : 무, 무슨 소리야!?
에스텔 : 조, 좀 더 알기 쉽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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