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장탈났을때 본죽으로 고고해요.
제일먼저 생각나는 죽 가게가 '본죽'인것 같아요.
얼마전에도 집근처에서 맛있는 매생이굴죽을 먹고왔습니다.
본죽은 양도 푸짐하면서도 정성스럽게 나오는 것 같아서 찾게 되는 것 같아요.
저는 한 3년전부터 죽집에 가면 '매생이 굴죽'을 시켜요.
거의 다른 메뉴는 안먹는 것 같아요.
3년전 갑상선암 수술 후 방사선 동위원소를 위해 염분섭취 거의 못한적이 있어요.
간이 없는 음식 또는 저염식으로 몇 주를 버텨야 했지요.
그리고 방사선 동위원소 후에 먹고싶었던 떡볶이,돈까스 등을 먹고는
위에 부담을 줬는지 배가 아프더라고요.
너무너무 먹고싶었어요. 특히..왜그렇게 떡볶이가 떠올랐는지요.
그런데 방사선이라는데 미각도 마비시키더군요. 그렇게 먹고싶던 것을 먹었는데
아무 맛이 안나더라고요.
울컥했어요.
아픈것도 서러운데 맛있는 음식들도 못먹고 버텨야했고
이제야 먹을 수 있는데 맛이 느껴지지 않고..
거울을 보면서 몸도 마음도 다 상처투성이라 펑펑 울었던 기억이 있었요.
방사선이 식도와 위벽도 약하게 만들어놨는지 자극적인 것들을 먹고나서
속이 쓰리고 아프더군요. 그래서 그 다음날 아침 죽을 먹으러 근처 본죽집에가서
'매생이 굴죽'을 시켰습니다.
약간 맛이 느껴졌어요. 어찌나 기쁘던지요.
맛이 느껴진다는게 얼마나 기쁜건지 그날 처음 알았어요.
부드러운 굴도 너무도 좋았어요. 그냥 이 음식이 저를 달래주는 친구같은 느낌이였달까..
그래서 본죽집에가면 매생이굴죽을 시키게 된답니다.
맛있어서. 너무도 맛있어서요..
저에게는 특별한 감정이 담겨있는 죽이기에 매생이굴죽을 먹으면
그때의 기억이 떠올라요. 그때 느꼈던 소중함과 기쁨을요.
어쩌면 제가 매생이굴죽을 찾게되는 이유는 그때를 잊지말자는 저의 다짐도 담겨있는 것 같습니다.
주소: 경기 용인시 기흥구 구성로 93
연락처: 031-275-3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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