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션러닝 - 원 넓이 구하는 방법 강의 만들기(공부는 누가 뭘 알려주는게 아니야.. 제발 스스로 공부 좀 하게 하자!)

벌써 작년, 아니 재작년이 되겠네요^^;
시간은 빠르고, 나이는 들고!
(힘들어하는 저를 위해 친구들이 소개팅을 주선해보려 열심히 애쓰고 있지만 이제 이놈의 나이가 문제를^^;)

아무튼, 본론으로 들어가서 미션러닝의 좋은 사례를 소개해드리겠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이야기합니다. 그렇게 수업 앞 부분에 미션만 던져주면 아이들이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어떻게 공부를 하냐고요.
오늘도 방학 중 오랜만에 출근했다 귀에 딱지가 생기게 또 말씀을 들었네요. 제발 앞부분에 내용 설명으로 개념을 좀 이해시키고 난 다음에 뒤에 가서 다양한 활동을 하도록 하라고요.(개념없는 아이들이 가만히 앉아서 설명 들으면 개념이 바로 바로 생성될런지...그럼 전부 다 선생님 말씀 잘 듣고 공부 잘 하겠죠?^^;)

물론 틀린 말은 아닙니다. 얼핏 좋아보이기까지 합니다만...
미션러닝을 몇 번 접해보고 나면 사실 이 부분이 얼마나 의미가 없는지 깨닫게 됩니다.

이를테면 논문을 쓸 때 앞 부분에 이론적 배경과 용어 정의를 넣듯이 학습도 꼭 그렇게 이론적 개념 형성이 먼저 되어야 한다는 의식을 기존 세대에서 가지고 있는데 저는 그 생각에 완전히는 동의할 수 없습니다.

제가 수업을 할 때 내용 설명 없이 미션을 바로 시켜서 아이들이 어려워한다는 이야기를 학부모들이 많이 했나봐요.
그런데 말입니다... 사실 아이들이 힘들어 한 이유는 그것이 아닙니다.
아이들이 힘들어가는 가장 큰 이유는...바로...

지금까지 선생님들이, 또 집에서 부모님들이 시키는대로 따라가면서 학습을 해 왔는데, 그러니까 시키는대로 하면 자기들이 생각할 필요없이 어쨌든 선생님이나 부모님들이 이끄는대로 하면 되는 거였죠.

그런데 미션러닝에서는 선생님이 뭘 시키는게 아니라 스스로 생각하고 무언가를 자꾸 하도록 만드니 시키는대로만 해오던 아이들 입장에서 처음에는 좀 적응이 안되고 어려울 수 있다는 겁니다. 뭘 어떻게 해야할지 아무것도 모르겠으니까요... 뭘 혼자 스스로 해본적이 있어야지!

스스로 생각하는 힘을 키워줘야 한다고, 우리나라 유명한 수학자 분께서 말씀하셨는데 사람들은 그런 분이 이야기하면 고개를 끄덕입니다. 물론 그때만!

미션러닝을 처음 접하는 아이들 중 몇 명이, 학기초에 가만히 앉아서 멍때리는게 아니라 스스로 뭔가를 하려고 애써야 하는 부분 때문에 힘들어한다고 해서 이 수업 방법은 좋지 않다라고 말씀하시는 것은 동의할 수가 없습니다.

아이들이 버릇없이 자기 할말, 자기 주장을 다한다고 하시는 부분도 동의할 수가 없습니다. 저는 어른들 이야기에 무조건 고개 숙이고 끄덕이는 것 보다 떳떳하게 자기 생각을 이야기하는 아이들로 키우고 싶습니다.
(당장 저부터 좀 그러고 싶긴 한데 쉽지만은 않네요^^;)

그럼 이제 진짜 본론으로 들어가서,

소개드릴 내용은 6학년 수학 원의 넓이 단원입니다.
원주, 원주율, 지름, 반지름, 원넓이... 단원 시작 전부터 아이들이 앓는 소리를 합니다.(미리 학원에서 좀 배웠는지 어렵다고 난리네요)

그래서 저는 당당히 단원 전체를 통으로 미션을 설계해서 제시합니다.(팀별 미션입니다)

미션: 원의 넓이 구하는 방법 설명하는 영상 만들기!
(원의 넓이 단원 전체 살펴보고 중요한 개념 뜻 정리포함)

2시간 후 아이들이 모둠별로 만든 강의입니다. 지름, 반지름 등 중요 개념의 뜻은 잘 설명했습니다.(보셨죠? 교사인 제가 개념 설명 안해줘도 아이들이 훨씬 더 잘 찾아냅니다!)

하지만... 원주율, 그리고 원의 넓이 구하는 과정은 있는 그대로 말할뿐 그 의미를 제대로 알고 설명하지는 못합니다.
(당연히 그렇겠죠. 아무것도 알려준 것 없이 설명하라고 했으니!)

그래서 제가 피드백을 합니다. 원 넓이 구하는 공식이 왜 그렇게 만들어지는지 교과서도 참고하고 모둠원끼리 더 의논해서 더 구체적으로 설명하라구요. 그리고 1시간이 흐릅니다.

캡처.PNG

(학생의 얼굴, 목소리 등이 너무 많이 노출되는 것 같아 캡쳐한 사진으로 대체합니다.)
그제서야 1~2팀 정도에서 원을 잘게 쪼개서 직사각형으로 만들어 사각형의 넓이 구하는 방법을 이용해 원 넓이 구하는 과정을 찾아냅니다.

사실 직사각형 넓이 구하는 방법은 5학년 때 배웠고, 이것을 이용해 삼각형, 사다리꼴, 평행사변형, 마름모 등 여러 다각형 넓이 구하는 방법을 다 공부했습니다. 그렇지만 이것을 원 넓이 구하는 방법에 사용할 생각은 하지 못하죠... 시간이 한참 흘렀으니.. 5학년 때 공부하고 그걸로 땡! 인겁니다. 우리 교육의 현실은...

아무튼 이제 원 넓이 구하는 방법은 알아냈습니다. 하지만 저는 또 여기에서 식의 변형에 대해 왜 그렇게 되는지 또 다시 질문을 합니다. 그렇게 또 1시간이 흐릅니다.

이제 어느정도 제가 원하던 답이 나옵니다. 아니 제가 원하던 모습이!
아이들은 이제 원주, 원주율 이런 개념을 이용해서 머리속에서 다양하게 공식을 변형시키고 설명할 수 있게 됩니다.
조금 정리가 덜 된 모습인 것 같지만, 어쨌든 아이들이 이제 원 넓이 구하는 과정과 그 공식이 변하는 모양을 이해하고 설명할 수 있게 됩니다.

조금 건방져보이지만 묻겠습니다. 수학공부! 이러라고 하는거 아닙니까?

그냥 교사가 지름, 반지름, 원주 뜻 설명 다 해주고, 원 넓이 구하는 공식 시간 한참 주고 모르니까 또 설명해주고, 결국 공식 외우라고 하고 시험문제는 빈칸에 중요 개념 채워넣게 하거나 원 넓이 계산해서 구하게 하고! 이럴려고 수학하는건 아니지 않겠습니까?

저는 원 넓이 관련 시험 문제 2개 냈습니다. 아니 큰 한문제 안에 작은 2문제인데 뭐냐하면,

  1. 원 넓이 구하는 방법을 설명하시오.(원 잘게 쪼개서 직사각형 만드는 그림 제시)

  2. 원 넓이 구하는 공식을 다양하게 설명하시오.

네, 하나에 10점짜리 서술형입니다. 채점하느라 무지 고생했지만, 어쨌든 아이들이 공부한대로 시험 문제도 그렇게!
점수 배점 너무 크다고 다음부터 좀 줄이라는 말을 들었던 것 같습니다.(부분점수 있는데^^;)

아무튼 이것이 제가 미션러닝을 멈출 수 없는 한 가지 이유이기도 합니다. 어떤 외압에도 굴하지 않으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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