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인 관찰 기록

군대는 한 사람의 시민을 군인으로 바꾸는 공간이다. 시민 이전에 군인이라는 정체성을 갖게 되는 이곳에서 각자의 개성은 발휘되지 못한다. 마치 공장에서 찍어내는 공산품처럼 제작되는 군인들은 복무 기간 동안 조직에 섞여서 나를 지우는 법을 배워간다. 누가 알려줘서 알게 되는 것 보다는 스스로 이 공간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터득하게 된다.

의무 복무를 하는 우리 군인 아저씨들은 일단은 현재 군인의 신분이기는 하지만, 전역 후의 삶 또한 염두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이다. 결국에 상병이 꺾이면서 부터는 전역 후의 플랜을 고려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우리는 억눌려있던 개성을 독특한 방식으로 표출한다. 개성이라고 하는 개념의 기본적인 정의가 기준에서 다르다는 뜻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어느 정도 체제에 저항할만한(짬이 찬) 위치에 올라서야 개성의 표출이 가능하다.

이를테면 체육복 잠바와 반바지를 같이 입는 식이다. 이런 식의 행동은 군인들 사이에서 일종의 패션으로 여겨진다. 당신이 민간인이라면 이러한 군인들의 모습을 이상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여러분은 그들이 자유,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자유가 없음을 알고 있어야 한다. 결국에 그들만의 리그지만 군인들이 원래 그들의 일상이 아니었던 것을 견디는 데에는 그 정도의 일탈이 필요하다. 시간이 얼마 흐르고 나서 제대를 하면서는 홀로 그 쪽팔림을 견뎌야겠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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