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알을 낳는 스팀잇의 배를 가르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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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다른 포스팅 주제로 글을 작성하고 있었는데 마음이 좀 씁쓰름해져 오늘은 조금 아픈 곳을 건드리는 이야기를 하게될 것 같은 @xiian 시엔🔥 입니다.


황금알을 낳는 거위 ➪


옛날 어느 마을에 한 농부에게 황금 알을 낳는 신기한 거위가 있었다. 이 거위는 날마다 황금알을 한 알씩 낳았다. 매일 황금알을 낳는 거위 덕분에 농부는 금새 부자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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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가된 농부는 농사일도 팽겨치고 하루종일 누워서 거위가 황금알을 낳는 시간이 오기만을 기다리고 또 기다렸다. 그러다 어느날 문득 농부는 이런 생각을 하게 된다.


"바보같이 매일 거위의 황금알을 한 알씩 기다릴 것이 아니라 한번에 꺼내어 더 큰 부자가 되야겠어!"


그렇게 농부는 날카로운 칼을 가져와 황금알을 낳는 거위의 배를 갈랐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수 많은 황금알로 가득차 있을 것이라 생각했던 거위의 뱃속에는 황금알이 하나도 없었다.


그제서야 농부는 땅을 치고 크게 후회했지만 때는 이미 늦었다. 농부의 칼날에 매일 황금알을 낳아주던 거위는 이미 죽고말았다.


거위의 배를 가르는 사람들 ➪


황금알을 낳는 거위의 이야기는 어릴적 모두가 한번 쯤 읽어 본 이야기가 아닐까 한다. 성인이 되었지만 다시금 읽어봐도 인생의 큰 깨우침을 주는 이 이야기는 신기하게도 지금 우리 사회의 모습을 그대로 반영해주고 있다. 물론 더 콕집어 말한다면 스팀잇의 모습이라 할 수 있겠다. 스팀잇에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의 배를 천천히 가르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


아마 나 역시 그런 사람들 중에 하나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나도 얼마전까지 로팀과 펀딩에 일정 부분 보팅을 하고 있었다. @boostyou님의 뻔한 보팅풀, 로팀 그리고 더 불편한 이야기들이 아니였다면 나는 내가 하고 있는 일이 스팀잇의 어떠한 영향을 주는지 깊이 생각해 보지도 않았을 것이다.


그 후로 내 행동에 대해 다시 돌아보게 되었고 로팀의 자동 보팅 해지는 물론 펀드에 보팅하던 횟수도 줄여 나가려 노력했다. 아마 이 글을 포스팅한 후에는 그런 글에는 더 이상 보팅하지 않을 것 같지만.


황금알을 낳는 거위의 이야기를 읽으면 농부가 진짜 바보같다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삶에서 우리는 농부와 같은 선택을 할 때가 참 많다. 펀드와 로팀 그리고 오예스 버스 같이 내 욕심을 채우기 위해 보팅하는 행위는 사실 몇 시간을 앉아서 머리를 쥐어짜며 양질의 포스팅을 하는 사람들에게 나눠줘야 할 보상을 가로챈다. 그러한 보팅들은 스팀잇이라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의 배를 천천히 가르고 있다.


누군가는 소리친다 ➪


우리는 지금 잘못된 길로 가고 있다고 누군가 소리쳤을때 우리는 한번쯤 뒤돌아 다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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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은 새벽 다급히 소리치는 그들을 통해 많은 생각이 들었다. 작년 7-8월에도 이런 보팅풀과 어뷰징 문제가 대두 되었고 고래들의 다운 보팅 싸움으로 번져 많은 뉴비들을 떠나게 했다. 그 떠나는 무리중엔 나도 있었으니 쉽게 잊혀지진 않는다.


최근 스팀의 하락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떠났고 비록 떠난 것이 남은 사람들에겐 좋은 기회라고 생각하지만 스팀잇이 재밌어 하루에 몇 시간이고 투자해서 양질의 글들을 올리는 사람들에게 상대적 박탈감은 주면 안된다. 그런 상대적 박탈감은 저자의 의욕을 상실케 하고 결국 옥석 같은 사람들을 떠나게 할 것이며, 최종적으론 스팀잇이란 커뮤니티가 사라지게 만들 수도 있다는 걸 알았으면 좋겠다.


갭 투자가 우리에게 남긴 것 ➪


황금알을 낳는 거위의 이야기가 너무 현실적이지 않다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정확히 더 콕 집어 말해주고 싶은 것이 있다.


나는 소액으로 갭 투자를 하여 부동산 300채를 가졌다고 하는 그런 사람들을 극히 혐오하다 못해 증오하는 사람 중에 하나이다. 그리고 그런 책들이 버젓이 서점 한켠에 베스트셀러로 자리 잡고 있는 걸 보고 있노라면 기성세대들의 뇌를 분해하여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며 살고 있는지 들여다 보고 싶어질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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갭 투자로 인해 큰 돈과 경제적 자유까지 얻은 그들은 존경 받고 축하 받을만하다. 하지만 그들의 욕심이 우리 사회를 어떻게 병들게 했을까라고 생각해 본다면 마냥 그들을 축하해 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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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수첩의 '두 평의 갇힌 청춘'에서는 서울 대학가의 방은 평당 월세 16만 3천원으로 강남 타워팰리스의 평당 월세 15만 8천 원보다 비싸다고 한다.


그들의 욕심이 사회를 병들게 했다. 의도치는 않았겠지만 우리의 행복한 쉼터까지 그 칼날을 들이댔다. 부동산의 폭등은 서민들의 소비를 위축시켰고, 청년들은 신혼집을 마련할 돈이 없어서 결혼을 미루게 되었으며, 그 결과 인구 감소라는 사회적인 문제를 안겨주었다. 인구가 감소되기 시작하면 또 다시 소비가 위축되고 더 많은 인구가 감소되는 끝없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결국 최종적으로 갭 투자를 한 그들 또는 그의 자녀들이 살아갈 터전이 사라지게 될 지도 모르는 일이다. 물론 믿고 싶지 않을지 모르지만 지금 바로 잡지 않으면 훗날 정말 그렇게 될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이다.


나는 스팀잇이 사회와 참 많은 부분 닮았다고 느끼는 사람 중에 하나이다. 우리는 이 곳에서 하고 싶은 모든 것을 할 수 있고 먼 미래에 이곳은 많은 사람들의 삶의 터전이 될 수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지켜내고 싶고, 모두가 함께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갔으면 하는 마음속 깊은 바램이 있다.


이 글을 읽는 모두가 잊지 말았으면 한다. 소수의 사람들이 '잘못된 길을 가고 있다'라고 소리칠때 우리는 한번쯤 되돌아 봐야할 것이다. 과연 내가 걷는 이 길이 옳은 방향이었는지 그리고 그 끝이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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