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객의 난동과 '우리'

황금 연휴가 지나고 평일이 되었습니다.
저는 어떤 사건이 있어서 스팀잇을 쉬었습니다.
알바를 하다가 일어난 일입니다.
야간 근무자가 출근을 늦게해야 할 것 같다고 해서 제가 몇 시간 근무를 서주게 됬습니다.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해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이렇게 땜빵 근무를 하는 날이 많습니다. 비정규직의 장점이자 단점입니다.

그래서 해보지 않은 저녁 근무를 하고 있는데 옷 여기저기 페인트 자국 같은것이 많이 묻은 아저씨께서 들어오셨습니다. 이미 술 냄새가 많이 나고 있었습니다. 막걸리 어디있냐고 물어보셨습니다. 그래서 냉장고쪽을 알려드렸습니다. 여기까지는 아무 문제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막걸리를 꺼내서 그자리에서 바로 드시는겁니다. 이 손님은 두 가지 잘못을 하셨습니다. 계산을 하지 않고 드셨고 편의점 내에서는 음주가 금지되어 있습니다.
제가 여기서 드시면 안되고 계산도 안했다고 말씀드리니 5분만 있다가 계산 하신다고 하십니다.
그러더니 처음 드시던 병을 다 드시지도 않고 한병을 더 꺼내서 시식대에 눌러 앉으셨습니다. 제가 몇번이나 말씀 드렸지만 말을 듣지 않아서 경찰에 신고하겠다고 했습니다.

그러자 갑자기 막걸리 페트병으로 제 머리를 내치고 제 어깨와 손가락을 물었습니다. 좀비처럼 저를 물었고 저는 너무 놀라서 뒤로 자빠젔습니다. 고등학생들이 아저씨를 말렸고 저는 더 이상 물리적 피해를 입지 않았습니다. 경찰을 바로 불렀고 사장님도 오셨습니다.

저는 사장님께 제가 혼이 날줄 알았습니다. 손님과 싸운것이나 다름 없어서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사장님이 자초지정을 들으시더니 취객에게 엄청 소리를 지르셨습니다. 취객도 흥분해서 5천원 짜리 던지면서 계산 할려고 했다고오!!! 하고 소리첬습니다.
근데 그 장면에서 드라마 파리의 연인 명장면이 나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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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장님이 한숨을 푹 쉬시더니
"야 우리 애가 다쳤잖아! 우리애 다친거는 안보이냐?"
저와 사장님은 서로 안지 한달도 안됬습니다. 그런데 저한테 '우리애'라는 말을 써주셨습니다. 그리고 마지막까지 저를 보호해 주셨습니다.
파리의 연인 박신양이 김정은을 놀라게한 다른 남자에게 "우리애기 놀란거 안보여?" 라고 한것 처럼요.

너무 감동 받았습니다. 그동안 살면서 부모님 외에는 누구한테 보호받는 다는 마음을 별로 못받아 봤습니다. 그런데 안지 한달도 안된 사장님한테 보호받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저는 사장님에게 '우리'였습니다. 사장님의 '우리'가 어디까지인지 모르지만 그래도 저에게 소속이 생긴것 같은 기분입니다.

그래서 저도 사장님의 가게가 아닌 '우리' 가게라고 생각하고 일하고 있습니다. 물린거는 어떻게 됬냐고요? 심하게 물린게 아니라 괜찮습니다. 사과 전화도 받았고 위로금으로 5만원도 받았습니다.

정말 놀란 날이지만 제가 소속을 가지게된 날이기도 했습니다.

'우리'라는 울타리가 너무 따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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