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일기 #4 - 가만가만 있으면, 가마니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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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6월 16일 / 삼일 연속 아침밥 얻어먹음, 날씨 미세먼지 나쁨.

제목 - 가만가만 있으면, 가마니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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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일기 #3 - 부담감, 그리고 작은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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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한 일이 생기길 바랐다.

이 일기를 위해서라도, 일상속에 특별한 이야깃 거리가 생기길 바랐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지난 삼일은, 일상의 반복이었다. 물론, 마음속의 작은 변화가 찾아왔고, 조금은 부지런해졌다. 그러나 이런 작은 변화는 내가 바라던 '특별한 사건'은 아니었다.

평소처럼 라디오를 들으며 출근하는데, 문득 그동안 잊고 있던 중요한 사실이 생각났다.

가만가만 있으면 가마니가 된다.

일상에 머물러 있다면, 변하는건 없었다. 새로움을 원한다면 스스로 찾아야 했다. 로또에 당첨되길 원한다면 적어도 로또방에 가서 성심껏 번호를 찍고, 사랑을 원한다면 사랑을 찾아 떠나야 한다. 아주 잘생긴 미남자라면 저절로 사랑이 찾아오기도 하지만, 나와는 '전혀'상관없다.

분명 예전의 나도 그랬다. 좋은 대학에 가기위해 열심히 공부했었고, 원하는 직장에 입사하기위해 정성을 다했다. 그리고 지금의 아내를 얻기위해 부단히 노력했다. 모두 무언가를 얻기위한 도전이었고, 그 도전에는 어떤 형태로든 '노력'이 필요했다.

그러나 지난 삼일을 되돌아보면, 나는 그저 '특별한 일'이 우연히 내게 찾아오길 바랐다. 물론 머리를 굴리고, 일상을 메모했지만 딱 그정도였다. 특별한 일이 생기길 바라며 머리만 굴리고 앉아 있던 내가 우스워진다. 이 얼마나 답답한 일인가.

취미가 없으면 취미를 만들자.

내 나이는 이제 겨우 서른 셋이다. 의학의 발달로 자칫하면 앞으로 100년은 더 살아야 할지도 모른다. 앞으로의 삶을 위해, 나를 위로하고 달래줄 '취미'하나쯤은 만들어야 했다. 이곳에 포스팅하고, 보팅을 받기위해 억지로 무언가를 비틀어 짜내는 것이 아닌, '진정으로 나를 위한 취미'말이다. 멍청하게도 그 사실을 까맣게 잊고, '나는 취미가 없다, 특별한재능이 없다'는 글로 일기를 시작했으니 이 얼마나 부끄러운 일인가.

신나는 일이다. 오늘은 일기가 너무 쉽게 써진다.

<남편일기>가 조금씩 내 삶을 바꾸고 있다. 조만간 회사와 집을 반복하는 내 삶에, 쉼표하나가 더해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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