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일기 #3 - 부담감, 그리고 작은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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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6월 15일 / 이틀 연속 아침밥 얻어먹음, 날씨 미세먼지 약간.

제목 - 부담감, 그리고 작은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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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일기 #2 - 개똥.. 어제와 다를것 없는 하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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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아침이 반갑다.

오늘 아침은 평소와 달랐다. 눈을 뜬 시간은 어제와 같지만, 행동은 민첩했다. 침대와 화장실에서 스마트폰을 켜지 않았다. 나는 아내에게 가볍게 키스하고, 바로 침대에서 벗어났다. 민첩하게 샤워했고, 어제보다 10분 일찍 출근했다. 회사 주차장에서 스마트폰 녹음 앱을 켜고 속삭였다.

'웬일이지? 어제랑 뭐가 다른 거지? 뭔가 변화가 있는 것 같은데 이건 뭐지? 여보는 또 웬일로 힘들어하는 내색 없이 이틀 연속 밥을 차려주는 거지?'

회사 식구들과 출근 인사를 막 마쳤을 무렵, 눈앞이 번쩍했다. 작은 변화의 원인을 찾았다.

부담감, 그리고 작은 변화.

<남편일기>의 시작을 알린 이틀 전의 첫 글은, 나에게 큰 부담이었다. 마음에 쏙 드는 <남편일기 엠블럼>을 만든 것도 그랬다. 그 부담이 나의 오늘 아침을 바꿨다.

'내가 시작한 <남편일기>가 어딘가에 나를 기록하고, 이게 나를 감시하는구나!'

지난 며칠간 느낀 부담감은, 나의 움직임은 민첩하게 만들었고, 내 행동의 작은 변화에 집중하게 했다. 부담의 결과는 긍정적 이다.

아내도 마찬가지다. 일기의 말머리에 아침을 먹었는지, 안 먹었는지를 기록하니, 아내도 약간은 부담이 되나 보다.

'이건 작전 성공이다.'

뭔가 될 것만 같다.

아주 작은 그 변화를 기분 좋게 받아들였다. 초여름의 그늘은 시원했고, 내 마음도 모처럼 시원했다. 깊은숨을 뱉어내며 중얼거렸다.

'작은 변화 몇가지가 이토록 즐거울 줄이야!'

따지고 보면 어제와 같은 일상이었다. 하지만 그 일상을 살아가는 마음은 어제와는 분명 달랐다.

'뭔가 될 것만 같다!'

즐거운 마음으로 집으로 돌아온 나는, 아내에게 스팀잇 모자를 씌우며 인증사진을 찍는다. 부끄러운 아내는 모자를 눌러쓰고, 벗었던 마스크를 주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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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의 또 다른 작은 변화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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