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한국-스웨덴 전에 대한 간단한 후기

어제 스팀잇에 계신 많은 분들과 마찬가지로, 한국-스웨덴 경기를 시청했습니다. 제 두 시간을 돌려주세요

축구를 좋아하고 자주 보지만 전문적인 지식은 없는 입장이니 가벼운 팬의 관찰이라고 생각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 정적인 국가대표팀

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팬입니다. 이번 시즌 맨유 경기를 보면서 자주 느낀 게, 전방에서의 움직임이 매우 빈약하다는 겁니다. 포그바나 마타처럼 플레이메이킹이 가능한 선수가 공을 잡고 있을 때, 전방에서의 움직임이 별로 보이지가 않습니다. 이럴 경우, 패스 경로는 예측이 가능해지고 수비는 위치를 효과적으로 잡게 됩니다.

우리나라 국대도 역습 장면 몇 번을 제외하면 비슷한 모습이었습니다. 손흥민을 측면으로 기용했으니 전방에서 잘 흔들어줘야하는데, 김신욱은 움직임이 매우 적었고 황희찬은 상대적으로 움직임은 많았지만 수비의 약점 지역을 찾는 데에는 실패했습니다. 결국 공격이 단조로와졌죠.

마찬가지로 수비에서나 루즈볼 상황에서도 공을 향해 가는 것이 아니라, 공이 오는 것을 기다리다가 스웨덴 선수가 공에 먼저 도달하는 모습이 많았습니다. 너무 편안하게 경기를 하려고 했다, 그런 느낌이 많이 드는 장면들이었습니다.

  • 볼터치와 컨트롤 문제

이승우가 투입됐을 때, 처음 패스를 받고 드리블하는 순간 느끼신 분들이 있을 겁니다. "다른 선수들에 비해 공이 발에 붙어 있는 느낌이다." 반대로 말하자면, 그때까진 뛴 대부분의 선수들이 그런 볼터치나 컨트롤이 기준 미달이었다는 소리도 됩니다.

손흥민, 이승우, 그리고 기성용 정도 외에는 다들 세밀한 볼컨트롤이 안 되니 공격이 유지가 안 되고 수비에서도 불안한 상황이 나왔습니다. 또한 패스 실수로 인해 박주호 선수가 부상을 당하는 등 여러모로 안타까운 장면이 나왔죠.

  • 약간의 희망

여러모로 논란이 많았던 김영권은 어제 나름대로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줬다고 봅니다. 몇 번 멋진 태클도 나오면서 어느 정도 자신감을 회복했을 거라 생각합니다. 조현우 골키퍼는 "유럽 어딘가에서 나 좀 데려가줘"라고 하는듯이 신들린 모습을 보였죠. 페널티야 뭐 반반 확률이니 골키퍼 탓이라고 할 수는 없죠.

이승우도 교체되어 들어오면서 주눅들지 않고 자신의 플레이를 하기 위해 애썼고, 손흥민도 경기가 갈수록 짜증이 낫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출중한 재능의 선수라는 건 보여줬다고 봅니다. 단지 솔로캐리하기에는 좀 힘든 상황이다보니......

국대 선수들과 감독도 알고 있겠지만, 팬들이 국대를 보면서 원하는 건 의지와 투지입니다. 축구에 대해서 좀 아는 팬이라면 이번 월드컵에서 엄청난 성과를 기대하진 않을 겁니다. 다만 국가대표라는 자격을 달고서 뛸 때, 그만큼 그 자격을 소중히 여기고 있고 그에 상응하는 노력과 근성을 보여주면 팬들은 다시 믿어줄 거라 생각합니다.

많은 기대는 안 하지만 그래도 응원할 겁니다. 제 국가대표팀이니까요.

국가대표팀의 선전과 노력을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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