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운 네살... 손을 잡고 훈육했습니다.

저희 둘째... 5살이지만 11월 말 생이라 이제 막 3돌이 지난 앵무새 지능 수준의 아가입니다. 미운 4살이라고 하죠. 딱 지금이 그 때 입니다. 저는 오늘 제대로 헐크가 되었었지요.

아이들은 밥을 먹을 때 가만히 있지 못하잖아요? 대부분 그렇지 않나요? 저희 두 딸도 가만히 있지 못하고 계~속 떠들면서 놀면서 먹어요. 저녁 식사가 늦어 자야 하는 시간이 다가오니 아이들이 얼른 잠들어야 한다는 압박감을 가진 저는 더욱 마음이 급해졌지요. 밥 먹을 때엔 장난치지 말고 밥을 먹어야 한다는 교육을 해야 한다는 생각도 들었고요. 그래서 둘째의 밥을 잠시 숨겼습니다.

"어어~ 내 밥 어디 있지? " 둘째가 밥을 찾습니다. "밥 안 먹고 장난쳐서 치웠어." 엄마가 거들어주네요. 그런데 화난 둘째가 "내 밥 내놔!" 하면서 소리를 지르더라고요.
저는 서서히 화가 났지만 참고 숨겨놨던 밥을 돌려주었습니다. 그런데...

이 녀석이 저를 때리더군요. 예전에는 이런 버릇이 없었는데 언니랑 놀면서 몇 대 맞고 나서인지, 어린이집에서 친구들과 다툼에 의한 배움 때문인지 며칠 전부터 손찌검을 하는 버릇이 생겼습니다. 적당히 훈육한다고 했지만, 적절히 이뤄지지 않았나 봅니다. 더욱이 아빠를 때리다니...

순간 열불이 났습니다. 바로 두 손을 꼭 잡아 못 움직이게 하고 두 눈을 똑바로 바라보며 "때리면 안 되는 거야."라고 말했습니다.

아이가 막 소리지르며 떼를 쓰더군요. "때리면 안 되는거야."라고 말해도 대답을 하지 않습니다. 그냥 떼를 씁니다. 놓으라고... 5분 정도가 지나니 "응~~~!!!"이라고 대답하지만, 여전히 악이 잔뜩 끼어 있는 목소리로 소리 지르며 대답하네요.

"네라고 대답해야지."

"응~~!!!"

"네라고 대답해야지."

"응~~!!!"

몇 번을 반복했습니다. 그러다가 결국 "네"를 하는데 여전히 화가 나 있네요. 일단 두 손을 놓아줬습니다. 그런데 다시 저를 때립니다.

훈육이 끝났을 때 어느 한쪽이라도 화가 나 있으면 안 된다고 합니다. 잘못된 훈육이었죠.

아이를 안고 방으로 데려가 둘만 앉아 저를 바라보게 한 후 두 손을 다시 잡았습니다. 약 3분 정도 더 울더군요. 그리고 서서히 울음이 잦아들더니 "네 죄송합니다."라고 말합니다.

"때리면 안 되는 거야." "네, 아빠. 때려서 죄송합니다."

"아빠도 두 손 잡아서 미안해."하면서 안아 줬습니다. 그리고 사랑한다고 말해줬지요.

1분도 안 됐는데 아이는 기분좋게 또 재잘거리며 밥을 먹습니다. 밥을 다 먹겠다며 자기를 보라고도 하고 키가 이만큼 컸다며 자리에서 일어서기도 하고 언제 혼났냐듯이 신나서 밥을 먹더라고요.

지금 자고 있는 아이를 생각하면 가슴이 아픕니다. 오늘 훈육에서 잘못된 점이 있었습니다.

아이의 손을 잡는 이유는 아이가 다칠까봐 잡는 것인데 저는 오늘 너무 세게 잡았습니다. 아이가 잡힌 손이 아프다고 하더군요.
'아빠가 화나면 나를 아프게 하는구나'라고 생각할까봐 겁이 납니다. 적절히 훈육을 했는지도 모르겠고요. 오늘 훈육의 결과가 당장 나타나는 것도 아니니까요. 혼난 뒤 아이는 기분 좋게 밥을 먹었지만 혼나지 않고 즐거운 마음으로 하루를 마무리 한 것보다는 못한 결과지요. 육아는 정말 어렵습니다.

저는 지금도 마음이 편치않습니다. 참... 쉽지 않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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