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EEM] 최근 조용해지고 있는 스팀잇을 보면서 주절주절

@sjchoi입니다.

최근 스팀잇 분위기가 확실히 한 두 달 전보다는 가라앉아 있다는 느낌이 듭니다. 바쁜 일상으로 스팀잇에 많은 시간을 투자하고 있지는 못하지만, 스팀잇에 대한 애정은 여전히 많습니다. @twinbraid님이 '스팀 불만의 쿨탐이 왔다!!' 포스팅에서 말씀하신 스팀의 주기에서 지금은 어디 쯤일까요? 아마 하강기의 초입이지 않을까 하네요. 곧 불만이 쏟아져 나올 때일까요?

이 즈음이면 이제 또 스팀잇의 보상이나 시스템에 대한 이야기들이 더러 나옵니다. 보상이라도 넉넉히 나올 때라면 조금은 버거워도 꾸역꾸역 글도 쓰고 소통도 하지만, 보상이 충분치 않은 기간이 조금이라도 길어지면 그에 대한 동기가 많이 줄어들게 마련입니다. 사람 마음이 또 그렇죠.

최근 다른 커뮤니티에서 이름을 날리던 분들이 스팀잇을 찾아오기도 하고, 언론사에서도 스팀잇에 가입하여 글을 쓰고 있기도 합니다. 하지만, 역시 중요한 건 소수의 특정인이 스팀잇 커뮤니티를 이끌고 가는 것이 아니라 다수의 사람들이 이곳 스팀잇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스팀잇을 왜 하는 걸까요? 어떻게 하면 많은 사람들이 스팀잇을 더 즐길까요?


동기란, 사전적 의미로 '어떤 일이나 행동을 일으키게 하는 계기'라는 뜻입니다. 그리고 동기 이론에서는 이를 크게 두 가지, '외재적 동기'와 '내재적 동기'로 나눕니다.

'외재적 동기'란 외부 요인에서 찾는 동기를 말합니다. 예를 들면, 직장에서의 연봉이나 성과급, 학교에서의 칭찬 스티커를 꼽을 수 있습니다. 반대로 '내재적 동기'란 내부 요인에서 찾는 동기입니다. 어떤 일을 함에 있어서 성취욕이나 자기 만족 등을 예로 들 수 있습니다.

한 실험이 있습니다. 꽤 유명해서 아시는 분도 있겠지만, Edward L. Deci(에드워드 데시)가 했던 실험으로, 인간의 동기에 대한 실험입니다.

첫째 날, 대학생을 대상으로 퍼즐을 풀어보게 합니다. 그리고 두 그룹으로 나누어 둘째 날에는 A 그룹에게 보상으로 '퍼즐을 맞추면 1달러'를 제시합니다. 그리고 마지막 날, 다시 보상이 없는 채로 퍼즐을 풀어보게 하죠.

어떻게 되었을까요?

첫째 날은 두 그룹 사이에 퍼즐에 몰두하는 시간이 유의미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둘째 날에 보상을 받았던 A 그룹은 셋째 날에는 B 그룹에 비해 퍼즐에 자발적으로 몰두하는 시간이 줄어들었습니다.

외재적 동기든, 내재적 동기든 사람은 어떤 일을 하는 데 있어서 동기가 매우 중요합니다. 그럼에도 위 실험에서 볼 수 있듯, 외재적 유인이 지나치게 강조되는 분위기에서는 그 유인이 상실됨에 따라 동기가 빠르게 상실됩니다.

창의성을 발휘하고, 일을 지속적으로 즐기는 데 이바지하는 데에는 외재적 동기보다는 내재적 동기가 유효합니다. 외부의 유인에 휘둘리지 않고 스스로의 즐거움을 찾는 자기결정권이 무언가를 오랫동안 즐기게 하는 데 보다 중요한 셈입니다.


다시 스팀잇으로 돌아와 볼까요?

앞서 말씀드린 외재적 동기와 내재적 동기의 스팀잇 버전입니다.

그냥 가볍게 생각해 본 것이기 때문에 다 들어맞지는 않겠지만, 대략적으로 이런 구분이 있겠거니 하면 될 것 같습니다.

모두 알고 있다시피 스팀잇은 태생적으로 보상이나 STEEM/SBD 가치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외적인 유인에 치중된 SNS입니다. 즐겁게 글을 쓰면서도 보팅에 대해 신경쓰지 않을 수 없고, 그 보팅에 따라 감정의 변화가 생기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운명 같습니다.

스팀잇 특유의 매력을 느끼기도 전에 보상에 매몰되면 정착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많은 신규 스티미언 분들이 이 허들을 잘 넘기지 못하고 오래지 않아 떠나는 경우도 많이 봤습니다. 그마저도 호황기에는 많은 분들이 즐거움과 환희에 가득하다가 요즘과 같이 STEEM/SBD 가치가 떨어지는 경우에는 발길이 많이 끊깁니다.

그 허들을 잘 넘을 수 있도록 지금까지는 대부분의 해결책을 스티미언들이 자체적으로 제시해서 커뮤니티를 이끌어 왔습니다.

지금 현재 스팀잇에서 이러한 동기들을 자극할 수 있는 장치들을 대략적으로 또 정리해 보면 이 정도로 볼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가만히 들여다 보면, 스팀잇 생태계를 마련해 나가기 위해 정말 많은 사람들이 에너지를 써 가며 노력해 주고 있구나 싶습니다. 특히 오랫동안 스팀잇에 애정을 가지고 커뮤니티를 이끌어 와 주신 분들(누군지 말하지 않아도 쉽게 떠올릴 수 있는 많은 분들)의 노력이 지금의 스팀잇, 특히 KR 커뮤니티를 떠받치고 있구나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사실 개개인의 이러한 노력은 무한정 기대하기도 어려운 것이 사실입니다. 최근에는 '스스로 홍보 프로젝트'도 종료를 했습니다(스티미언 지원 프로젝트 종료 안내). 애초부터 @abdullar님과 @jungs님이 아니었으면 있지도 않았을 프로젝트였기에 아쉬움보다는 고마움과 감사한 마음뿐입니다. 다른 많은 분들이 진행하고 있는 선의의 프로젝트 역시 끝없이 계속될 거라는 생각은 하기 어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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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저는, 하루 빨리 시스템에서 갖춰져야 할 장치들이 갖춰졌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외재적인 유인에 대한 시스템이라고 한다면, 글을 쓰는 사람(참여자)과 소위 고래라고 하는 SP 보유자(투자자) 간의 괴리를 줄이는 방향이 나와야 한다고 봅니다. 그렇다고 단순히 고래라는 이유로 포스팅을 줄이거나 셀봇 비율을 줄이라는 등의 희생 방식은 지속적이지 못합니다. SP 보유자들의 파워를 분산할 수 있는 별도의 유인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종종 합니다.

아마 이런 방향에서 최근 @clayop님이 실험적으로 진행하고 있으신 스팀마노 프로젝트 등이 나온 것 같다고 봅니다. 최근 @virus707님의 글 [스팀] 고정관념이 박살나길....도 이런 일환으로 볼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youngbin126님의 댓글 내용도 눈이 많이 갔습니다.

내재적인 유인이야 두 말할 것도 없이 가장 시급한 건 역시 편의성이 아닐까 합니다. 최근 SNS라면 어디든 가지고 있는 카테고리를 스팀잇은 아직도 보상순, 인기순 줄세우기 외에 갖춘 게 없습니다. 대부분의 내재적 유인은 사람과 사람 간에, 그리고 스스로 찾는 경우가 많지만, 스팀잇 측에서도 UX/UI 디자인에 대한 고민을 공유할 수 있다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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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절주절 말만 많았습니다.

아마 굳이 또 여기서 성토하지 않더라도 스팀잇 측에서도, 그리고 증인들 사이에서도 충분히 사용자들의 의견이 어떤 방향인지는 알고 있을 겁니다. 스팀잇을 지지하는 많은 분들이 느끼시겠지만, 스팀잇은 다른 프로젝트들에 비해 커뮤니티나 개발진이 짱짱하고 증인들이 의견 수렴을 잘 해 주어서인지 방향도 잘 잡아가고 있다고 봅니다. SMT나 커뮤니티에 대한 기대도 적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최근 불황 아닌 불황을 겪고 있는 (그럼에도 작년에 비하면 또 무척이나 활발한) 스팀잇을 보니 오는 사람 안 막고 가는 사람 잘 붙잡는 스팀잇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에 글 몇 자 적어 보고 갑니다.

글을 쓰는 중에 마음이 아프게도 스팀 가격은 또 툭 떨어졌군요. 아니, 모든 코인, 토큰들이 아프군요..
비도 추적추적 오는 것이 뭔가 저릿저릿합니다.
이럴 때일수록 스팀잇 백서, SMT 백서를 보며 마음을 다스리는 것이 좋겠습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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