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드월렛에 자금을 옮기고 나니...

미국에 계신 이정재 닮은 지인분이 trezor 하드월렛을 선물로 보내주셨다. 미루고 미뤄왔던 분산화 된 자금을 드디어 하드월렛에 중앙화하였다. 티끌모아 푼돈이 되었다.


그동안 빗코는 일렉트럼에, 이더와 토큰류는 mew에 저장해 두었다. 개인키 보관은 여기저기에 해놓아서 머리가 나빠지지 않는한 별 걱정은 안됐다. 리커버리 문구도 여기저기 적어두었다. 그냥 보아서는 알 수 없게 여러가지 기법을 구사해두었다. 그래도 여전히 마음 한켠에는 불안감이 존재했다. 이 푼돈가지고 처자식 먹여살릴 수 있을까...

생활비 보탬을 위해 열심히 공부하고, 믿음을 가지고 존버한 결과 비록 푼돈이지만 그래도 남자의 자존심을 지켜줄만한 비자금이 되었다. 그러니 또 걱정이다. 와이프에게 걸리면 안되는데.
그러면서도 딜레마다. 혹시나 내가 꼴까닥 하게 된다면 이걸 내 가족에게 어떻게 전달해 줄 수 있을까. 와이프에게 말해야하나. 거래소에 맡겨진 알트들은 또 어떻게 하지. 거래소 비번을 알려줘야 하나.

일단 트레저에 옮겨보자.

암호복구 단어 24개를 잘 적어두고 지갑을 생성했다. 이 문구를 어디다 숨겨서 저장을 할 것인가. 푼돈을 위해 금고를 사고 싶다.
지갑을 생성하니 여러 코인들의 공개키를 제공해 준다. 차례대로 빗코, 빗캐, 이더, 이클, 그리고 토큰들을 전송했다. 나의 모든 자산들이 여기 모였다. 그러니 24개의 단어를 적어놓은 메모가 너무나 무겁게 느껴진다. 이거 잃어버리는 순간 나는 끝장이다.


수십번의 고민 끝에 와이프에게 고백을 했다.
여보. 내가 연애할 때부터 조금씩 빗코를 샀어. 와이프의 반짝이는 눈과 커진 귀를 보고 말을 이어나갔다. 그거로 뮤즈도 사고, 빗셰어도 사고, 스팀도 사고 쬐금씩 까먹고 있는데... 응? 이더는 안샀어...ㅠㅠ
암튼 푼돈이 있는데 나중에 큰 돈이 될꺼야. 혹시나 무슨 일 생기면 어디어디를 봐...

하드월렛 덕분에 나의 비자금을 와이프에게 공개하게 되었다.
그 동안 근질근질 했는데 잘 됐다.
그 동안 스팀 좀 그만 하라고 할 때마다 깨갱했는데, 이젠 당당히 하겠다.
다만 집안일 잔소리는 조금 덜 수 있을까 했는데, 그건 역시 오판이었다.

여보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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