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비뽑기 걸린 죄로 추석 전날 당번 서다 쓸쓸한 화장실에 바지 까고 앉았는데
스마트폰 삼매경에 침 꽂은줄 몰랐구나 가려워 긁다 보니 벽에 붙은 모기 하나
범인은 너뿐이다 냅다 때려 잡고 보니 손바닥 위 터진 몸엔 피 한 방울 안 들었네
여기저기 찔러보다 한 방울도 못 빨았나 갑자기 든 미안함에 모기 향한 묵념 일초
기왕에 가려울 것 꼼짝 않고 빨려 줄 걸 한가위 풍요로움 느낀 뒤에 죽게 할 걸
*편안하고 행복한 황금연휴 되셔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