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정 프로젝트 앞두고 백범 다시 읽기

주말 내내 백범일지를 읽었다. 중학교 때 읽다 재미 없어서 포기한 뒤 정확히 20년만에 제대로 본 것인데. 확실히 나이가 찬만큼 행간이 조금은 읽힌다. 프로젝트 준비한다고 이것저것 잡다하게 읽어내려간 것도 도움이 된 듯 하고.

아무튼 백범일지엔 나의 소원을 비롯해 좋은 문장이 참 많은데. 그중 가장 눈에 띄는 하나만 꼽으라면, 백범이 문장 속에 사용한 연호다. 백범은 연도를 표기할 때 '민국 몇 년'이라 적었다. 예를들어 1946년을 말할 때면 백범은 (원년을 1년으로 계산) 민국 28년이라 했다. 대한민국의 시작점을 1919년 4월로 본 것이다. 다시 생각해도 박근혜 때 얼마나 말도 안 되는 역사 논쟁을 한 것인지 기가 찰 일이었다.

지난주 마지막 멤버를 뽑기위한 짧은 공지를 올렸다. 개인적으론 중국어 학원을 등록하고, 정부 자금을 받기위한 서류 작업도 마쳤다. 꽤 많은 친구들이 지원해주고 있다. 학생 뿐 아니라 가수, 배우, 작가 등등 직군도 다양하다. 3월 31일 마지막까지 마음 맞는 좋은 분이 더 지원해주길 바랄 뿐.

그런데 <How are you 임정> 프로젝트를 진행할수록 솔직히 부담이 컸던 것 같다. 지금은 그래도 좀 나아진 상황이지만, (최초 계획했던) 3월 14일 출국을 앞두고는 괜히 예민하기만 했다. 중국어는 안 되지, 정부 지원금은 안 나왔지, 현안도 마크해야 하지, 무엇보다 엠비 감옥가는 것도 챙겨야 하고... 결과적으로 프로젝트를 6월로 미룬 이윤데, 아무튼 총체적 난국이었다. 스스로 시간에 쫓겨 기본조차 제대로 채우지 못한 것이 진짜 이유지만.

지난 9일 <그들을 생각하면 눈물이 난다>의 저자 김태빈 선생님을 직접 만났다. 한성여고 문학 교사인 김선생님은 혼자 임정의 기록을 찾아 수년째 답사를 다니고 있다. 1930년대 상해 지도를 비교해가며 임정이 처음 시작했던 그곳, 백범과 윤봉길 의사가 마지막 식사를 한 장소, 김원봉이 눈물을 흘린 그곳을 직접 찾아 기록했다. 선생님은 '기본에 충실한 프로젝트였으면 좋겠다'고 말하더라.

6월 18일 출국에 앞서, 4월 10일부터 나흘짜리 휴가를 냈다. 기안에 적어 넣은 이유는 '사전 답사'.

원래라면 4월 11일이 임정수립일이다. (4월 13일로 알려져 지금까지 계속 그렇게 행사를 치러왔지만). 미리 가서 혼자 그날의 상해는 어땠을까 생각해보고 싶었다. 티켓을 발권했고, 임정에서 40분 거리에 위치한 8인실 게스트하우스 예약도 했다.

백범일지를 다 읽고 나니,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로드다큐 How are you 임정을 잘 만들어야 하는 이유가 하나 더 늘었다. 주말 저녁, 괜히 길게 썰 풀었다. 정말로 잘 만들고 싶은 마음이다. 많이들 도와주시라 믿는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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