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주일지Day#2

이틀차다.

날씨가 더운건지 땀이 줄줄줄 난다.

MS와 보드카페에 들러 홀덤포커를 하는데

역시나 매일같이 마시던 맥주한잔이 간절할 뿐.

게임에도 집중이 되지 않는다.

런도 좋지 않고 개패만 들어온다.

저녁에는 어머니를 모시고 조개구이를 먹으러 갔다.

술을 먹지 않는다고 큰소리 뻥뻥쳤던 터라

사이다를 두병시켜 먹었다.

조개를 한시간 가까이 구웠다.

땀이 줄줄줄 흐르고 가게의 모든 테이블에 술 없는 곳이 없다.

아주머니가 나를 좋게 봐주셨는지 양도 너무 많다.

한시간반정도를 조개를 굽다보니 땀이 안경에 맺힐 정도다.

맛은 있는데 술과 함께 먹지 못하니

이같이 괴로울 수가 없다.

"오늘 같은날 한잔 먹어" 어머니는 나에게 술을 권한다.

아 어찌 부모된 도리로 자식이 금주를 실천하는데

술을 권할 수 있단 말인가?

음 별 상관은 없는건가.

하긴 내 의지만 강하면 되지.

남에게 어차피 의지할 생각도 없었다.

현재로써 금단 증상은 상당히 초조한것과

자꾸 거실과 방안을 왔다갔다 하는것과

다리를 심하게 떠는것

별것도 아닌데 땀이 주르륵 흘러내린다는 것과

소화가 되지 않는 점.

뭔가가 불안한것

외에는 큰 문제는 없어 보인다.

술은 물이지만 물과는 달리 불이 붙는다.

양 화의 성질 때문이다.

그래서 밤이 되고 음기가 가득차면

술이 땡긴다.

나는 음적인 사람이라 술에 의존증이 생긴걸지도 모르겠다.

술을 끊고 운동도 하고

밥도 잘 챙겨먹고 건강한 몸을 만들어서

뭐 할건데?

그 모든걸 다 깨부실 만한 매력이 알코올에 있다.
(이건 자기 합리화다)

나는 내 뇌를 정확하게 알고 있다.

절대 저런 망상에 휘둘려서는 안된다.

어제 새벽에는 충동에 휩싸여서

편의점에 갔다가 맥주 냉장고 앞에서

옛사랑을 바라보듯 무심히 서있기만 했다.

그리고는 콜라 PT하나와 콜라캔 6개, 헛개수, 아이스크림 3개와

커피 3잔을 사왔다.

탄산을 마시니까 맥주 비슷하게 취기가 올라오는것 같았다.

하지만 술 먹은것은 아니지.

미치겠군.

글이라도 적지 않으면 버틸 수 없을지도 모른다.

나는 알콜중독 중증환자를 만난적이 있다.

전국을 떠돌던 시절.

나는 그가 일부러 손발을덜덜덜 떠는것이라 생각 했다.

왜냐면 나에게 술을 안먹으니 손이 떨린다며 자랑을 하듯

손을 내미는 데

너무 심하게 떨렸기 때문이다.

그날부터 술을 끊었는데

정확히 그는 3일 후부터 그 떨림이 사라져 버렸다.

정말 놀라웠다.

일주일정도가 지나자 푸시업을 할 수 있을 정도의 근력도 생겼으며

턱밑으로 쳐쳐있던 살이 들어갔다.

일주일전의 사람이라고는 생각되지 않는 안색의 변화.

하지만 그 안색의 변화보다 맛있는 술.

3달뒤에 맛있게 먹어주지.

기다리라고...

아 나같은 놈이 해낼 수 있을까?

끈기 없고 의지박약인 나...

그걸 이제 알고 인정을 하니까

개선될 수 있기를

내 자유의지를 오직 내 선택에 의해서 한다.

술이 먹고 싶으면 먹겠다.

하지만

3달간은 먹지 않겠다.

나는 지금 술이 먹고 싶지가 않다.

아니 솔직히 말하면

술이 먹고 싶은 것 보다

작심삼일 하는 병신 꼴을 보이기는 싫다.

나는 병신이 아니다!!! = 고로 술 안먹는다...

나는 알콜 중독자다.

알콜 중독자다.

인정하고 고치자.

더 나은 삶?

그딴것 필요 없고

술에 취해 병신 같은 말을 지껄이고

무분별하게 감정에 취해 행동하며

다음날 마음의가책을 느끼고

숙취에 피로해진 심신을 느끼고 싶지 않다.

어쩌면

진짜 할 수 있을 지도 모른다.

아마도 내가 3개월간 술을 끊을 확률은 1% 정도 되지 않을까 싶다.

그래도 가능성이란것은 있는 것이니까

성취감을 느껴보자.

단기 목표는 내일까지 3일

그리고 중기 목표 10

장기 목표 30

30부터는 탄력 받아서 90일을 버틴다.

가즈아!

뭐 안되면 말고...

아 술 미치겠네 진짜

아 돌아버리겠다.

입술이 바짝바짝마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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