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일탈이었다

반복되는 챗바퀴 도는 생활을 하다보면 일탈을 꿈꾸게 된다.
'잠깐만 일탈을 하고나면 기분전환이 돼서 다시 챗바퀴 돌리러 와서도 활기차게 돌릴 수 있을거야'

꼭 그래서만은 아니었지만 한국에 다녀왔다.
만날 사람들이 많았고
만날 사람들에게만 연락을 했다.
사실은 더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싶었지만 그러려면 더 많은 시간이 필요했다.
한 3주 정도라면 정말 더할 나위가 없을 것 같았다.
그러나 그 말을 와이프 면전에 내뱉을 용기는 없었다.
'만날 사람들이 있어서 한국에 다녀와야겠어'
'며칠이나?'
'....일주일...은 좀 넘게 필요할것같아'

허락이 떨어진 후 항공편을 알아보면서 여정은 10일로 정해졌다.

저번엔 아들과 와이프를 데리고 갔었다.
아들은 감기에 심하게 걸렸고 난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이번엔 혼자 가야만 했다.
유부남이 하루이틀도 아니고 10일동안 해외(?)여행을...
이런 기회가 다시 올 것 같지는 않다.

코인계 입문한 이후로 항상 읽을것들이 넘쳐났고 시간은 부족하고 눈은 아팠다.
짧은것 위주로 먼저 읽게되고 긴 것은 나중에 읽으려고 미루게 된다.
여행이란 이런것들을 프린트해 읽을 좋은 기회다.
평소에 미뤄뒀던 백서들을 출력해서

호치키스로 안찝어지는 두께에 랄랄라 다이소에 가서 조그만 집게를 사다가 바인딩 해서 가방에 챙겨 넣었다.

. . .

바빴다. 매일 바쁘고 생각은 갈수록 복잡해졌다.
가장 뿌듯했던건 그 와중에도 엄마와 함께 오붓하게 보낸 시간이었다.
돌아오는 길에 공항가러 차 타기 전에 포옹하고 돌아설 땐 눈시울이 붉어졌다.

좋은 에너지를 받아 왔다.
메세지 자체를 건조하게 정리해보자면 굳이 만날 필요 없이 온라인으로도 가능한 얘기기도 하지만
이 타이밍에 꼭 직접 대면해보고 싶었고
일정 관계상 더 많은 사람들을 만나지 못해서 무척 아쉬웠다.
한정되어 있어서 더 아쉽고 소중한 BTC같은 시간.

가는길엔 프린트한 것들을 열심히 읽으면서 갔으나
돌아오는 길엔 그냥 골똘한 생각만 했다.
돌아온 다음날 풀리지 않은 여독에 곧바로 감기에 걸려 이틀간 앓아 누워 잠을 잤다.
추스려 일어난 다음에도 뭔가 붕 뜬듯 생각이 정리되지 않는 이유를 알아냈다.
바로 글을 쓰고 소통하지 않아서다.
글로 정리하면서 러프한 계획들을 구체화 시키고 나야만
요즘 진도가 잘 안나가고 있는 코딩도 잘 될것만 같다.

좋은 일탈이었다.
다음기회는 좀처럼 그려지지 않는다.
올해 10월에 둘째 아이가 태어나고 나면 얼마나 정신없을지 눈에 선하다.
그 전까지 일들을 궤도에 올려놓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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