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숲속에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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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숲속에 지어진 아파트에 살고있다
역세권이 아닌 숲세권에서,
나의 가족과 함께 살고 있다

이집을 처음 만났을때는 초여름 초저녁이었다

빌딩사이 덥고 매연섞인
숨막히는 공기가 아닌
산에서 불어오는 시원한 산소같은 바람이 너무 좋았다

도로가의 시끄러운 자동차의 소음대신

때마침 저 산 속 절에서 들려오는 묵직한 종소리는
내 영혼까지 정화시켜주는 울림이었다

나는 이 집을 처음본 순간부터 반해버렸다

다음날 부모님을 모시고 다시 집을 보러왔다

아버님은 '자연은 돈을 주고 살수 없는 것'이라 하셨다

그리고 우리는 이집에서 살게 되었다

이집에서 처음 맞이한 가을의 밤에는
산속 어디선가 들리는 산짐승의 포효에
놀라 잠이 깨기도 했다
(고라니의 울음소리라면 아시려나 ㅎ)

아침이면 산새가 지저귀는 새소리에 눈을 뜨고
밤이되면 풀벌레소리에 잠이드는

사시사철 계절을 느낄수 있는 그런집
그집이 나의 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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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이 머물다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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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아침 물안개를 만나고

아파트 일층현관을 나서면 3분안에 저 깊은 숲으로 들어갈 수 있는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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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랫동네 넓은 평야의 신도시가 완성되고

역세권, 상권이 주는 편리함과
많은 갈등이 있었다

그러나 아직은 숲이 우리가족에게 주는
맑은 공기와 자연을 포기하기가 어려웠다

아이는 집주변을 산책하며 숲을 느끼고 자연을 배운다

달팽이 산새 나무 꽃 솔방울 나뭇잎 잠자리 아카시아향기 가지각색의 돌멩이 하물며 두더지까지...

이제 곧 봄이오면
나무에서 땅속에서 푸릇한 새순이 싹트고
아이의 눈도 반짝일 것이다

나무와 꽃의 이름을 술술 외우는 그런 배움을 원하는건 아니다

꽃잎 저마다의 색을 보고 향기를 맡고
그 보드라움을 느끼면 된다

나무의 둘레를 껴안아보고 나뭇결을 만지고
나무의 뿌리와 가지 나뭇잎의 가치를 알면 된다

산새가 지저귀는 소리를 듣고 날개짓을 보고
산새와 어울리며 뛰어놀면 된다

아이가 자연을 느끼고 자연과 함께 어울리며
커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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