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팀잇은 어떻게 혁신을 이뤄냈는가, 그 세계관에 대한 심층 분석 - 1. 스팀잇의 3원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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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팀잇은 어떻게 혁신을 이뤄냈는가, 그 세계관에 대한 심층 분석 - 1


An incentivized, blockchain-based, public content platform

스팀 백서 표지에 나와 있는 표현이다. 맞다. 스팀잇은 인센티브 및 블록체인 기반 공개형 콘텐츠 플랫폼을 지향한다. 다른 백서들에서 나와 있는 어떻게 보면 상투적이고 진부한 표현인 'Decentralized' 라는 표현이 없어서 좋다.


1. Intro

이 글은 스팀의 백서(August 2017) 영문본을 기본으로 하였다. 그리고, 그 번역본(번역: Renohq)의 도움도 받았다. 다만, 번역본의 경우 그것을 초벌로 하여 내가 새롭게 백서의 의도에 맞춰 다시 번역한 것임을 밝힌다. 여기에 학부에서 경제학을 대학원에서 재무관리를 전공하고 지난 20년간 벤처캐피탈에서 근무한 나의 지식, 경험, 노하우를 한 데 모아 작성된 것이다. 

본 글은 스팀잇의 세계관을 이해하는 데 그 목적을 둔다. 왜냐하면, 스팀백서는 내가 본 어느 백서보다도 더 많은 철학적, 경제학적 배경을 가지고 있고 이것을 현실세계에 접목하여 잘 풀어내었기 때문이다. 물론 이 부분에 감동을 느껴 내가 이렇게 수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이는 지도 모르겠지만 말이다.


2. 스팀잇 설립의 시대적 배경

페이스북, 트위터, 레딧 등과 같은 소셜미디어의 주주 및 투자자들은 그 플랫폼 사용자들이 생성한 콘텐츠를 기반으로 거대한 부를 축적해 왔다. 그러던 중 2014년 레딧이 자신의 플랫폼인 Reddit.com에 글을 포스팅 하거나, 댓글을 달거나, 보팅(좋아요)을 하는 기여자들에게 레딧 회사의 주식을 줄 경우 플랫폼이 좀 더 발전할 것이라는 가설을 제기하였다. 소셜미디어의 횡포(?)에 반감을 가지고 있던 네드 스캇(Ned Scott, CEO)과 댄 라리머(Dan Larimer, CTO) 두 스팀잇 공동창업자는 의기투합하여 소셜미디어(커뮤니티)에 기여한 사람들에게 보상이 돌아가는 새로운 미디어 회사 스팀잇을 2016년 1월에 설립하게 된 것이다.


3. 스팀잇의 Vision을 실현시키기 위한 세가지 원칙


제1원칙: 자금조달(Financing)에 대한 보상/책임

스팀 백서에는 다음과 같이 쓰여져 있다. 

The most important principle is that everyone who contributes to a venture should receive pro-rata ownership, payment or debt from the venture.(가장 중요한 원칙은 기업에 기여하는 모든 사람은 그 기여도에 비례하여 지분, 채무상환을 받아야 한다)

이 원칙은 뭔가 자본주의 냄새가 난다. 자본 조달에 참여한 모든 이들은 그에 따른 보상을 받아야 한다. 자본 조달은 주식을 발행하여 자본화 시키거나(Ownership), 지분제공 없이 차입하여 부채로(Payment or Debt) 조달이 가능하다. 그리고 이 두 조달방식 모두에게 보상은 돌아가야 함은 당연지사다. 다음에 자세히 설명하겠지만 스팀(STEEM)과 스팀파워(SP, Steem Power)가 자본에 가깝고(SP는 약간 복잡하긴 하다), 스팀달러(SBD)는 부채에 가깝다.

제2원칙: 땀에 대한 보상(Sweat Equity)

The second principle is that all forms of capital are equally valuable. This means that those who contribute their scarce time and attention toward producing and curating content for others are just as valuable as those who contribute their scarce cash. This is the sweat equity principle and is a concept that prior cryptocurrencies have often had trouble providing to more than a few dozen individuals. (두번째 원칙은 모든 형태의 자본은 동등하게 가치가 있다는 것이다. 콘텐츠 생산과 큐레이션에 시간과 노력을 쏟은 이들은 자본 투자한 자들 못지 않게 가치가 있다. 이것이 땀에 대한 보상원칙이며 이전의 암호화폐들이 대다수 사람들에게 실패한 이유이기도 하다)

첫 원칙은 돈에 대한 보상원칙을 밝힌 것이라면 두번째 원칙은 노동에 대한 보상원칙을 적시하고 있다. 놀랍다. 자본주의의 원칙이 가장 중요한 원칙이라 말해 놓고 바로 노동력이 자본 만큼 중요하다고 한다. 여기서 사회주의적 색채가 살짝 드러난다. 그리고 노골적으로 예전 암호화폐들이 이 땀에 대한 보상을 제대로 하지 못해서 실패했다고 말하고 있다. 

땀에 대한 보상은 스팀달러와 스팀파워로 이루어진다. 그리고, 스팀달러는 스팀으로 전환되어 자본화 되기도 한다. 즉, 노동지분이 자본지분으로 바뀌는 것이다. 열심히 좋은 글을 쓰고 퍼 나르고 해서 피땀흘리며 스팀잇에 기여를 하게되면 우리도 언젠가(?) 자본가가 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ㅎㅎ

제3원칙: 신용협동조합(Credit Union)

뭥미? 왠 뜬금 없는 신용협동조합? 나도 처음엔 그렇게 생각했다. 그리고 다시 제1원칙, 제2원칙을 읽었다. 조금 이해가 되시는가? 제3원칙 관련하여 백서에는 다음과 같이 쓰여져 있다.

The third principle is that the community produces products to serve its members. This principle is exemplified by credit unions, food co-ops, and health sharing plans, which serve the members of their community rather than sell products or services to people outside the community.(세번째 원칙은 커뮤니티는 그 소속 멤버들을 위한 제품을 만들어야 한다는 점이다. 이 원칙은 신용협동조합, 식품협동조합, 의료비공동부담플랜 등에서 검증된 바 있는데, 이런 협동조합은  커뮤니티 외부의 사람들을 위해 제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 보다는 내부 멤버들에게 우선 서비스한다)

감이 오시는가? 그렇다, 커뮤니티는 커뮤니티 멤버들을 위해 존재한다. 이건 주주 개념도, 채권자 개념도, 노동자 개념도 아니다. 커뮤니티에 속한 조합원 개념이다. 스스로 주인이면서 생산의 주체가 되고 소비의 주체가 된다.

다시 제1원칙부터 제3원칙까지 읽어보시라. 이제 보이시는가? 스팀을 디자인 하는데 있어 기본으로 하는 원칙들이 서서히 자본주의에서 사회주의 그리고 마지막 협동조합(수정된 자본주의 혹은 이상적 사회주의 성격)에까지 이어짐을 이해할 수 있다. 위키피디아에 의하면 신용협동조합(Credit Union)은 역사적으로 18세기 산업혁명으로 인한 급속한 자본화와 자본주의 문제점 부상에 대한 반작용으로 나온 사회주의의 틈새에서 나온 공상적 사회주의를 사상적 기반으로 발생한 형태이다. 

그래서 우리나라 1세대 블록체인 투자자인 해시드 김서준 대표가 400년 역사를 가진 주식회사의 한계를 지적하며 블록체인 기반 코인 이코노미, 코인 자본주의로 가야된다고 지속적으로 말하는 거다. 나도 절대적으로 공감하는 바고. 근데 이게 전혀 새로운 개념이 아니라 200년 역사를 가진 신용협동조합에서 힌트를 얻은 거라니 이것 또한 아이러니다. 

신협의 원칙이 스팀 커뮤니티에는 어떻게 적용되었는가? 

'나'로 비유를 들면, 나는 스팀잇에 가입한 순간부터 스팀잇 이라는 협동조합의 멤버가 되었다. 그렇기에 난 커뮤니티를 위해 글을 쓰고  코멘트를 달고 리스팀을 해야 한다(노동력 제공). 열심히 글을 쓰면 나에게도 보상이 돌아온다. 그 보상은 스팀달러와 스팀파워 형태로 오는데 스팀달러는 스팀으로 전환가능한 채권(Note) 형태라 난 커뮤니티로부터 받을 채권이 있는 샘이다(동시에 커뮤니티 일원으로 채권을 부담할 책임도 진다). 뭐 일정 시간이 지나면 스팀으로 전환하여 주주로 바뀔 수 있다. 

난 콘텐츠 생산자이면서 동시에 소비자이기도 하다. 그렇기에 소비자(독자)로서 업보트도 해야 한다. 업보트를 하기 위해서는 스팀파워가 필요하다. 스팀파워는 초기에 없기 때문에 먼저 들어온 조합원에게 빌려(임대하여)서 쓸 수 밖에 없다. 아니면 스팀을 시장에서 사서(투자, Ownership) 그것을 파워업하여(Powering Up)하여 스팀파워로 바꿔 업보트에 참여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어뷰징을 하게 되면 커뮤니티 전체가 다친다. 그건 주주이며, 채권자이며, 조합원인 나로서는 해서는 안될 짓이다. 스스로도 자정노력을 하게 된다.


Perfect!

Beautiful!

죽이지 않는가?


백서는 다음으로 이어진다.

The Steem community provides the following services to its members:(이건 조합원으로서의 우리의 의무이기도 하다)

  1. A source of curated news and commentary.(큐레이팅한 뉴스와 해설등의 제공)
  2. A means to get high quality answers to personalized questions.(개인이 필요로 하는 질문에 대한 수준높은 답변등 제공)
  3. A stable cryptocurrency pegged to the U.S. dollar.(US 달러에 연동하는 안정적인 암호화폐)
  4. Free payments(거래 수수료 면제)
  5. Jobs providing above services to other members.(다른 멤버들에게 위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일을 제공)

이런 철학적, 경제학적 기반 하에 스팀은 기존 소셜미디어나 암호화폐 보다 좀더 공정하고 폭넓은 산출물을 만들어 낼 것으로 기대된다. 뭐 사실 이미 많은 부분을 만들어내어 건전한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긴 하다. 


이제 겨우 스팀백서의 'Introduction' 1페이지를 마쳤다. 아직 나에겐 심층분석해야 할 27페이지가 남아있다. 졸리다. 우선 자고 내일이나 다시 2편을 써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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