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걸려온 한통의 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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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대학친구에게 전화가 왔습니다. 편입을 했던 그를 처음 만난건 2016년 하반기. 제가 손에 꼽는 인생의 암흑기를 겪고 있던 시기였습니다. 우연치 않게 이야기를 하다가 자연스레 친해졌는데 그 친구와 합이 잘 맞아서 많은 주제로 이야기를 했습니다. 친구 덕분에 전혀 몰랐던 경제에 대해 눈을 뜨게 됐고, 미술과 예술, 술에 대한 지식도 얻었죠. 아무래도 나이대가 저와 비슷해서 그런가 공통 관심사가 많았습니다. 특히 정치와 철학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했답니다.

친구는 저보다 먼저 졸업을 하고 대학원 진학을 했습니다. 학부 때부터 연구실에 매일 같이 나가고, 대학원생보다 더 열심히 했던 그가 올 초 대학원을 그만뒀습니다. 학부 포함 근 1년 반 가까이 연구실 생활을 해보니 본인과는 안 맞는다는 결론을 내렸더군요. 이미 자퇴서까지 낼 준비를 했던 그에게 제가 해줄말은 없었습니다. 자기 앞가림을 저보다 잘 하던 친구라 사실 무슨 이야기를 하는 것 자체가 오지랖 같았거든요.

녀석은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수험생활을 했던 저는 헤어지기 전 그에게 제가 경험하고 느낀 것들을 알려줬고, 그는 고맙다며 집으로 갔습니다. 두 달만인 오늘 전화가 왔습니다. 무소식이 희소식이라고 했지만 내심 궁금하던 차에 친구가 먼저 전화를 걸어줘서 기뻤습니다. 시험 준비는 어떠냐 잘 되냐 건강은 하냐 등등... 여러 이야기를 하다보니 1시간이 금새 지나가더군요.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인생에 대해 이야기를 하게 됐습니다. 친구도 저도 이제 20대 후반을 향해 달려가는 상황이다보니 현실을 많이 고려할 수 밖에 없더라구요. 친구는 가진 선택지 중에서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 이것이라서 시험을 보는 거라고 하는데 뭐라 할 말이 없었습니다... 그리고 여유가 사라진 친구의 자존감은 바닥상태임을 쉽게 느꼈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통화는 끝났고 저는 생각에 잠겼습니다. 어쩌다 이렇게 된걸까...
최근 여러 사람들을 만나봤는데 이런 분들을 많이 봤습니다.
자기 자신을 너무 낮게 보는 사람들. 용기를 잃고 좌절하는 사람들.

이런 세상에 태어나서 그런 것인지, 단순히 경쟁에 밀려서 이렇게 된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제 자신의 앞 길도 어찌될지 모르는 판국에 이런 생각은 사치일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생각해봐야겠습니다. 혹시 모르죠, 미래의 제가 세상을 바꿀 위치에 갈지... 그런 위치에 도달하기 전에 미리 차근차근 생각해야 조금이라도 나은 해결책을 마련하고 문제를 진단 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좌절하고 일어서기란 정말 어렵다는 걸 많은 분들이 잘 아실겁니다. 일어나려면 용기가 필요한데 용기를 내기란 쉽지 않죠. 또 세상에 잘난 사람이 얼마나 많은지 거인들 속에서 사는 느낌이고 자신도 모르게 위축되곤 하죠.

일요일이 끝나고 월요일이 다가오는 이 시각. 자기 자신을 너무 낮게 보는 사람들. 용기를 잃고 좌절하는 사람들. 그 외 다른 여러 고민으로 힘들어 하는 분들께 소개 하고 싶은 글이 있습니다.

니체는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에서 이런 글을 남겼습니다.

나는 그대가 희망과 사랑을 결코 버리지 않는 사람이기를, 그대의 영혼 속에 깃들어 있는 영웅을 절대 버리지 않기를, 그대가 희망하는 삶의 최고봉을 계속 성스러운 곳으로 여기며 똑바로 응시하기를 바란다.

제가 가장 좋아하는 문구 중 하나랍니다!
여러분 영혼 속에 잠자는 영웅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모두 좋은 밤 보내시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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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욤 터지는 돌고래 그림을 그려주신 @carrotcake님과 환상적인 손글씨를 보내주신 @sunshineyaya7님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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