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경제 리포트] 몇 시에 퇴근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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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시에 퇴근하세요?

승차공유 막자고 출퇴근시간 법제화?!



안녕하세요. 월간 ‘신동아’ 강기자입니다.

스티미언 여러분은 몇 시에 출퇴근하세요? 제 출근 시간은 오전 9시~9시30분이고, 퇴근 시간은 들쑥날쑥합니다. 6시30분에 ‘칼퇴’할 때도 있고, 마감 등 바쁜 날엔 밤 10~11시에 퇴근합니다. 새벽 2,3시에 집에 가는 날도 있곤 했는데, 요즘은 그 정도로 늦는 일은 없어서 살 것 같습니다. 😂

제 주변을 돌아봅니다. 보통은 오전 9시 출근, 오후 6시 퇴근이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도 꽤 됩니다. 아침 방송을 진행하는 한 친구는 새벽 3,4시에 집에서 나와 늦어도 저녁 9시까진 귀가해 일찍 잠을 청합니다. 학원 강사인 한 후배는 오후 2시경 출근해 밤 10시 넘어 퇴근합니다. ‘마켓컬리’ 물류센터에 취재간 적이 있는데, 새벽배송을 하는 택배기사들의 출근 시간은 자정 12시더군요.


@pixabay

승차공유. 우리나라에선 불법입니다.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이하 여객법)은 택시가 아닌 일반 자동차가 ‘돈 받고 승객을 태워다주는’ 행위를 금지합니다.

“사업용 자동차가 아닌 자동차를 유상으로 운송용으로 제공하거나 임대하여서는 아니 되며,
누구든지 이를 알선하여서는 아니 된다.”((여객법 81조 1항)

그래서 2015년 ‘우버’가 1년 반 만에 한국 시장에서 퇴출됐습니다. 이후 국내 승차공유 시장에 등장한 것이 풀러스 등 카풀 앱입니다. 우버는 안 되는데 카풀은 되는 이유 역시 여객법에 있습니다. 여객법은 “출퇴근 때 승용자동차를 함께 타는 경우”를 예외로 규정해 일반 자동차의 유상운행을 허용합니다.

그런데 지난해 11월 출퇴근 시간에만 카풀 매칭을 해주던 풀러스가 ‘시간선택제’ 서비스를 출시하면서 스타트업계와 택시업계간 마찰이 빚어졌습니다(언론에서 크게 이슈화돼 다들 기억하실 거예요). 풀러스 측은 자율근무제 등으로 출퇴근 시간이 다양하므로, 드라이버가 출퇴근 시간을 자유롭게 선택해 카풀 운행을 할 수 있게 했습니다. 그러자 택시업계 등은 ‘출퇴근 때’에만 예외적으로 카풀을 허용한 법을 위반한 것이라며 반발했습니다.

‘승차공유’ 갈등이 택시-스타트업-서울시-국토부까지 가세한 모양새로 흐르자 지난해 12월 4차산업위원회가 ‘중재’ 역할을 맡기로 했습니다. 이해관계자 모두가 해커톤에 참석해 해결책을 찾아보자는 것이었죠. 그러나 택시업계의 불참으로 해커톤은 열리지 않았습니다.

6개월이 지난 현재도 마찬가지입니다. 지난 3월에 열릴 뻔했으나, 택시업계-4차위 간 오해(?)로 역시 불발됐습니다. 언론에 "택시업계가 ‘승차공유’ 토론에 참여하기로 했다"고 보도가 나가자, 택시업계는 “승차공유(카풀 앱)은 공식 의제에서 제외하고 <4차산업혁명과 택시산업 발전 방안>을 의제로 논의하기로 4차위와 합의했던 것”이라며 “4차위는 언론플레이에 대해 사과하라”고 요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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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업계 반발로 사회적 합의가 계속 뒤로 늦춰지는 사이, 승차공유 시장에는 여러 변화가 있었습니다.

현대차, SK 등이 동남아의 우버로 불리는 ‘그랩’에 투자했고(그러니까 해외투자죠), 렌터카와 대리운전을 결합한 (여객법을 비켜간) 신개념의 차량이동서비스(‘차차’)가 출시됐습니다. 현대차는 카풀 앱 ‘럭시’에 대한 투자(50억 원)를 거둬들였습니다(택시업계의 반발 때문이라는 말이 나오지만 현대차는 ‘그건 아니’라고 합니다). 럭시는 카카오택시를 운영하는 카카오모빌리티에 100% 인수됐습니다.

택시업계 입장은 확고합니다. “현행 법률상 허용된 자가용 유상운송의 범위를 벗어난 카풀 앱의 불법 행위를 용인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현행법에 출퇴근 시간이 명기돼 있지 않다는 것입니다. 그냥 ‘출퇴근 때’라고 돼 있습니다. 이에 택시업계 요구를 반영해 현재 국회에는 여객법 개정안이 제출돼 있습니다(이찬열 의원 등 발의). 핵심은 ‘출퇴근 때’를 ‘출퇴근 시간대(오전 7~9시 및 오후 6~8시)’로 개정하는 것입니다. 만약 이 안대로 법이 개정된다면 온 국민의 출퇴근 시간이 법으로 규정되는 셈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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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퇴근 시간을 언제로 봐야 할 것이냐. 사실 이것은 지엽적인 문제입니다.

승차공유 시장은 2025년경 300조 원에 가까운 시장이 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삼성전자 반도체 연매출이 60조 원인 것을 감안하면 그 규모를 대충 짐작할 수 있습니다.

“나는 내 차도 있고, 택시비도 낼 만 하다”고요? 현재 승차공유 이용 비용의 70% 가량이 드라이버 몫이라고 합니다. 시장은 이 드라이브 비용이 자율주행 등으로 크게 감소하면 승차공유 이용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합니다. 어쩌면 가까운 미래에 자동차를 소유하는 사람은 ‘스마트폰이 있으면서 계산기 갖고 다니는 사람’ 취급을 받을 지도 모릅니다.

럭시를 인수한 카카오모빌리티는 ‘럭시 업그레이드’ 판을 열심히 준비 중에 있습니다. 카카오모빌리티 분에게 “택시가 부족할 때 럭시가 그 보완재 역할을 하는 것이냐”고 물었더니 “그보다 더 크게 봐 달라”고 귀띔하더군요.

택시업계는 카카오모빌리티의 새 카풀 서비스에 대해서도 예의주시하는 것 같은데, 카카오모빌리티로 신구(新舊) 이동 서비스 간 갈등이 증폭될지, 아니면 신개념의 ‘합의’가 극적으로 나올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그리고 어차피 풀어야 할 문제라면 하루라도 빨리 논의가 진행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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