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하고 있는 연구에 대한 글 (Writing for the research what I'm doing)

안녕하세요. @kyongkyulee 입니다.

오랜만에 본가에 와서 맛있는 집밥도 먹고 잘 쉬었습니다.

자려고 누웠는데 잠이 오지 않아 제가 하고 있는 연구에 대해서 간단하게 소개해보고자 합니다.

저는 현재 화학과 대학원생이며 석박통합과정 4년차 학생입니다.

제 전공은 유기화학이며 세부로는 의약화학입니다.

의약화학 중에서도 방사성의약품에 대해 연구하고 있습니다.

우선 방사성의약품에 대해서 설명드리면 방사성 동위원소를 포함한 화합물이고 이를 이용하여 질병의 진단이나 치료에 사용하는 것입니다.

일반인들이 봤을때 방사성의약품이라고 하면 일본 원전 사고 때문에 위험하다는 생각을 가지고 계실겁니다.

하지만 방사성의약품을 정확하게 그리고 정량(매우 극미량을 투여함) 사용한다면 환자에게는 일반 의약품 만큼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방사성의약품의 특징은 방사선을 이용한 질병의 진단 또는 치료이고 방사성 동위원소로 표지 (labeling) 되어 있기 때문에 반감기가 있습니다.

제가 사용하는 방사성 동위원소는 18-Fluorine 이고 이는 반감기(half-life)가 약 110분입니다. 즉 환자에게 투여하여도 110분 후에는 그 양이 반으로 줄어든다는 것입니다.

반감기가 길면 그만큼 환자의 몸 속에 오래 남아있는 것이기 때문에 적당한 길이의 반감기를 가진 방사성 동위원소를 이용하고 11-Carbon 같은 경우는 반감기가 20분 밖에 되지 않아 연구용으로는 사용하지만 실제 병원에서는 거의 사용되지 않고 있습니다.

방사성 동위원소로 표지된 화합물을 가지고 환자의 체내에 주입한 후 PET(Positron Emission Tomography, 양전자 방출 단층 촬영)이라는 방법으로 환자의 상태를 진단하거나 치료할 수 있습니다.

PET의 원리를 아주 간단하게 설명드리면 방사성 동위원소의 베타붕괴를 이용하는 것인데, 그 중 PET이라는 이름 그대로 양전자를 방출하는 베타붕괴(beta decay)를 이용합니다. 붕괴하면서 나오는 감마선을 이용하여 원하는 영상을 얻을 수 있습니다. 즉, 양전자를 방출하는 베타붕괴를 하는 동위원소들로 표지가 되어 있어야 PET으로 영상을 찍을 수 있고 대표적인 동위원소가 18-Fluorine (반감기가 적당함)이기 때문에 전 세계적으로 많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방사성 동위원소의 생산과 표지 방법까지 다루면 너무 지루해지고 아무도 글을 읽으시지 않을 것 같아 여기까지만 설명하고 본격적으로 제가 하는 연구에 대해서 짧게 써보겠습니다.


저희 연구실에서는 주로 18-Fluorine으로 표지된 화합물을 만들고 있고,

저는 방사성의약품 중에서도 알츠하이머 (Alzheimer's disease)의 조기진단에 관한 의약품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우선 알츠하이머를 유발하는 대표적인 단백질로 Amyloid beta 그리고 Tau가 있습니다.

그 중에 현재 Amyloid에 대한 알츠하이머 조기 진단 의약품은 많이 개발되어 있고 임상까지 끝나서 시중에서 사용되고 있는 것도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Tau에 대한 연구를 하고 있는데요. 연구의 목적은 Tau에 잘 달라붙는 (binding affinity가 좋은) 화합물을 합성하는 것입니다.

화합물이 완성되기 까지의 과정을 잠시 설명드려야 할 것 같습니다.

어떤 화합물이 Tau에 잘 달라붙는지 예측하는 일은 정말 어렵습니다. 구조 (Structure)가 조금만 바뀌어도 Binding affinity가 급격하게 떨어지는 경우가 많거든요.

그래서 처음으로 해야하는 일이 Lead compound를 찾는 것입니다. 쉽게 말하면 기본 뼈대를 어떤 구조로 할 것인지 찾는 것입니다.

그 후에 여러가지 작용기들(Functional groups)을 바꿔가면서 좋은 Binding affinity를 가진 화합물을 만들어야 합니다.
(말은 쉽지만...정말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과정입니다.)

In vitro (플라스크 내에서) 좋은 Binding affinity를 가진 화합물을 찾는다면 그때부터는 쥐를 이용하여 In-vivo (생체 내) 실험을 합니다. 그리고 Biodistribution도 측정해야 합니다. 여기까지 수많은 돈과 시간 그리고 희생되는 쥐의 숫자가 엄청납니다...

쥐에서의 in vivo 실험 결과가 좋다면 그때부터 이제 실제 환자를 통한 실험을 하고 최종적으로 가장 좋은 화합물을 찾으면 화합물 한개가 만들어지게 되는 것입니다.

저는 유기화학자이기 때문에 제가 실험실에서 하는 것은 화합물의 합성이고 in-vitro에서의 binding affinity 그리고 in-vivo에서의 binding affinity 그리고 각종 쥐 실험 등은 다른 연구실에서 공동연구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학교 실험실 내에서는 방사성 동위원소를 다룰 수 없기 때문에 우선 cold compound를 합성합니다.
(cold compound는 방사성 동위원소로 표지되어 있지 않은 화합물을 의미하며, 방사성 동위원소로 표지하는 실험은
hot reaciton이라고 부릅니다.)

그 후에 표지실험이 가능한 곳에 가서 (실험전에 교육도 받아야함) 핫 반응을 해서 최종 화합물을 합성하게 됩니다.

(사진 출처 : wikipedia)

위의 사진은 PET을 이용하여 촬영한 뇌입니다.

어떤 환자의 뇌를 찍은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만약 Tau가 얼마나 있는지 보기위해 촬영한 뇌라면

사진의 빨간색 부분이 Tau Protein이 있는 곳이고 알츠하이머에 걸릴 가능성이 매우 높은 환자입니다.
(만약 Tau를 보기위한 촬영이라면 빨간색 부분이 Tau protein)

Tau protein이 있다고 무조건 알츠하이머에 걸리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Tau protein의 양이 점점 증가할 것이고 그렇게 된다면 알츠하이머에 걸리게 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따라서 방사성 동위원소를 이용한 의약품으로 PET검사를 한다면 이를 조기진단 할 수 있고 예방이 가능해집니다.

오늘은 우선 이정도까지 소개하면 좋을 것 같네요...최대한 쉽게 설명하려고 썼는데 용어 같은 경우는 영어로 쓰지 않으면 제가 의미전달하는데 어려움이 있기 때문에 최소한으로만 써보았습니다. (생략된 부분도 많으니 추가적으로 궁금하신 점이 있거나 고칠부분이 있다면 댓글 달아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

혹시 읽으시고 관심이 생기시거나 유기화학과 의약화학에 대해 더 궁금하신 점이 있다면 댓글 달아주시면 종종 글을 올려보도록 하겠습니다.

우선 다음에는 유기화학에서 화합물을 만들때 어떤 프로세스를 거쳐서 원하는 화합물을 얻을 수 있는가에 따라 한번 써보도록 하겠습니다. (유기화학 실험실에서 하루 종일 무슨 일을 하는 것인지에 대해...)

쓰다보니 새벽 3시가 넘었네요. 즐거운 일요일 보내시길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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