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oughts] #5. 아프니까 추억팔이


#어제

월요일부터 으슬으슬 하더니 결국 온몸이 뜨겁다. 어제 너무 싸돌아 다닌게 아닌가 싶다. 그냥 자야지 했는데 뭐가 또 스쳐지나간다. 작년 이맘, 전 여자친구가 바다건너 사온 약을 받았던 기억.  

'오빠 이거 먹으면 직빵이야. 근데 절대 못일어난다?' 

그게 어디 있을건데.. 여기저기 뒤져봐도 없다. 안보인다. 올해 초, 상실의 기억밖에 없었던 뉴욕에서 돌아오자마자 그녀와 관련된 버리지 못하는 것 - 이를테면 그녀의 어릴 적 사진, 옷가지 등 - 을 제외하고 모든 것을 버렸다.  

그 때 버린건가. 포기하려던 찰나 눈에 들어온다. 초록색 오메가쓰리처럼 생긴 알약을 보니 당시의 기분, 냄새, 분위기, 모든 것이 기억난다.  

또 시작인가. 약을 먹고 누웠다. 음악을 튼다. 하필 슬픈 노래. 슬픈 노래를 들으니 워너원의 make me feel so high를 들으면서도 울먹였던 뉴욕이 또 떠오른다.  

지금 이 기분을 그대로 받아들이려고 한다. 더 이상 떠오르는 것을 막으려 몰아세우지 않는다. 끝없이 우울해지고 있으나 괜찮아 질 것을 안다. 어짜피 극복해야 한다. 피한다고 되는 건 없다. 한심한데 이것도 나다. 어쩔 수 없다.  


#사랑의 기술 - 에리히 프롬

  가토 다이조의 책에는 에리히 프롬에 대한 얘기가 많이 나온다. 그래서 '사랑의 기술'이란 책을 샀다. 

  사실상 그들은 강렬한 열중, 곧 서로 '미쳐버리는' 것을 열정적인 사랑의 증거로 생각하지만, 이것은 기껏해야 그들이 서로 만나기 전에 얼마나 외로웠는가를 입증할 뿐이다.

  그래. 나는 외로웠을 뿐이었다. 누구보다 그 외로움을 잘 채워준 대상일 뿐이다. 지나간 사람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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