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교사와 방탄소년단-습관의 힘(#48)

후텁지근하니 정말 더운 날입니다. 땀을 너무 흘렸더니 어지럽더군요.

‘마을교사’라고 들어본 적이 있나요?

여기에는 상당히 뜻있는 교육철학이 담겨있습니다.
즉 아이들 교육에 교사는 물론 마을 주민도 함께 하자는 겁니다. 좀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지역 주민 가운데 교육에 뜻이 있는 사람들이 교사로 참여하는 겁니다.

아이들을 학교와 마을이 함께, 교사와 주민이 함께 키워간다는 겁니다.

저 역시 올 봄, 지역 교육지원청에 신청을 했는데 마침 연락이 왔습니다. 지역에 있는 어느 중학교 학생들에게 수업을 하게 되었습니다.

근데 막상 수업 시간이 다가올수록 부담이 됩니다. 잘 하고 싶다는, 잘 해야 한다는 부담. 사실 저 나름대로는 교육 경력이 제법 됩니다. 대학 다닐 때부터 아이들을 가르쳐보았고, 대안학교 아이들과도 제법 오래 관계를 가져왔거든요. 또한 우리 아이들이 탈학교 과정을 거치다보니 교육 관련 일을 많이 했습니다.

그럼에도 요즘 청소년에 대해서는 솔직히 잘 모릅니다. 교안을 작성하면서 계속 부담이 따릅니다. 요즘 아이들이 뭘 고민하고, 뭘 좋아하는 지. 아이들을 잘 모르면 강사 혼자 떠들다 오게 됩니다. 지식 전달도 중요하지만 그 이전에 아이들 마음을 먼저 열어야합니다. 아이들을 이해하는 게 먼저입니다.

고민하면 답이 있다고. 마침 우리 마을에 늘이라는 중학생이 있어, 전화를 했습니다.
“늘이야. 시간 되면 우리 집에 잠깐 올 수 있니? 중학생들 수업 문제로 내가 상의할 게 좀 있거든”
“알겠어요. 7시쯤 가면 될까요?”
너무 착한 아이입니다. 시간도 정확히 맞추어 왔습니다.
“와주어 고마워. 아저씨가 중학생들한테 수업을 해야 하는 데 고민이 많아요. 요즘 아이들 관심이 뭐니?”
“케이팝. 아이돌 좋아해요. 먹을거리에도 관심이 많고요.”
“그렇구나. 먹을거리라면 어떤 거? 떡볶이 이런 거?”
“그런 큰 거 말고. 과자 같은 거. 마이쭈 같은 거 좋아해요.”
“수업에 집중을 잘 하는 편이니? 산만하거나 그러지 않니?”
“글쎄요. 저희 반은 그렇지는 않아요. 특히 외부 선생님이 오시면 예의라는 것도 있고”

제가 다룰 주제가 ‘우리를 먹여 살리는 밥꽃들의 사랑 이야기’입니다. 슬쩍 물어봅니다.
“근데 요즘 아이들 연애나 이런 것에 대해서는 어떠니?”
“사귀는 애들이 많아요. 같은 반 끼리 사귀기보다 다른 반 아이들과 사귀는 편이에요. 비밀로 하는 친구도 있어요.”
“너도 남자 친구 있어?”
“아니 전 없어요. 아직 관심이 없어요.”
“내가 수업하는 데 도움 될 이야기를 해준다면 어떤 게 있을까?”
“수업 시작할 때 유튜브 영상 같은 거 보여주면 좋아해요.”
마침 제가 수업하려고 준비한 동영상을 함께 보았습니다. 늘이도 처음 본다며 좋아하네요.

“아저씨한테 도움말 더 줄 거 없니?”
“너무 부담 안 가지면 될 거 같아요. 외부 강사분들 오시면 대부분 계획한 대로 다 못하게 되요. 수업하다 보면 잡담도 적당히 하게 되거든요. 수업만 계속하면 지루하니까요. 편하게 하시면 좋겠어요.”

덕분에 한결 제 마음이 가벼워졌습니다. 늘이 말대로 수업이 잘 되면 통닭이라도 한 마리 사야되겠습니다.

아이가 가고 난 뒤, 요즘 한창 인기가 있다는 아이돌 ‘방탄소년단(BTS)’을 검색해 봅니다. 정말 엄청나군요. 한국 가수 최초로 빌보드 음반 차트 1위에 올랐네요. 유튜브 조회수도 2억이 넘어갑니다. 이들 삶도 나름 감동입니다.

대형 기획사가 아닌 ‘흙수저’ 출신. 노래도 직접 만든답니다.

하지만 저로서는 여전히 가사 전달이 잘 안 되어, 따로 또 검색으로 찾아보아야하지만 시대 흐름을 이해하고 또 세대 벽을 넘자면 이 정도는 감수해야겠지요. 단지 청소년들과 만남을 위해서만이 아니라 나 자신을 위해서라도 틈틈이 알아갈까 합니다. 어쩌면 젊게 사는 또 하나의 비결이 되지 않을까.

조회수 2억이 넘어간 방탄 소년단의 Fake 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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