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블리] #12. 대학 교육과 블록체인 - 새로운 패러다임의 서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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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lock 공식 리서치팀, 케블리


안녕하세요 케블리 입니다. 케블리는 '전세계의 블록체인 비즈니스를 함께 찾고 공부해 나눈다’는 KBlock의 목표에서 ‘나눈다’를 본격적으로 실천합니다.


#12. 대학 교육과 블록체인 - 새로운 패러다임의 서막

지난 3월 5일, 연세대학교와 POSTECH은 공동 기자회견을 통해서 빠르게 변화하는 글로벌 환경에 발 맞추어 고등 교육을 선도하기 위한 새로운 협력 모델을 선언하였습니다. 개방형 공유 교육 시스템을 구축하여 학점을 교환하고 강의를 공유하는 것에서 나아가 나노 학위, 모듈식 교과 과정 등의 새로운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 및 도입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리고 이 모든 사항들을 ‘블록체인’ 위에 구현하여 대학교 간의 경계를 허무는 미래지향적인 캠퍼스를 구축하겠다는 계획입니다.

‘네트워크 상의 모든 노드가 모든 정보를 함께 공유함으로써 특정 정보에 대한 왜곡이나 조작을 원천적으로 불가능하게 하는 것’. 단순하지만 기존의 ‘신뢰’라는 개념을 뒤엎는 블록체인 기술은 등장과 함께 금융을 비롯하여 다양한 분야에 변화의 바람을 안겨다 주었습니다. 그리고 그 변화가 가장 기대되는 대표 분야 중 하나가 바로 교육 부문입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블록체인이 교육 부문, 특히 대학교 캠퍼스에서 어떠한 변화의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지 실제 진행되고 있는 프로젝트들을 기반으로 소개하고자 합니다.

1) CERTIFICATE : Secured and Authorized for Free


기본적으로 학위에 대한 인증은 대학 시스템을 통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위 위조에 대한 사회적인 이슈는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으며 검증하기 위한 절차 또한 복잡하고 추가적인 비용까지 발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에 블록체인을 활용하여 학위를 인증하려는 시도가 활발하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예로 MIT’s Media Lab이 Learning Machine과 함께 공동으로 개발한 'Blockcerts'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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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 Blockerts Process]

Blockcerts Wallet은 비트코인 기반으로 만들어진 학위 문서 인증 플랫폼입니다. 원리는 위의 그림과 같이 간단한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Blockcerts Wallet을 다운로드 받으면 사용자에게 기본적으로 공개키와 개인키가 생성이 되고, 학교로부터 초대를 받으면 자신의 공개키가 해당 학교 졸업장의 디지털 사본에 등록이 됩니다. 그 다음에는 단방향의 해시가 블록체인에 추가되고 디지털 사본을 만든 거래 내역 및 시간이 표시되게 됩니다. 이에 사용자는 학위 인증서에 대한 소유권을 입증할 수 있음과 동시에 제 3자는 사용자에게서 받은 디지털 학위 인증서를 가지고 블록체인 상에서 진위 여부를 추가 비용 없이 조회 및 확인이 가능(Self-Sovereign Identity System)합니다.

Self-Sovereign Identity System이란 자주적 신원 시스템으로 자기 스스로 신원을 만든다는 개념입니다. 오프라인의 경우, 자신의 신원을 증명하기 위해 증명할 때마다 정부 기관에 요청할 필요 없이 면허증을 제시하면 됩니다. 면허증은 대표적인 오프라인 자주적 신원 시스템으로 실제 일상 생활에서 신원 증명 수단으로 많이 활용되고 있습니다. 물론 위조 여부에 따라 증명 여부를 받아들일지 말지는 선택이지 의무는 아닙니다. 온라인의 경우에는 위조 및 개인 정보 보호, 그리고 유연성 등 다양한 문제로 인하여 자주적 신원 시스템을 구축하는데 어려움이 컸습니다. 그러나 중앙 디렉토리가 없어도 분산된 식별자를 조회할 수 있는 블록체인의 등장으로 온라인에서도 자주적 신원 시스템이 가능하게 됐습니다. 즉, 분산 원장인 블록체인 자체가 일종의 면허증과 같은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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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2. Learning Machine Analytics Dashboard]

또한 Blockcerts는 오픈 소스 기반의 툴킷이기 때문에 블록체인 기반의 학위 인증서를 발급하고 싶은 어떤 교육 기관도 Blockcerts를 활용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MIT의 경우 해당 파일럿 프로그램을 이용하여 지난해에 111명의 졸업생들에게 블록체인 기반의 졸업 인증서를 발급하였습니다. 이러한 움직임은 교육 기관이 보다 효율적으로 학생들의 학위를 보증하게 하고 기존의 학위 인증을 받기 위한 복잡한 절차와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여줍니다. 또한 실제 소유권을 학생들에게 부여함으로써 학생들이 직접 자신들의 학위를 관리하고 공유할 수 있게 한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유사한 기능을 제공하는 서비스로는 'Gradbase''Stampery'가 있습니다.

2) E-PORTFOLIO : More Than Just a Certificate


Portfolio란 일반적으로 자신의 실력을 보여줄 수 있는 작품이나 관련 내용 등을 집약한 일종의 자료 모음집입니다. 기존의 Portfolio 개념을 디지털화된 자료로 확장한 것이 바로 E-Portfolio입니다. 다양한 교육 기관에서는 블록체인을 활용하여 단순히 학위를 인증하는 것에 나아가 분산형 플랫폼으로써 학생들에 대한 다양한 학업 관련 내용들을 기록하고 공유하는 방법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예로 'Open University UK' (이하 ‘OU’)가 있습니다.

OU 소속 KMI(Knowledge Media Institute) Director를 역임하고 있는 John Domingue 교수님에 따르면 향후 가장 중요한 문제는 교육 부문에서 블록체인이 과연 사용될 것인가의 문제가 아니라 어떻게 사용될 것인가의 문제가 될 것이라고 말하며, 기존 교육 시스템을 대체하는 것을 넘어서 새로운 개념의 교육 체계가 만들어질 것이라고 예언하였습니다. 그 모습은 다음과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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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3. University Campus based on Open Blockchain]

일차적으로 모든 교과 과정들은 특정 교육 기관이 제시하는 가이드 라인을 따를 필요가 없습니다. 교수들은 진정한 의미에 가르침을 줄 수 있는 새로운 교과 과정을 블록체인 상에서 설립할 수 있으며, 학생들은 자신들의 필요에 따라 맞춤형 교과 과정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 이에 따른 보상 체계도 명확합니다. 모든 평가는 중간 기관의 개입없이 직접적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더 좋은 가르침을 주신 교수들은 더 많은 수업료를 받게 되고, 더 좋은 학업 성취도를 보인 학생들은 더 좋은 점수를 받게 됩니다.

이에 따른 파급효과는 엄청납니다. 높은 비용 혹은 접근성 등을 문제로 고등 교육을 받지 못했던 학생들에게도 기회를 줄 수 있고, 학생들은 자신들의 결과물을 업로드하는 등 세밀한 학위 관리 또한 가능합니다. 기업의 입장에서도 천편일률화된 인재가 아닌 세분화된 학위와 성취도를 기준으로 자신들이 원하는 인재상의 학생을 채용할 수 있습니다. 이 모든 과정은 온라인에서만 이루어지지 않으며 오프라인 캠퍼스와 함께 다양한 형태로 나타날 수 있습니다.

“너무 터무니 없는 상상이 아니냐구요?”

실제로 이를 실현시키기 위한 다양한 프로젝트들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프로젝트로 'Open Badges'’와 'Indorse'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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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4. Open Badges Process]

Open Badges는 OU에서 만든 이더리움 기반의 시스템으로 형식적으로 평가 받기 힘든 커뮤니케이션 스킬이나 성취 기여도와 같은 요소에 대하여 객관화 시킨 지표라고 볼 수 있습니다. 특정 개인이 특정 교육 기관에서 시험 성적 외의 다른 요소들을 평가 받고 좋은 평가를 받을 경우 그에 따른 Badges를 수여 받게 됩니다. 어느 누구나 Open Badges를 도입 및 발급이 가능하며 Badges에 대한 기록은 실시간으로 조회 및 공유가 가능합니다. 이는 기업들이 인재를 채용할 때 발표 능력이나 협동심 등 다양한 방면에서의 평가가 가능해지고, 필터 기능을 통해 적은 비용으로도 기업에 맞는 인재를 찾을 수 있게 도와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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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5. Indorse Platform Architect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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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6. Indorse Process of Validation]

Indorse는 이더리움 기반의 플랫폼이며 IPFS를 사용한 탈중앙화 구조의 프로페셔널 소셜 네트워크입니다. 전체적인 프로세스는 다음과 같습니다. 사용자는 두 가지 역할을 수행합니다. 하나는 심사 신청인이고 다른 하나는 심사인입니다. 기본적으로 심사를 신청하고 검증하는데 있어서 사용자들은 자신들의 평판을 내걸게 됩니다. 지분 증명과 비슷한 메커니즘으로 만약 요청이 승인되면 그들의 평판은 높아지고 그렇지 않으면 떨어지게 됩니다. 사용자는 자신의 E-Portfolio를 구성하기 위해 심사 신청서를 만들고 해당 정보를 증명하기 위한 내용을 첨부합니다. 그러면 랜덤으로 신청서를 심사할 수 있는 사용자들이 선정되고, 선택 받은 심사인들은 신청서를 검증 및 적합하다고 판단할 경우 인정(Indorse)을 하게 됩니다. 이때 신청서 인정에 대한 최종적인 합의가 이루어지면 심사 신청인과 심사인들 모두 그에 따른 보상을 받게 됩니다.

그런데 만약 누군가 “나는 성실한 사람이야”와 같은 내용을 심사 신청했다고 가정해 봅시다. 이렇게 주관적인 내용은 심사인의 입장에서 검증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게임 이론에 의하여 이런 내용을 인정(Indorse)할 경우 그들의 보상은 불확실해지고 평판이 떨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결국 인정(Indorse)을 하지 않게 됩니다. 이러한 과정과 절차들을 통해 E-Portfolio 구성에 대한 확실한 증명이 이루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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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7. Open University Demonstration]

Open Badges와 Indorse와 같은 프로젝트들을 통해 OU에서는 블록체인 기반의 새로운 교육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으며, Domingue 교수님은 이것이 머나먼 이야기는 아니라고 합니다. 그리고 비록 그것이 꿈만 같고 어려운 일이라 하더라도 그것을 실현시키기 위한 노력은 충분히 세상에 가치 있는 일이라고 말합니다.

3) POSSIBILITIES : The Endless and Prospective


사실 위에 언급한 프로젝트들 말고도 블록체인 기반의 교육 플랫폼을 구축하기 위한 다양한 프로젝트들이 존재합니다. Academia-Learners-Business의 구조를 블록체인 상에 체계화하여 전 세계적인 새로운 교육의 장을 마련하기 위한 'Open Source University' 프로젝트도 있으며, 국내에서는 'ICON'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대학생을 주 사용 계층으로 하는 U-Coin(University Coin) 가상화폐를 만들어 캠퍼스 내에서 어디에서든 가상화폐로 결제하고 송금할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하려는 노력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세계 최초 온디멘드 교육 마켓 플레이스인 'ODEM'의 CEO Richard Maaghul은 앞으로 블록체인을 활용하여 교육에 들어가는 불필요한 자원들을 제거 및 비용을 낮출 수 있고, 이에 보다 더 많은 학생들이 평등한 교육의 기회를 얻고 나아가 스스로 교육 과정을 선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합니다.

물론 해결해야 할 과제도 많습니다. 대표적인 과제는 바로 ‘표준화’의 문제입니다. 이는 단순히 어떤 규격의 블록체인 기술을 사용할 것인지를 넘어 어떻게 기록을 하고 어떠한 형태로 이루어질 것인지에 대한 다양한 논의가 담겨 있습니다. 그렇다고 지금 바로 표준화에 대한 기준을 마련하기에는 시기상조라는 말도 있습니다. 아직 미성숙한 단계의 기술에 대해서 표준화가 이루어지면 성장 가능성이 낮아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 외에도 새로운 제 3의 기관의 등장에 따른 의존성의 문제, 효율적인 자원 운용에 따른 복잡도의 문제 등이 있습니다.

이에 지금은 대학 기관의 역할이 무엇보다도 중요한 시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대학교의 경우, 캠퍼스라는 명확한 경계선이 존재하며 어느 정도 수용 인원을 확보하고 있다는 점에서 블록체인의 테스트베드로서 매우 적합한 장소입니다. 비록 그에 따른 비용과 노력이 수반되어야 하지만 빠르게 변화하는 글로벌 시대에 블록체인 기술에서 경쟁력을 가지고 선도하기 위해서는 국내 대학 기관들의 움직임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한 상황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앞서 연세대와 POSTECH이 블록체인 캠퍼스를 구축하기 위해 협약한 사례처럼 보다 더 많은 대학 기관들이 적극적으로 나서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블록체인 기술이 다듬어지고 있는 만큼 앞으로 교육 플랫폼이 어떻게 변모해 나갈지 정말 기대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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