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김치]

안녕하세요 쟈니입니다.
토요일 아침부터 부산스럽게 움직여,
이제야 잠시 한숨 돌리네요.

장모님과 김장을 담그고 있습니다.
처 외삼촌 댁에서 직접 가져온 무농약 배추와,
무우, 파, 등등 재료들을 준비 해놓았다가,
저는 그저 시키는 대로 움직이고 있네요.
(방해만 되지 말자는 마음으로..ㅎㅎ)

매번 필요할 때, 절인 배추 사다가,
아내가 조금씩 만들어 우리가족만 먹다가,
이번엔 처음으로 장모님과 같이 만들고 있습니다.

아침에 절인 배추를 장모님과 씻으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도 하고, 입에 넣어주는 배추입과,
양념장도 맛 봐가며, 도란도란 만들고 있습니다.


언젠가 본 글이 떠오릅니다.
현재 "60대 중후반의 여성이 가장 힘든 삶을 살고 있다"
라는 이야기었는데요....
요즘 20대도 가장 힘든 세다라고 이야기 되어지는데,
힘든이유가 다르니, 굳이 비교의 의미가 없다고 봅니다.
태어나자마자 생존자체가 위태로웠던 세대니까요.

6.25. 전쟁 때 태어나, 어려운 유년시절을 보내고,
여자라는 이유로, 어려서부터 살림을 도와야 했고,
공부하고 싶어도, 남아선호사상에 밀려,
오빠나 남동생에게 밀려 책을 가까이 하지 못했습니다.

어려운 살림에 결혼을 해도, 여전히 남아있는 가부장적인
사회 분위기에, "어디 감히 여자가"라는 말을 들으며,
자녀들을 양육해야 했고, 나는 못 먹고 못 배웠지만,
내 새끼들은 배 굶게 하지 않고, 공부 많이 시켜 출세 시키겠다는
마음으로, 정말 열심히 사셨습니다.

그 자녀들이 자라서, 짝을 만나 결혼을 했지만,
여전히 해야 할 일들이 많습니다.
자식 내외가 맞벌이 부부라면, 손자 손녀가 품에 안겨지고,
눈에 넣어도 안 아픈 그들을 위해 손목이며, 팔목이며,
허리가 아파와도 거침없이 부지런히 움직이싶니다.
자식 내외 가족여행이라도 가면, 반려동물도 봐줘야 하고..

그래도 가까이 살면, 손주 커가는 모습을 보며
흐믓해하지만, 멀리 있는 직장때문에, 멀리살면,
일년에 몇번 보지못하는 자식들 얼굴을 그리워 하며,
간간히 걸려오는 전화에 반가움을 표현하시곤 합니다.

그들에겐 노후준비가 따로 있지 않습니다.
그저, 자식들 건강한면 됐다고 합니다.


대략 이런 내용의 글이었습니다.
개개인 마다 현재 처한 상황은 다르겠지만,
그 글을 읽고, 고객를 끄덕였던 것 같습니다.

아낌없이 주는 나무...

자식을 대하는 부모의 마음이 그렇다고 하는데,
저도 부모가 되어보니, 그 마음이 어떤건지,
조금씩 알아가는 듯 합니다. (아직 한참 모자라겠죠?)

장모님은, 일을 마치고, 그 먼거리를 한걸음에 달려와,
손주들 재롱에 세상 그 어떤 사람보다 행복해 하시고,
다 큰 딸과 여전히 옥신각신 하며 음식을 만들다가,
무슨 이야기인지, 한바탕 웃고, 연신 기분이 좋으십니다.

당신 역시, 일찍 남편을 여의고, 두 남매를 힘겹게
키우셨는데, 둘 다 타지에서 지내고 있기에,
오랫동안 혼자 살고 있습니다.

남편따라, 고향 떠나, 타지생활 잘 해주는 아내에게 미안하고,
고마워집니다. 장모님께도 괜히 죄송해서, 일부러
장난스런 말로 세계일주 가자고 허풍도 떨어보고,
만들어준 김치가 맛있는지, 사위가 구운 숯불 고기가 맛있는지
내기 해보자는 택도 없는 건방진 도전도 하면서,
시끌벅적한 이야기로 양념장을 만들었습니다.

이번 김치는 제게,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김치가 될 것 같습니다.

저녁 먹고, 폼롤러로 시원한 마사지 해드려야겠네요. ^^
내일은, 갓 만들어진 장모님표 김치와, 맛있는 저녁을
지어 먹어야 겠습니다.


제 아무리 예쁜 꽃도 뿌리 내릴 흙이 없었다면,
꿈도 꿔보지 못 했을 것이다.
부모님 감사합니다. 꿈을 꾸게 해주셔서....
그리고 언제나 잘 날 수 있도록 제 날개 아래 바람이 되어주셔서...



손글씨 만들어주신 @sunshineyaya7 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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